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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리스크점검] ① 영국, 새로운 금융위기의 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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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편집자주] 대공황 이래 최악의 금융 위기가 점차 지나가고 2010년에는 본격적인 회복 국면이 전개될 것이란 기대가 많습니다. 하지만 위기는 아직 완전히 지나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촉발된 금융 위기는 '금융 부실'의 옷을 벗고 이제는 두바이와 그리스 사태를 통해 '재정 위기'라는 새로운 옷을 입고 등장하는 중입니다. 정부의 위기 대응으로 민간 부문의 위험이 공공부문으로 이전되었고 이제는 국가의 채무상환위기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인터넷 종합경제신문 뉴스핌(www.newspim.com)의 국제부는 2010년 새해 초 위기 요인 점검의 일환으로 소버린 리스크(Sovereign Risk), 특히 금융 허브인 영국발 위기 가능성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현재로는 그 위기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하지만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금융시스템은 물론이고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까지 가장 큰 충격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잠정적인 대외불안 요인이라는 점에서 당국은 물론 시장의 관심과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관심과 성원을 기대합니다.


[뉴스핌=노종빈 정지서 기자] 불과 수개월 전까지만 해도 불확실성이 높아 보였던 글로벌 경제가 지난 연말을 기점으로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초 금융시장도 활기를 띤 모습이다.

하지만 아직도 글로벌 경제 위기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특히 절대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은 위기의 양상이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국가별 재정위기로 전이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위기가 재정위기로 넘어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근본적인 이유는 그동안 금융기관들이 양산했던 부실을 정부가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고스란히 떠안아줬기 때문이다.



◆ 글로벌 금융위기, 재정 위기로 변신중

하지만 이렇게 부실을 떠안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국가들의 재정 적자가 크게 늘어나게 됐다. 이 때문에 경제 각부문에서 어느 한 부문이라도 취약한 국가들은 이로 인해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자금조달이 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금융시장이 잘 발달하고 글로벌 자본의 유입이 쉬웠던 곳일 수록 오히려 더 위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정부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보다 금융시장이나 관련 산업이 더 확대된 경우에 쉽게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선진 주요국 경제도 결코 예외가 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유럽의 주요국들이 이같은 위기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금융 문제를 먼저 해결하기 위해 다른 부문의 책임을 미루는 일도 점차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상황에서 영국 경제에 대한 취약점이 부각되고 있다. 엄청난 재정적자 부담에 시달리고 있고 금융 및 주택시장 환경이 최악의 상황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11월말 신한금융투자 '2010년 리서치 포럼'에서 "영국발 금융위기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총생산(GDP)에서 금융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미국은 8%이지만, 영국은 15%에 이른다"며 "금융업이 기울어지면 영국은 더 큰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시 말해 영국이 제 2차 금융위기 진원지가 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그는 또 영국은 금융산업 의존도가 높다는 점과 미국의 달러처럼 글로벌 기축통화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 英경제 금융산업 의존도 높아

영국의 경우 금융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미국 뉴욕에 이어 자금의 중개지로서의 위상을 활용해 금융산업을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현재도 파생 상품의 경우 영국이 전세계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 배경은 지난 1980년대 '철녀' 마거릿 대처 총리 시대부터 전통 제조업을 사실상 해체, 민영화하고 규제 완화를 추진하며 금융산업을 강화, 이른바 '서비스 경제'로 전환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난 2008년까지 영국의 금융서비스 산업은 전체 법인세의 1/4을 담당할 정도였다.

이와 함께 영국의 가계 부채와 공공 채무 비중이 높다는 점도 금융산업에 대해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점을 잘 보여준다. 이로 인해 부동산 버블 붕괴 문제를 촉발시켰다는 지적이다. 또한 금융허브로서 대외적 관련성이 높다는 점도 위기 국면에서는 언제나 재난의 진앙지로 돌변할 수 있다는 위험요인을 안고 있다.

파생상품을 비롯한 헤지펀드의 경우도 영국 런던이 전 세계 거래의 30% 가량을 차지하는 금융의 중심지다. 이처럼 크게 성장한 것은 금융공학으로 무장한 헤지펀드들이 미국 시장의 규제를 피해 발빠르게 거점을 옮겨왔기 때문이다. 파생상품에 투자된 자금은 의사결정이 빠른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언제든 자금을 빼내갈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영란은행의 부실채권 매입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위기 상황은 지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역시 임계치에 다다르게 되면 더 이상 자금을 조달할 수 없게 되고 신용등급도 강등되면서 언제라도 경제가 일시에 붕괴할 수 있는 위험이 제기된다.

최근 영국 경제는 수출경쟁력이 크게 저하되면서 수출시장 점유율도 급락하고 있으며, 취약상을 반영하듯 파운드화의 위상도 계속 하락하고 있어 신용평가사들의 국가 신용등급 평가때마다 강등 위험에 시달리고 있다.

알리스테어 달링 영국 재무장관은 지난 19일 "현재 1780억파운드의 재정적자 등에 따른 우려로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당할 위기에 놓여 있다"먀 "최근 국채시장이 흔들리면서 금융시장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각국의 국가채무 소화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지적하고 "저금리로 인한 자금조달 환경이 종료될 경우 위기의 진정한 양상이 드러날 것"이라 경고한 바 있다. 피치도 지난해 11월 영국 경제에 대한 보고서에서 "영국에 2차 경기부양책이 나타난다면 영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英 관련 소버린 리스크, 현실화 가능성은?

영국도 재정위기 가능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현재 두바이에 이어 그리스가 재정위기를 겪고 있다. 이밖에도 유럽의 이탈리아나 스페인 아일랜드 등이 재정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재정위기에 빠질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은 일거에 급격히 싸늘해 질 수 있다. 현재도 각국에서도 겉으로는 부양책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언제라도 긴축 작업으로 전향할 가능성이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이같은 현상이 급격히 파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신흥시장이 비교적 양호한 강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따라서 대규모의 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갈 가능성은 높지 않은 모습이다. 이같은 관측은 달러화의 중기적 약세 전망을 토대로 달러 캐리 트레이드 현상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각국의 경제 사정이나 유로화나 엔화, 파운드화가 가진 개별요인으로 인해 달러가 일시 강세를 나타내는 상황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신흥시장에서 자금 유입이 지속되지 않고 오히려 급격히 빠져나가는 상황도 있을 수 있다.

이와 함께 한국의 대외채무의 구조에서도 대영국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영국의 양적완화 정책은 얼마간 지속될 전망이며, 영국 영란은행으로서도 추가 부실채권 매입의 여유가 전혀 없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올 상반기까지 이같은 상황을 뒤집지 못한다면 문제는 달라질 수 있다. 국가 신용등급에 대한 타격이 없이 양적완화를 진행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을 수 있고, 밑빠진 독에 물을 붓듯 부실을 막다보면 결국 파운드화 가치 급락 등 전체적인 경제 불안 사태가 촉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국내 전이 가능성 조기 차단해야

결론적으로 영국 경제의 위기는 영란은행이 부실채권 매입이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할 경우 촉발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위기로 확대되지 않고 자체 해소되거나 현지에서 봉합될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더 높아보인다.

한국 경제는 거시경제 펀더멘털이 견실한 모습이며 새로운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대중국 관련 산업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자동차 전자 반도체 등 수출 및 제조업 기반이 강력한 모습이어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 부문의 영국 의존도는 취약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따라서 위기 상황이 발생하기 이전에, 그리고 국내 산업과 경제에 전이되기 이전에 정책적으로 선제적 대응이 요망된다. 또 해외 시장에서의 국채발행을 통한 자금조달과 위기관리 계획도 면밀히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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