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유재호 애널리스트는 11일 "금통위가 열린 당일을 포함하여 최근 금리가 상당폭 올랐다"며 "최근의 금리 상승에는 기본적으로 “경기, 최악 통과”라는 전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공황 이후 가장 나쁠 것이라고 겁을 먹었던 사람들이, 생각 보다는 다소 좋은 지표에 환호했다는 설명이다.
유 애널리스트는 6월 금통위에서는 ▲시장금리에 대한 낙관적 평가 ▲선진국 통화정책에 대한 동조화 약속 등 두가지 금리상승요인이 더해졌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애널리스트는 "경기 회복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과잉유동성을 미리 환수하자는 주장에는 동의하기가 쉽지 않다"고 강조하고 "경기측면에서 더블딥의 가능성도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금리가 추세적으로 상승하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유 애널리스트는 "최악 통과 기대에 1차적인 주가와 금리의 상승이 반영돼 가고 있다"면서도 "추가적인 경기 모멘텀이 강하지 않을 것이고, 주식과 달리 채권시장에서는 정책의 힘이 크게 작용한다"며 짧지만 비교적 큰 폭의 시장금리 하락 기간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보고서 요약이다.
■ 한은, 기준금리 2.0% 유지
- 6월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2.0%에서 동결했다. 이로써 3월 이후 4개월 연속 동결 결정이 이어졌다. 그러나 당일 시장금리는 크게 올라, 국고채 3년~20년물과 회사채 AA-, BBB-등급 3년물이 14~19bp,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내외 단기 통안채 및 국고채는 25~31bp 상승했다.
■ 경기 평가 개선, 물가 판단 불변
- 6월 금통위에서 경기 평가는 다소 개선됐다. 통화정책방향에서 전달 “내수부진 지속 및 경기 하강 속도 완만하다”는 표현으로부터 이번달 “내수부진 완화, 경기 하강을 멈춘 모습”으로 변했다.
- 물가 판단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수요측면의 물가 상승압력이 거의 없으나 단지 최근의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비용측면에서 불안요인이 존재한다는 원론적 평가에서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단기유동성이나 부동산가격을 언급했는데, 그 내용은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으나, 주시 사실을 시인했다.
■ “이 점이 마음에 걸린다” : 불확실성 강조 여전
- 그러나 경기 판단에 있어, 전달 보다 나아졌다는 것이 완전한 회복이라는 의미는 아니었다. 총재의 발언 의미는 5월과 비교한 6월의 경기가 좋아졌다는 것에서 멈췄고, 앞으로 계속 회복 추세가 이어질 것이냐에 있어서는 조심스러운 관점을 유지했다.
- 그런 보수적인 입장은 경기 불확실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표현됐다. 총재는, (1) 선진국 경제가 여전히 부진하고 단기적 전망도 좋지 않다, (2) 원유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당히 상승하고 있다, (3) 상반기는 과감한 정책의 결과가 작용했다고 표현하면서, 하반기에도 계속 호전될 것이라 자신하기에 이른감이 있다고 말했다.
■ 금리가 오른 이유는?
- 금통위가 열린 당일을 포함하여 최근 금리가 상당폭 올랐다.
- 최근의 금리 상승에는 기본적으로 “경기, 최악 통과”라는 전제가 있다. 대공황 이후 가장 나쁠 것이라고 겁을 먹었던 사람들이, 생각 보다는 다소 좋은 지표에 환호한 것이다.
- 6월 금통위에서는 두 가지 금리 상승요인이 더해졌다. (1) 시장금리에 대한 낙관적 평가, (2) 선진국 통화정책에 대한 동조화 약속이 그것이다.
(1) 총재는 “시장금리도 단기금리는 계속 안정돼있고 국고채 금리도 조금 움직임이 있었지만 크게 보면 안정돼있다”고 표현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4%를 넘어선 금리를 부담스러워 하지만 총재는 그렇지 않았다. 총재가 기업 및 가계 자금 도달이 비교적 원활하다고 평가한 것으로 봐서는, 이정도 금리 상승이 민간부문자금 조달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2) 선진국 중앙은행 통화정책과의 동조화 약속도 금리 상승 요인이었다. 총재는 “주요 중앙은행 통화정책에 변화가 있다면 … 그렇게 되면 당연히 한국은행 통화정책 결정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6월 FOMC의 조기금리 인상 주장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언급이 나왔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연준과 한은간 정책 동조화, 한국과 미국의 채권시장 동조화를 심화시킬 것이다.
■ 조기 긴축 쉽지 않음, 오히려 약한 더블딥 가능성
- 그렇다면 시장금리는 추세적으로 계속 오를 것인가?
- 우선 경기측면에서, 당장 긴축을 정당화할만한 요인이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긴축론자들은 과잉유동성과 자산가격 급등을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나, “선 경기 회복 - 후 긴축 대응”이라는 순서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물가상승률은 미미하거나 마이너스(-)권에 있고, 각국의 주택가격은 계속 하락중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경기 회복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과잉유동성을 미리 환수하자는 주장에는 동의하기가 쉽지 않다. 당초 설정한 목표가 달성되지 못했는데, 여지껏 왜 유동성을 공급한 것일까?
- 경기측면에서 더블딥의 가능성도 여전하다. 중국은 4조 위안의 부양책으로 20%의 수출 감소에 맞서고 있지만, 부양책이 영원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은 경제구조를 내수로 바꾸거나 선진국 수요 회복에 의지할 수 밖에 없다. 부양책은 유한하고, 경제구조 변화에는 아마도 디케이드가 소요될 것이다.
- 미국은 어떤가? 국제유가의 상승과 모기지 금리의 상승이 가처분 소득을 축소시키고 있고 일자리는 여전히 줄고 있다. 부동산가격은 하락중이고 주가는 지지부진해 부의효과도 없다. 오직 부양책으로 인한 세금환급이 소득 감소를 막아주고 있는데, 소비는 소득 보다 더 크게 감소하면서 저축률이 1995년 이후 최고치로 올라선 것이 현재 미국의 상황이다. 미국 경제가 현재의 악화된 주변 환경을 인내하고 계속 성장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회복선상에 있을지는 자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는 벤치마크 금리를 안정시킬 FRB의 정책대응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 오랜기간 동결 전망 불변, 추세적으로 오르지 않을 것
- 더블딥을 입증할 지표들이 강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세계 경기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 당장 긴축을 단행해야 되는 시급성도 없다. 당초 우리가 생각한 하반기의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한 한은의 의지 혹은 시장의 기대가 약화된 것은 인정하나, 오랜 기간 선진국과 우리 정책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전망까지 바꿀 필요는 없을 것 같다.
-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지켜보며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이 열심히 공부한 내용은, 성급한 긴축은 경기 침체 기간을 장기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중앙은행은 다소 이른 시점의 점진적인 금리 인상 보다는, 충분한 경기회복 확인 후 다소 늦은 시점에 다소 빠르게 금리를 올리는 것이 타당한 선택이다.
- 최악 통과 기대에 1차적인 주가와 금리의 상승이 반영되어 가고 있다. 추가적인 경기 모멘텀이 강하지 않을 것이고, 주식과 달리 채권시장에서는 정책의 힘이 크게 작용한다. 우리 생각 보다 현재의 금리 상승폭이 다소 크게 반영되고 있지만, 하반기 내내 추세적으로 오른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짧지만 비교적 큰 폭의 시장금리 하락 기간이 있을 것이라는 기존의 전망을 유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