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엔 최경환 지식경제부장관이 "대기업들이 은행보다 돈이 더 많다"며 우회적으로 재계를 압박했다. 28일에는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나섰다. 그는 이날 고려대학교 교우회관에서 열린 조찬강연에서 "삼성전자가 2/4분기에 5조원이라는 이익을 냈다는 보도를 보고 가슴이 아팠다"고 삼성을 겨냥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도 이날 "대기업이 견인하는 혜택을 모든 계층이 골고루 누릴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과제"라고 거들었다.
재계는 물론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정부의 대기업에 대한 주문방식이나 시각에 대해 수긍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시쳇말로 '들이대도 너무 들이대는 것 아니냐'는 떨떠름한 반응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화두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비지니스 프렌들리'를 내건 MB정부에 앞서 이른바 참여정부와 국민의 정부시절에도 '단호하게' 대기업에게 강조하던 주문이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과거에 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납품상 결제 관행은 상당수준 개선됐다는 평가다. 실제 요즘엔 어음보다는 현금결제가 일반화되고 있는데다 납품 관련 비리나 횡포 등도 급격히 줄고 있는 추세다.
특히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라는 경영 환경속에서 '최대실적'을 기록해가며 간접적으로 '한국경제'에 기여했다는 자긍심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들은 때아닌 '이익 독식'이라는 핀잔을 듣고 있는 형국이다.
대기업들이 마치 중소기업의 이익을 가로채 '배를 불렸다'는 식의 발언들도 이어지고 있다보니 허탈하다는 표정이다. 대기업은 이익을 냈고, 중소기업은 그렇지 못하다면 마켓 상황이 어떠한지, 어떤 경영을 했기에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를 들여다 본 뒤 대안을 찾는 게 우선이다.
사촌이 땅을 사니 배아프다는 식의 고약한(?) 우리 정서로 압박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반박한다.
"삼성전자나 현대차의 영업이익을 갖고 문제삼는 것은 옳지 못하다. 정부가 삼성이나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을 이들에 납품하는 업체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오류다. 삼성을 예로들면, 삼성전자와 비교대상은 비슷한 반도체업체나 애플이 되어야 한다. 중소협력업체는 애플의 협력업체와 비교해야 마땅하다.
한마디로 '비교대상의 오류'에 빠져있다는 지적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상생은 기본 명제다. 재계는 수년전부터 이미지개선이나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상생 활동을 그룹별 주요과제로 삼고 매진해 오고 있다.
문제는 대통령이 나서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칼을 뽑아든다고 해서 대기업의 '열매'가 중소기업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접근방식은 다소 시대착오적이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그보다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그들 스스로 상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점검하고 정비하는 일이 우선돼야 할 것이고 중소기업들에 대한 접근방식도 마냥 '보호해야한다'는 관점에서 벗어나, 경쟁 체제라는 시장경제 원리의 전제하에서 '작지만 강한기업 만들기'에 정책우선 순위를 두는 게 바람직하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기업들은 국내 시장만을 무대로 뛰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구촌을 상대로 비지니스를 하고 있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 지 오래다. 그들 내부적으로 치열한 구조조정을 거친데다, 국산이라는 이유만으로 납품을 받아줄 것이라는 상식은 더이상 통하기 어렵다. 중소기업들도 외국의 중소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포스코가 최근 내놓은 해법은 여전히 납품 관행의 개선여지가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고,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며칠전 포스코는 대형협력업체 뿐만 아니라 2~4차 협력업체까지 상생효과가 파급될수 있는 묘안을 내놓았다. 가령 납품단가를 올렸을 때 그 효과가 1차 협력업체에 그치지않고, 2~4차업체들도 누릴수 있도록 '구조적인' 시스템을 개선한 것이다.
삼성의 묘안찾기도 관심대상이다. 최근 삼성의 한 고위 관계자는 "특정 중소기업하고만 거래할 경우 그 커뮤니티에 끼지 못하는 또다른 중소기업으로 부터 제기되는 불만들을 계속될 것이다. 납품을 하고 싶으나 접근자체가 안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결국 그룹내의 일손이나 비용이 약간은 더 들더라도, 입찰자격의 문턱을 낮추고 기회를 부여하는 방안도 하나의 아이디어로 거론되고 있다."고 했다.
이대로라면, 특정업체와의 거래관계 유지에 그치지않고 신규업체들에게도 기회를 줌으로써 기존 납품업체들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등 부수효과도 기대된다. 삼성이 협력사들과 어떤 '관계 재설정'을 시도할 지 주목된다. / 산업부장 이규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