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지금도 충분히 탄력적”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심사기준을 놓고 입장 차이가 커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현재의 중기 대출심사기준이 최근의 경제 환경과 경기의 흐름을 잘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은행권에 대해 탄력적 대출 심사기준 마련을 촉구했다.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리스크 상승 우려로 인해 중기대출이 위축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이다.
금융위원회 권혁세 사무처장은 9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금융지원 강화와 관련된 브리핑에서 “과거의 중소기업대출 심사 기준은 본사 중심의 결정으로 경직돼 있다”면서 “최근 경제 환경이 굉장히 안 좋아진 상황에서 중소기업 대출심사기준이 경기와 환율 변동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은행권과 협의해 중기 대출심사기준을 완화할 수 있는 부분은 충분히 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은행권은 여기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기대출 지원 확대를 위해 과거에 비해서 상당히 탄력적으로 대출 심사를 하고 있는 만큼 더 이상의 대출심사기준 완화는 무리라는 입장이다.
A은행 여신담당 관계자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출이 불가능한 업체였지만 요즘은 대부분 대출이 가능해졌다”면서 “본점이든 지점이든 경기 상황을 충분히 반영해 대출심사를 하고 있어 더 이상 탄력적으로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입장 차이는 지점장 전결권 확대 추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금융당국은 대출의 신속성과 운영상에서의 탄력성을 살리기 위해 각 기업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지점장의 전결권을 확대 추진할 방침이다.
하지만 은행권은 과거의 달리 지점에서 보낸 정보들을 본사에서도 충분히 파악하고 이를 심사에 반영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상황인 만큼 지점장의 전결권 확대는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경기가 불안한 상황에서 지점장의 전결권이 확대되면 은행의 리스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B은행 여신담당자는 “경기 불안으로 리스크가 전체적으로 확대 된 상황에서 지점장의 전결권은 오히려 축소돼야 한다”면서 “중기 대출 지원 확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현재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 시중은행은 정부의 이미 지난 3월말 전결권을 확대한 바 있다.
은행 관계자는 “기존의 거래 업체들이 많이 어려워져 영업점에서 보다 쉽게 만기 연장이나 신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지점장의 직무전결규정을 개정했다”면서 “이를 넘어서 대출 심사기준을 완화하는 것은 고스란히 은행의 부실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