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초반 투자심리가 다소 위축된 모습을 보였지만 강만수 국가경쟁력위원회 위원장이 '조기출구전략 시행의 위험성'을 강조하자 매기가 확산됐다.
다만 장후반 들어 박스권의 상단 돌파 시도가 실패하자 차익실현 물량이 나왔다. 또 주식시장이 강세폭을 확대한 점도 채권시장의 '전강후약' 장세의 재료가 됐다.
시장 일각에서는 올 상반기 금리동결에 대한 확신이 생긴다면 3년 만기 국고채 기준으로 4.00% 아래로도 충분히 갈 수 있다는 다소 섣부른 기대가 무르익고 있다. 다만 5년물은 수급 문제 등으로 당분간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3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전일 종가수준인 4.27%에 최종고시됐다. 국고채 5년물 역시 전일종가인 4.84%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캐리매수를 바탕으로 강세를 지속했던 통안증권 2년물은 유독 약했다. 이날 통안증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5bp 오른 4.11%로 마쳤다.
3년만기 국채선물 3월물은 109.82로 5틱 상승했다. 외국인들은 1405계약의 국채선물을 순매수했다. 은행 역시 3294계약을 순매수하며 시세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증권과 투신은 2458계약과 825계약을 순매도했다.
◆ 강만수 위원장 발언 vs 차익실현
이날 시장은 개장 직후 외국인의 매도와 주식시장의 강세에 약보합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자 현재 국가경쟁력강화위위원회를 이끌며 현정부의 '실세'로 여겨지는 강만수 위원장의 발언이 나오면서 시장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날 강만수 위원장은 서울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2010년 전경련 국제경영원(IMI) 주최 최고경영자 신춘포럼에 참석해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출구전략이) 빠르게 되면 데미지를 입을 수밖에 없다"며 "획일적인 출구전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강 위원장은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에서 정부는 최악의 상황을 전제로 하고 경제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출구전략은 느린 게 빠른 것보다 낫다"고 강조했다.
이런 발언이 전해지자 시장참가자들은 금리인상 시점의 지연을 다시 한번 확인받은 듯 채권매수에 나섰다. 호주의 금리동결로 가라 앉았던 금리인상 가능성이 더 깊은 수면 속으로 내려간 것.
이에 더해 이날 기획재정부 윤증현 장관도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가 공동으로 명동 롯데호텔에서 주최한 "위기 이후 한국 금융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미래비전"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올해 민간의 자생적인 회복력이 강화될 때까지 확장적 재정정책과 금융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윤 장관은 "경기회복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인플레 기대나 부동산 투기심리는 사전에 철저히 차단해야 할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여기에 전날 대량매도를 보였던 외국인들이 순매수로 돌아선 것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다만 가격상단의 저항에 재차 막히자 투자자들은 상단을 다시 한번 확인한 듯 빠르게 차익실현 물량을 내놓기 시작했다.
장후반 주식시장이 상승폭을 확대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전고점 뚫고 올라가면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로 보통 더 강해져야 하는데 여기서 다시 막히니까 심리가 돌아섰다"며 "오늘 통안 2년물 입찰 관련 물량과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것이 후반 강세폭을 반납하게 했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후반에 장이 약해졌다"며 "가격상단 돌파 시도가 한번 정도 있었던 것을 빼고는 큰 움직임은 없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여전히 강한 장"이라며 "2년물 안쪽은 선순환 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유진투자선물의 정성민 애널리스트는 "장중 주식에 비교적 연동하는 모습 보이는 가운데 통안채 2년 입찰에 대한 부담이 장후반 표출되는 모습이었다"며 "장후반 통안채가 급하게 금리 낙폭을 반납하는 것과 맞물려 국채선물 역시 보합권까지 밀리는 양상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정 애널리스트는 "전날 대량 순매도를 보였던 외국인이 순매수로 반전하며 일부 기조적인 순매도 전환 우려는 다소 희석되는 분위기였다"며 "강만수 위원장의 발언이 금리인상 지연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는 모습이었다"고 덧붙였다.
◆ 박스권, 돌파할까?
지난달 이후 박스권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추가강세 가능성이 점쳐지는 분위기다. 기준금리 인상이 지연된다면 캐리매수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장에서는 최근의 통안 위주의 강세가 향후 지표물로 이동할 가능성이 엿볼 수 있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다만 5년물의 강세까지도 점치긴 어려운 분위기다.
증권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국채선물의 고점을 110 정도로 보는데 돌파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섣부른 판단이긴 하지만 2월 금리동결에 상반기 금리인상이 없다는 사실이 매니저들 사이에서 기정사실화된다면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이 4.00%를 깨고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그는 "5년물은 당분간 힘든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진선물의 정성민 애널리스트는 "오늘 통안채가 장후반 빠르게 낙폭을 반납한 것은 그 동안 비지표 위주의 캐리장세에 변화조짐이 엿보이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전강후약에서 시장심리가 다소 약해질 가능성이 있지만 어차피 박스권 장세란 인식이 더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선물 수급만 보면 탄탄한 구도여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박스권 상향돌파 테스트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