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대형 건설업체들이 재개발과 재건축 등 정비사업 수주를 위한 '출혈경쟁'이 확산 되고 있어 이에 따른 조합원들의 피해도 예상보다 커질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이미 정비사업 2조원 수주를 달성했으며, GS건설, 대림산업 등도 1조8000억원대의 수주실적을 기록하는 등 이들 4개 업체의 정비사업 수주전은 그 열기를 더하고 있다.
이들 대형 건설사들이 정비사업 수주에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는 일반분양 실패에 대한 부담이 없는 정비사업 도급 공사가 주택사업중 가장 안전한 사업으로 꼽히기 때문이다.더욱이 건설업계의 양대축이라고 할 수 있는 주택사업을 부동산시장 불황기에도 꾸준히 추진할 수 있는 만큼,정비사업 수주는 앞으로도 이들 업체에게 중요한 영역인 셈이다.
최근에는 대형사들의 자존심 싸움이 정비사업 수주전이 더욱 과열화 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비사업 수주는 추진위 단계부터 돌입하는 만큼 3년 이상 공을 들여야 수주할 수 있다"며 "이렇게 특정 회사가 상당 기간 공을 들인 사업장에는 다른 회사가 들어가지 않는 게 그간의 관례였지만 최근에는 이 관례가 깨지고 있어 건설사들의 수주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 성북구의 한 재개발 구역은 현대산업개발이 오랜 기간 공을 들여온 구역 이었다. 하지만 다른 건설사들이 잇따라 이 사업장에 진출하자 현대산업개발은 타 정비사업 구역 수주를 포기하고 이 구역에만 '올인'하는 강수를 둔 끝에 시공사 자격을 따낸 바 있다.
또 자신이 공들여 온 사업장에 대해 눈독드리는 회사를 공격하기 위해 상대 건설사가 타 회사와 접전을 벌이고 있는 구역에 들어가 '적과의 동침'을 하는 코미디 같은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수주경쟁을 치열해 지면서 공사비 '덤핑현상' 나타나고 있다. 올 초 벌어진 재건축 시공사 수주에서만해도 300만원대 후반으로 책정됐던 정비사업 공사비가 320만원대까지 떨어졌으며, 최근에는 200만원대 공사비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사정을 얼핏보면 과열경쟁에 따른 분양가 인하로 조합원은 이득이 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일단 낮은 공사비로 수주하더라도 실제 공사에 들어가면 공사 관련 비용 증가를 이유로 적지 않은 규모의 추가 부담금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부동산써브 채훈식 리서치팀장은 "아웃소싱과 조합원 향응 등 판촉비용이 발생하면 건설사들은 결국 이 비용을 조합에게 떠넘길 수 밖에 없다"며 "이는 추가 부담금 형태로 고스란히 조합원들에게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이런 이유로 시공사를 교체하려고 하면 그간 조합 비용으로 사용한 자금과 아파트 건립을 위한 PF대출 등이 성사된 만큼 막대한 배상 자금으로 인해 시공사 교체는 앞선 선정된 시공사가 스스로 포기하지 않은 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전 과열은 결국 조합과 업계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시장 전문가는 "총회 시공 선정때까지 판촉비용으로만 20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등 정비사업 혼탁에 따른 쓸데없는 비용이 발생되고 있다"며 "결국 이는 조합과 시공사가 모두 부담해야하는 비용이 되는 만큼 지나친 수주전 혼탁은 바람직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