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는 주요 6대 통화 대비로 약세를 지속했다.
유로/달러는 장중 1.4736달러까지 오르면서 12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에 따라 일부 외환분석가들은 연말까지 1.50달러 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출했다.
달러/엔도 91엔 초반선에서 90.81엔까지 하락했다. 지난 3월 이후 달러화는 일본 엔화는 물론 호주달러 및 주요 아시아 통화대비로 약세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기 회복 기대감이 강해지고 위험자산 베팅이 지속되면서 달러화는 큰 매도 압력에 노출되고 있다면서, 다만 이 같은 달러화의 약세는 주요 교역상대국에 큰 짐으로 등장해 앞으로 달러 약세를 억제하는 요인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같은 날 보도했다.
특히 향후 달러화가 얼마나 더 약세를 보일 것인지와 관련, 글로벌 금리 및 경제성장 전망이 와일드카드로 부상하고 있다.
한편 한국 외환당국 등 아시아 주요 수출국은 달러화 대비 자국통화 평가절상을 억제하기 위해 적극 개입하고 있어 주목된다는 지적이다.
◆ 금리인상, 경기회복 전망이 달러 약세 전망에 변수
최근 달러화가 매도 압력에 노출된 것은 연방준비제도보다 다른 중앙은행들이 먼저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한 몫하고 있다.
호주는 중국의 상품 수요에 힘입어 경기가 생각보다 양호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연말 내로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호주달러 환율은 이날 87.32센트의 1년 최고치로 오르면서 2008년 10월 저점에서 45%나 강세를 보였다. 물론 거의 1달러 수준까지 올랐던 2008년 최고치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미국 달러화는 유로화 대비로는 전년대비로 소폭 약세에 그치고 있지만, 지난 2008년 7월에 비해서는 약 8% 정도 강세 수준이어서 앞으로 추가 약세가 예상된다.
이 가운데 미국 정부는 달러화 약세가 질서정연하게 전개되는 한 별 문제가 없다고 보는 듯 하다. 달러 약세는 미국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하며, 해외 자산에 투자하고 있는 경우 환차익을 볼 수 있는 여건이 된다.
하지만 이 같은 달러화 약세는 수출로 먹고 사는 다른 나라들에게는 부담이 된다. 또한 유로화나 캐나다달러화의 추가 강세는 유럽 및 캐나다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압력을 줄이는 역할을 하게 된다.
도이치뱅크의 외환전략가인 애덤 보이튼(Adam Boyton)은 "통화가치 평가절상을 통해 긴축 정책 효과가 나타난다고 하면 금리인상을 늦추는 방식으로 이를 상쇄할 수 있다"면서, "달러화 대비 평가절상은 긴축 여건이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보이튼은 글로벌 금리 전망에서 보자면 "달러화에 대해 좋게 볼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달러화의 또다른 변수는 경기 전망이다. 미국 경제가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에는 부분적으로 유럽 경제가 미국 경제보다 빠르게 회복할 것이란 기대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시나리오대로 될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ING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수석외환전략가 겸 펀드매니저인 유리 랜즈만(Uri Landesman)은 "만약 환율이 한 나라의 경기 전망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하면 유럽이 미국보다 앞서갈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달러화 약세는 경기 회복을 위해 노력 중인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로서는 골칫거리다.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수출주도의 경기 회복이 어려워진다.
◆ 亞 외환당국 개입, 한국이 적극적
이에 따라 아시아의 중앙은행들은 최근 몇 달 사이 자국 통화가치 평가절상을 억제하기 위해 시장에 개입해 온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주요국은 최근 외환보유액이 2008년 최고치인 1.5조 달러 수준을 넘어서고 있는데, 이는 자국 통화 가치를 낮게 유지하려는 노력 때문이라고 HSBC 홍콩의 외환전략가는 주장했다.
특히 한국고 같은 나라가 원화 강세 억제를 위한 노력에 적극적인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원화는 3월초 이후 달러화 대비로 26%나 평가절상되었다. HSBC는 한국 외환당국이 7월과 8월에 약 122억 달러 정도의 달러 매수 개입에 나서지 않았다면 원화 평가 절상 폭은 더욱 컸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WSJ는 한국이 가장 먼저 금리인상에 나서는 나라들 중 한 곳이 될 것이며, 하지만 이는 또한 원화의 추가적인 평가절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 엔화는 달러화 대비 강세를 지속하고 있고, 특히 달러화 조달 비용이 엔화 보다 낮아지면서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성행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일본의 세율 변경으로 인해 기업들이 해외수익을 본국으로 송환하려는 움직임 때문에 엔화가 추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미국 경제가 일본에 비해서는 더 빠르고 강하게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엔화 강세를 억제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 일본 재무상은 환율 변동성이 급격하지 않으면 개입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지만, 개입 가능성을 완전 배제하지는 않았다. 달러/엔이 90엔 선 아래로 떨어지면 일본 당국이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