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지금까지 피처폰을 생산해오던 국내 단말기 제조사에서는 생소한 고민이 아닐 수 없다. 피처폰은 생산 판매한 시점에서 거의 손이 가지 않는다. 펌웨어 업그레이드가 간헐적으로 있지만 기능․편의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아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지 않았다.
4개월도 안되는 업그레이드 주기에 ‘한숨’
하지만 스마트폰의 OS 업그레이드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OS의 버전은 당장 소비자가 단말기 구입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 중 하나가 됐다. 버전에 따라 기능과 성능, 지원하는 어플리케이션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새 OS버전이 나올 때마다 어떻게든 단말기에 적용 시켜야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문제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OS가 점차 빠른 업데이트 주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2008년 9월에 안드로이드 1.0 버전을 내놓은 구글은 지난해 4월 안드로이드 1.5버전을 시작으로 숨가쁜 업그레이드를 단행하고 있다. 구글은 5개월이 지난 지난해 9월 안드로이드 1.6버전을 발표했고, 한달만이 10월 안드로이드 2.0버전을 내놨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1월 안드로이드 2.1버전을, 5월에 안드로이드 2.2버전을 발표했다. 심지어 구글은 6~7월께 안드로이드 2.5버전을 발표하고 올 4/4분기에는 안드로이드 3.0을 내놓을 예정이다. 안드로이드 1.5버전을 출시한지 1년 반만에 3.0버전까지 나온다는 이야기다. 타 스마트폰 OS에서는 상상도 하기 힘든 상황이다.
안드로이드 업그레이드 주기가 4개월 이하로 줄어들면서 단말기 제조사는 숨이 막힐 지경이다. OS 업그레이드에 막대한 부담을 짊어지게 됐기 때문이다. 단말기 제조사는 새 버전 OS 업그레이드에 약 2~3개월을 소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T에서 출시된 쇼옴니아는 OS업그레이드까지 약 6개월이 걸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안드로이드 OS는 개방형인 탓에 각 제조사가 자사 하드웨어에 맞는 최적화를 별도로 진행하고 무엇보다 자사의 독자 기능이나 UI를 별도로 OS에 탑재한다”며 “버전 업그레이드 할 때마다 똑같은 일을 진행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단말기 제조사는 새로운 버전마다 작동 테스트, 어플리케이션 테스트, 망연동 테스트 등 다양한 준비를 거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막대한 비용 부담은 물론이고 단말기별 OS업그레이드를 위한 인력도 대거 배치해야한다.
실제 국내 단말기 제조사 등은 안드로이드 OS 업그레이드로 인해 곤혹을 치루고 있다.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A와 팬택의 시리우스는 안드로이드 2.1버전으로 출시된 덕에 2.2버전 업그레이드를 단행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출시 한달도 안돼 ‘구형OS’가 됐기 때문이다.
새 버전 외면하면 소비자 반발
그렇다고 업그레이드를 포기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스마트폰의 핵심인 어플리케이션이 점차 최신 버전을 중심으로 출시되고 있는 만큼 소비자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LG전자에서 오는 3일 안드로이드 1.6버전으로 출시 예정인 옵티머스Q는 출시 전부터 소비자의 적잖은 반발을 샀다. 안드로이드 2.2버전 업그레이드 지원을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LG전자는 공식 트위터와 공식 블로그에 수많은 항의를 받은 뒤에야 1일 안드로이드 2.2버전 지원을 약속했다.
삼성전자도 최근 업그레이드 문제로 구설에 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북미에 출시된 삼성전자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비홀드2(Behold Ⅱ)가 2.X버전 업그레이드를 지원하지 않는다고 알려지면서 현지 소비자의 원성을 듣고 있다. 출시 당시 약속했던 업그레이드를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들 소비자가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안드로이드의 잦은 업데이트는 분명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다 긍정적인 것이 분명하다”며 “다만 단말기 제조사 입장에서는 소비자의 반발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매출로 잡히지도 않는 OS업그레이드를 계속 따라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스마트폰 경쟁이 소강상태가 되면 제조사도 무한정 업그레이드를 따라가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하드웨어 성능에 따라선 안드로이드 상위버전이 깔렸을 때 예전 버전보다 느려지는 현상이 생길 수도 있다”고 충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