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규민 기자] 기업은행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상충되는 방침으로 인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속만 태우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1년 이상을 퇴직연금 전문 보험사 설립에 매진해왔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은 금호생명 매각이 이뤄지기 전에는 보험사 설립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오히려 보험업계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어 설립보다는 인수가 바람직하다는 것.
하지만 금융위원회는 비용부담을 이유로 보험사 인수에 반대하고 있어 기업은행의 보험시장 진출 가능성이 불투명해졌다.
◆ 금감원, 금호생명 매각전엔 보험사 설립 불가능 방침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호생명이 매각되기 전에는 신규 보험사 설립이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여건이 되면 보험사 설립이 가능은 하다”면서도 “지금 당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금호생명이 매물로 나와 있고 건전성이 훼손된 보험사들도 몇몇 있다”며 금호생명 매각이 우선이라는 의지를 보였다.
따라서 금감원의 방침대로라면 기업은행은 금호생명의 매각 후에나 보험사 설립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호생명 매각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금호그룹은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칸서스자산운용사의 펀딩이 원활하지 않자 최근 다른 인수대상자를 물색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적절한 인수대상자를 찾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이야기다.
◆ “포트폴리오에 맞는 보험사를 직접 설립하는 게 나아”
그러나 금감원이 금호생명 등이 매물로 나와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은 설립 보다는 사실상 인수를 종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금융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기업은행은 사실상 보험사의 인수를 검토했으나 마땅한 매물이 없어 인수에 목맬 이유가 없어졌다. 특히 금융위원회가 비용 부담을 이유로 인수를 반대하고 있어 인수할 여력이 더욱 낮아졌다.
매물로 나온 금호생명은 인수금액도 크지만 기업은행이 퇴직연금보험을 하기에는 필요이상으로 규모가 크다는 게 은행 내부의 의견이다.
인수한 후에도 추가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돼 인수 대상으로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은행 관계자는 설명했다.
녹십자생명의 경우 규모는 적당하나 지주사인 녹십자홀딩스가 제시한 금액이 너무 커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에서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증자를 통해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금액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설령 가격 협상이 이뤄지더라도 금융위원회가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최종 인수 여부는 미지수다.
금융위원회는 중소기업 지원이 우선인 기업은행이 보험사 인수에 많은 금액을 사용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권혁세 사무처장은 “보험사 인수는 몇 천억원이라는 돈이 든다”며 “보험사를 설립하는 것이 비용 대비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업은행은 보험사 설립은 물론 인수도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퇴직연금보험을 전문적으로 판매하겠다는 목표가 있지만 진척이 없어서 안타깝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