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필승 사장의 기막힌 미분양 털기 전략?'
'미분양 수백가구 직원들에게 강매'
[뉴스핌=송협 / 진희정 기자] “이달 말까지 회사측에서 계약해지를 해준다고 합니다. 계약해지 분에 대해서는 협력업체 또는 신입직원들에게 넘어가는 이른바 ‘손바뀜’이 있을텐데...아마 해당 직원들은 고통스러울 것입니다.”
풍림산업(대표 이필승)이 경영난을 이유로 부산 남천동을 비롯해 일부 지방에 공급했던 ‘풍림 엑슬루타워’미분양 물량 중 수백가구를 직원들에게 강매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달 말 정들었던 회사를 퇴직해야 하는 A씨는 홀가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남아있는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앞섰다. A씨는 회사측의 요구로 나중에 계약을 해지하는 조건으로 지방 미분양 아파트를 분양 받았다.
A씨가 계약할 당시 회사측은 중도금 무이자를 비롯해 원할 경우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건과 입주시점에 가격이 오르지 않을 경우 500만원의 위로금을 지급키로 했다.
하지만 A씨가 계약한 부산 남천동 엑슬루타워는 분양가격이 높은데다 대형평형 위주로 구성돼 프리미엄은 기대할 수 없는 상태로 설상가상 계약해지를 요구한지 6개월만에 내용증명을 보내서야 해지가 완료됐다.
풍림산업 퇴직자 B씨는“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단행됐을 때 사측에서 퇴직 대신 재택근무 희망을 요구 받았다”며“오래지않아 복귀될 수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기 위해 사측에서 원하는 미분양 아파트를 계약했다”고 말했다.
현재 풍림산업을 떠난 관계자들에 따르면, 부산 남천동 엑슬루 타워, 금강 엑슬루 타워 미분양 물량 수백가구에 대해 사측의 강요로 어쩔 수 없는 바지계약을 했다고 전하고 있다.
◆ 풍림,“직원들의 내집마련 기회 제공했다”
이에대해 풍림산업 관계자는“바지계약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이미 지난해 중반부터 공식적으로 직원들에게 일반계약과 동일한 조건으로 미분양 아파트를 제공했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다만 대전 금강 엑슬루타워의 경우 일반분양에서도 25%할인율이 적용됐기 때문에 자사 직원들 역시 동일한 혜택을 줬을 뿐”이라고 말했다.
사측은 또 논란이 되고 있는 부산 남천동 엑슬루 타워 역시 자사 직원들이 아닌 시행사가 절반 이상 매입했고 직원들 중 계약해지를 요구할 경우 100%환급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이다.
풍림 관계자는“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회사가 경영이 어려워지자 일부 과장급 이상 직원들에게 묵시적으로 분양을 요구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일반 사원들에게까지 강매를 하지 않았다”면서“오히려 대전 지역의 경우 직원들의 내집마련을 위해 1000만원 상당의 정착금을 지원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건설 자금을 마련키 위해 자사 또는 협력업체 직원 등의 명의를 빌려 아파트를 분양된 것처럼 꾸미는 경우가 있다"며 "그러나 직원들 입장에서는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건설사들은 일반 직원들에게 2~3가구, 임원급에게는 5~10가구 가량을 떠넘기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바지계약을 하더라도 해당 아파트는 은행 대출로 중도금 등이 지불되기 때문에 직원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는 않는다. 그러나 건설사가 부도날 경우 대출금과 이자까지 물고 아파트를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직원들은 불안감에 떨 수밖에 없다.
◆'명의변경 위한 친·인척 동원까지...'
금융권 전문가들은 직원들에게 강매를 종용하는 건설사 입장 역시 답답할 것이라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한 자금확보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건설사들이 은행으로부터 PF를 받기 위해서는 20~30% 가량의 계약률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먼저 직원들에게 떠넘긴 후 공사기간에 계약자를 모집하고 있다.
실제로 외환위기 당시 입지가 좋았지만 미분양이 난 물량에 대해 직원들에게 넘긴 후 시장 상황이 나아지자, 이를 회수해 중개업자를 통해 되파는 사례도 있었다.
은행 입장에서도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기 때문에 쉬쉬 거리고 있다.
풍림산업 퇴직자 A씨는“풍림산업의 주거래 은행인 부산의 한 지점은 1인당 여러 가구를 보유할 수 있도록 친·인척 명의변경을 해주고 있다”며“가령 C라는 직원이 아파트를 분양 받아 계약금을 지급할 경우 회사에서 퇴직금을 중간 정산해 계약금 일부를 지불토록 하고 지점에서는 나머지 잔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강매를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관련, 중견건설업체 관계자는 "자사의 경우 향후 투자가치가 높은 사업장을 중심으로 거주 직원들이 분양을 받아 입주시기에 프리미엄을 받고 전매하는 사례는 간혹 있지만 투자가치나 연고가 없는 미분양 물량을 직원들에게 떠넘기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회사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미분양 물량에 대해 강제 분양을 종용하는 것은 아무래도 대출을 받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달 대구지검은 경북 경산의 미분양 아파트를 바지계약을 통해 분양, 중도금 200억원을 대출받은 혐의로 대동종합건설 대표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대동은 자사 직원과 브로커 등을 통해 220여명의 바지계약자 명의를 빌려 가짜 분양계약서를 작성한 뒤 은행에서 돈을 대출받았던 것이다.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바지계약이나 직원 강매 여부를 면밀히 조사해 건설사 구조조정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며 "더 이상 직원들을 볼모로 한 건설사들의 주머니 불리기는 사라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