특히 이전보다 강력한 대이란 제재에 들어간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에도 '독자적 경제제제 조치'에 동참해 달라는 압력을 가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증시에서도 관련 기업뿐만 아니라 증시 전반에 미칠 영향을 놓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제재 장기화로 기업들의 피해가 계속된다면 국내 증시에도 악재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
◆ 수출기업 피해 점차 확대
주한 이란 대사는 “한국이 독자 제재에 나설 경우 이란 시장 전체를 잃게 될 것”이라고 본국 정부의 입장을 전하며 보복을 천명하고 나선 상태다.
때마침 모하마드 레자 라히미 이란 부통령이 9일(현지시간) 교육부 관리들과의 면담에서 “한국이 제재에 동참할 경우 이란에서 한국 제품이 팔릴 수 없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미 국내 수출기업들의 피해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란 수입차 시장에서 점유율 60%를 자랑하는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초부터 자동차 수출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현대·기아차가 상반기(1월~6월)에 수출한 자동차는 모두 1만 7000대(현대차 1만 1000대, 기아차 6000대)다.
정유업계도 입이 바짝바짝 마르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원유 수입량 가운데 이란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8.7%로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의 이란산 비중이 각각 10%와 20%에 이르고 있다. 현재 두바이 등 다른 중동국가를 통한 대금결제 수단을 강구하고 있지만, 이 마저도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에 진출한 건설업체들은 예기치 않은 공사계약 파기와 언제 중단될지 모르는 사업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10월 이란 국영회사인 파스석유가스공사(POGC)로부터 수주한 1조 4000억원 규모의 가스탈황시설 공사 계약이 지난달 파기됐고, 대림산업 등 다른 건설사들은 대금결제 수단이 막히고 기자재 조달도 어려운 상황이라 진행 중인 공사가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중소기업들의 피해는 더 심각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9일 내놓은 자료에 의하면, 이란과 거래실적이 있는 중소기업 72개사 가운데 56%가 피해를 봤다고 응답했고, 31.5%는 “아예 수출 거래가 중단됐다”고 답했다.
우리나라와 이란의 교역규모는 지난 1997년 17억 달러에서 2008년 127억 달러로 매년 증가해 왔다. 작년에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양국간 교역량이 100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올해 5월까지 교역량이 60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양국간 경제교류는 활발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 4일 발간한 ‘미국의 포괄적 이란제재법의 주요 내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미국의 제재법으로 대이란 금융거래가 잠정적으로 중단됨에 따라 우리의 비교 우위 분야인 석유화학공업, 플랜트, 건설 부문 등의 대이란 거래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 "원유수입 중단시 피해 커질 것"
이란제재 장기화로 기업들의 피해가 계속된다면 국내 증시에도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 증시는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을 바탕으로 코스피 지수 2000 포인트까지도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이란뿐만 아니라 최근 스파이 활동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리비아 등 중동 국가와의 관계가 악화될 경우 대중동 교역 전반에 균열이 생길 수도 있어 '중동 모래바람'에 국내 증시가 방향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
현대증권 류용석 시황분석팀장은 “당장은 아니겠지만 이란 문제가 몇 개월 지속된다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류 팀장은 “현재 피해 규모가 얼마인지 가늠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뭐라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향후 증시전망에서)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신한금융투자 최창호 시황정보팀장은 “이란 문제는 돌발변수”라며 “실질적으로 관련 기업들의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아직 피해기업들의 손실이 구체적으로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수출대금을 떼인다든지 교역이 완전히 중단돼 재고 물량이 쌓이는 등 문제가 좀 더 심각해지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켜 전반적인 주가하락을 불러올 수도 있다.
특히 우리 경제에서 '원유'가 갖고 있는 특수성이 있어, 이란으로부터의 원유수입이 전면 중단된다면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태가 조기에 매듭지어진다면 '반짝 악재'에 그칠 수도 있다.
최창호 팀장은 “원유수입 부분이 있지만 이란이 우리경제에서 차지하는 전체적인 비중이 그리 높지 않아 증시의 추세를 형성할 수 있을 정도까지 가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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