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과 같은 일각에서는 그리스의 재정악화 문제가 심화되면서 그리스의 국가부동위험이 높아지는 등 유로존 내의 그리스 지위가 훼손될 수 있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어 대조적이라는 지적이다. 12월 초 1.51달러까지 머물던 유로/달러는 지난 월요일 1.4389달러까지 약 5% 후퇴했으나 크게 우려되는 정도는 아니다.
◆ 유로존 와해? vs. 그리스 구제?
어느 쪽의 전망이 신빙성이 있을까?
WSJ는 일부 전문가들은 유로화 가치가 지난 12월의 최고치에서 11% 낮아진 1.35달러까지 밀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기는 하지만, 그리스 사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감안할 경우 그리 큰 폭이라고 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또 유로화 강세론자들은 유로화가 달러화 약세에 대한 유일한 헤지 투자처라고 여전히 믿고 있다고.
지난주 유로화는 달러화와 엔화 그리고 파운드화 대비 약세를 나타내면서 그리 양호한 흐름을 보이지 못했다. 월요일에는 미국 금융시장의 휴장에 따라 대체로 보합권 수준에서 움직였다.
신용디폴트스왑(CDS)시장 경우 향후 5년간 1000만 달러 규모의 그리스 국채를 보증하는 비용은 지난주 목요일 34만 5000만 달러로 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뒤 이번 주초 31만 3000만 달러로 소폭 줄었다.
지난해 10월 그리스 정부는 재정적자가 예상보다 심각할 수 있다고 발표했고 이에 그리스를 둘러싼 불안감은 금융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해왔다.
그리스의 재정지출 축소 능력에 대해 전문가들이 반신반의하고 있는 점도 시장의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지난주 신용평가사인 무디스(Moody’s)는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이 재정적자 문제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까지 내놓았다.
그리스 정부가 내놓은 재정개혁 방침 역시 금융시장에 특별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리스 증시는 올해 들어 4.8%나 하락해 있어 범유럽 다우존스 스톡스 600지수가 2% 오른 것과 대비되고 있다.
국채시장의 경우 지난 금요일 그리스와 독일의 10년만기 국채 스프레드는 2.84%포인트로 확대되며 지난해 3월의 최고 수준인 3%포인트에 다가선 뒤 월요일 2.70%포인트로 소폭 축소됐다.
이 가운데 많은 투자자와 전문가들은 유로존의 와해 가능성에 크게 주목하지 않고 있고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역시 이 같은 생각이 터무니 없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하지만 트리셰 총재는 최근 그리스의 유로존 퇴출 가능성을 고려했다고 시인해 눈길을 끌었다.
또 다수의 전문가들은 그리스 사태가 더욱 심각해질 경우 다른 유로존 회원국들이 지원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ECB의 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가능성은 낮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 유로화 긍정론, 배경은?
한편 메르크인베스트먼트의 악셀 메르크 대표는 그리스를 비롯한 일부 유럽국가들에 대한 불안심리가 심화되면서 올해 유로화의 앞길이 험난할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달러화와 엔화 대비 유로화 매수 베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중앙은행이 미국보다 더욱 빠르게 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와 출구전략 방식이 훨씬 용이할 것이라는 평가에 힘입어 유로화가 안정화의 마지막 보루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또 지난달 일시 반등했던 달러화 가치가 12월 고용보고서 악화를 계기로 다시 상승 모멘텀을 잃고 있는 것도 유로화의 긍정론을 강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