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파'(온건파)로 분류된 김중수 총재가 남유럽의 재정위기가 시장을 뒤흔들어 놓은 상황인 만큼 경기개선에 대해 인정하기보다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을 강조할 것이라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쏠려있는 시장을 바로잡기 위한 '구두 액션'이라고 해석하고 있지만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중수 총재의 발언을 곰곰히 되새겨 보면 상당히 의미 있는 변화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최근 실물경기는 회복세를 지속하는 모습(3월, 4월)'에서 '최근 국내경기는 회복세가 뚜렷한 모습 (5월)'로 '뚜렷하다'는 표현이 추가됐다거나 '당분간 금융완화기조를 유지하면서(2009년 4월부터 지난 4월까지)'에서 '금융완화기조를 유지하면서(2010년 5월)'로 '당분간'이라는 문구가 삭제된 것도 분명 의미가 있다.
그렇지만 여기에 더해 GDP갭이나 물가갭, 더블딥 가능성 등을 언급한 부분은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12일 김중수 총재는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GDP갭이 소위 말해서 실제 산출이라는 것이 우리가 말하는 잠재 산출율보다 모자랐던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거의 접근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플러스가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물가에 대한 갭에 대해 "공급측면의 물가가 시간이 지나면 수요측면에서 수요측면에서의 압력으로 현재화되기 때문에 갭이 중요하다"며 "(물가갭이) 하반기에 플러스로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얼마나 강할 것인지는 조금더 시간을 두고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중수 총재는 더블딥의 가능성에 대해 "국회에서 더블딥을 말했을 때에 속마음에 있는 나라는 미국이었다"면서도 "현재 미국은 생각보다 상당히 경제상황이 호전되고 있다"고 일축했다.
미국 경제상황의 호전으로 이제 더블딥을 얘기할 상황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어 그는 "더블딥이라는 것은 특정한 나라의 경제에 따라 달라지기보다는 미국이나 유럽같이 큰 나라들이 어떤 상황을 겪었을 때에 그것에 따르는 간접효과에 영향을 받는 것"이라며 "그리스 사태가 위험하긴 하지만 우리한테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GDP갭이나 물가갭이 플러스로 전환된다는 것은 금리인상의 가장 기본적인 신호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더블딥의 가능성이 사라졌음은 그동안 강조해온 경기하방 리스크가 어느 정도 사라졌다는 해석도 가능하게 한다.
증권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총재 발언이 단순히 온건하냐는 데 쏠린 것에 대한 중심잡기일 수도 있겠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그 이상"이라며 "'당분간'이라는 문구의 삭제도 의미가 있지만 GDP갭에 대한 발언이 더 인상적이었다"고 지적했다.
GDP갭이 0에서 플러스(+)로 간다는 것이 금리 인상의 기본근거라는 설명으로, 그는 경제학자 출신의 김 총재가 그런 얘기를 했다는 데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
삼성증권의 최석원 채권분석파트장은 "글로벌 경제, 특히 미국 경제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유지했다"며 "특히 더블딥과 관련된 질문에서는 미국 경제의 회복이 이처럼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지 않았었다고 언급, 당초 한은이나 총재의 전망보다 현재 미국 경제의 회복이 빠르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금통위를 계기로 경제전문가들의 금리인상 전망은 앞당겨지고 있다.
한국SC제일은행의 오석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행이 작심하고 금리를 올리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GDP갭이라는 것이 계산의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 굳이 언급할 필요가 있었겠냐 싶지만 결국 금리인상을 다르게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SK증권의 양진모 애널리스트는 "김 총재가 '모든 변수가 어느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는 한편 '상당히 많은 변수는 회복 추세이고, 액션을 취하지 않는 것은 하방 위험 때문'이라고 말했다"며 "지금도 금리인상 여건은 되고 있음을 인정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양 애널리스트는 "'GDP갭', '인플레 갭'을 중요한 변수로 강조하고, 출구전략 국제공조가 파기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모든 나라가 동시에 모든 것을 함께 하자는 것은 아니고 정보 공유는 필요하다'고 말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G20 전후로 봤던 것도 앞당기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