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살깍아 먹기'란 비판도 있지만 글로벌시장 동반 상승효과 기대
[뉴스핌=이연춘 기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품질경영'이 국내 자동차 시장에 형제지간인 현대차·기아차의 불꽃뛰는 경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세계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 지속적 품질향상을 통한 소비자 인식 변화 등 세계일류기업으로 부상할 수 있는 초석을 닦았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현대차그룹의 새 역사를 창조하는 해로 만들자"고 올해 초 정 회장은 선언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국내외 고객들의 만족도를 한 차원 높여 브랜드력을 향상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즉 품질경영이 밑바탕에 '한지붕 두가족' 현대차와 기아차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지고 있다. 기아차가 내놓은 신차가 인기를 누리며 내수판매에서 현대차의 동급 경쟁차종을 앞지르고 있기 때문.
지난 1998년 현대차가 기아차를 인수한 이후 플랫폼(기본 뼈대가 되는 차대와 엔진) 공유를 통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올 1/4분기 기아차의 내수 판매량은 10만5231대, 현대차는 16만8030대로 현대차 대비 기아차 판매량 비율이 62.7%까지 올랐다. 이 비율은 지난해 2/4분기 60.1%, 3/4분기 56.2%, 4/4분기 57.3%였다.
최근 이들 형제간 승부가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기아차의 야심작 K5가 현대차의 간판 차량인 '신형쏘나타'와의 격돌을 시작했다.
K5와 쏘나타는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기 때문에 엔진 등 차의 기본 뼈대는 거의 흡사하지만, 외관은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신형쏘나타가 전통적인 세단 형태에서 벗어나 다소 파격적 외형을 택했다면, K5는 상대적으로 단아한 느낌을 준다.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지난달 신형 쏘나타(YF)의 내수 판매는 1만1138대로 3월에 비해 23.6%나 줄었다. 이는 현대차의 4월 전체 승용차 내수판매량 감소율인 14.4%보다 더 큰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기아차 K5의 등장이 주된 이유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같은 중형급인 K5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중형 세단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게 쏘나타가 아닌 K5로 이동한 것이다. 사실 한지붕 두가족의 경쟁은 지난해부터 기아차는 K7이 출시되면서부터다. 기아차 K7은 같은 차급인 현대차 그랜저 상대로 양보없는 한판 승부를 예고했다.
1라운드 승부에선 K7이 승부를 일치감치 결정됐다. K7는 출시부터 돌풍의 주역으로 떠올른바 있다. K7의 올 1/4분기 판매량은 1만3409대로 준대형 세단의 대명사인 현대차 그랜저 1만2654대를 눌렀다. 1월에는 그랜저보다 뒤졌으나 2월과 3월 두 달 연속 앞선 것이다.
또한 콤팩트SUV인 스포티지R는 세련된 디자인과 우수한 성능으로 호평을 받으며 경쟁차종인 현대차 투싼ix를 위협하고 있다. 내·외관 디자인은 큰 차이를 보이지만 엔진이나 차제 크니 등 많은 부분이 동일하다.
특히 가격대가 동일 선상에서 형성돼 있어 이들 현대·기아차 형제간에 '제 살 깎아먹는'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스포티지R 2WD가 1990∼2820만원. 투싼ix보다 많게는 100여만원 정도 비싸다.
일각에선 현대차와 기아차의 국내시장의 대격돌은 '카니발리제이션'(자기잠식) 현상을 가져올 수 있지만, 오히려 글로벌시장에서는 동반 상승효과를 볼 수 있다는게 관측이 지배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