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핌=강필성 기자] 애플 '아이폰'의 국내 상륙을 계기로 요즘 휴대폰 업계는 '총성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글로벌 휴대폰시장 2, 3위로 자리매김한 삼성전자나 LG전자 역시 긴장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국내시장에서 아이폰의 흥행보다는 향후 글로벌 시장으로 퍼져 나갈 파장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내부적으로 삼성전자는 아이폰 출시 이전부터 철저한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전략폰인 옴니아2를 대항마로 내세운 것.
하지만 삼성전자가 아이폰에 대응해 내세운 옴니아2 시장전략이 자칫 자충수로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 일각에서 일고 있어 눈길을 끈다.
현재 아이폰과 맞수로 자리잡은 옴니아2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고(高)사양으로, 출시된 삼성전자의 간판 스마트폰이다. 문제는 이 옴니아2가 한수 아래 사양인 아이폰과 직접 비교의 대상이 되면서 보급형 옴니아 시리즈가 외면되고 있다는 점.
대표적인 것이 KT에서 출시된 보급형 모델, 옴니아팝(SCH-M7200)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옴니아2와 옴니아팝을 출시한데 이어 해외 보급형 모델로 옴니아 프로(Pro), 옴니아 라이트(Light)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런 보급형 제품군이 시장에서 어떤 호응을 이끌어 낼 지는 미지수다. 옴니아2가 아이폰과 경쟁을 통해 우위를 점한다면 다행이지만 그러지 못했을 경우 보급형 모델은 아이폰에 비교조차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목표한 타겟이 다르니 보급형 옴니아의 판매는 별 다른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르다.
현재 옴니아팝의 판매량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 규모는 기대만큼 많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도 그럴 것이 옴니아팝이 아이폰과의 경쟁에서 밀려나다 보니 구매 보조금 규모가 옴니아2에 비해 턱없이 적게 책정됐다.
반면 옴니아2의 판매가격은 할부지원 및 요금제를 통해 92만원의 출고가격이 20만원대까지 내려갔다. 결국 고급형이 보급형만큼 저렴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돼면서 옴니아폰의 자승자박 경계심이 도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휴대폰 관련 업계에서 “옴니아2가 아니라 옴니아팝으로 아이폰에 맞섰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결과야 두고봐야겠지만 삼성전자가 아이폰 출시에 너무 예민하게 대응하지 않았냐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옴니아팝도 옴니아2와 같은 800MHz CPU를 가지고 있어 성능상 아이폰에 대적할 수 있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옴니아2로 맞서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LCD, 내부 메모리에서 뒤처지는 옴니아팝은 아이폰에 비교대상도 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스스로 보급형 옴니아 시리즈가 아이폰에 못 미친다고 깎아내린 격이라는 이야기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전략은 현대자동차의 전략과 대조를 이룬다.
현대차는 지난 10월 도요타가 준대형급 캠리를 국내에 들여왔을 때, 동급의 자동차인 그랜저와 비교하지 않았다. 현대차가 내세운 전략은 바로 중형차 소나타와 캠리를 비교했던 것.
전국 일선 영업장에서 비교 시승행사가 이뤄지면서 2500cc엔진을 탑재한 캠리는 “2000cc엔진인 소나타보다 주행성능은 뛰어나지만 디자인, 최첨단 장비 등은 소나타에 뒤진다”는 평가를 들었다. 결국 두 차종의 비교는 비긴 셈이지만 토요타 측에서는 유쾌할 리가 없다. 한단계 밑으로 볼 수 있는 소나타와 같은 급으로 놓였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경우와 정 반대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삼성전자는 옴니아2의 출시 한달만에 할인이 대폭 확대되면서 먼저 구입했던 충성도 높은 소비자의 반발을 부르고 있는 상황이다.
당분간 옴니아2에 대한 삼성전자의 고민은 계속 될 전망이다.
이미 아이폰은 예약판매 열흘도 안돼 6만대 이상 팔려나가며 옴니아2의 한달 판매량 2만여대를 뛰어넘었다.
삼성전자의 어떤 수로 난관을 돌파할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된다. 삼성전자의 정밀한 시장 분석과 자신감 찬 판매전략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주변에서는 들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