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제로금리 수준으로 추가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는 채권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금리인하 수준에서는 큰 흥미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가 제로 수준에 접근해도 전반적인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은 여전히 높기 때문에, 관심은 '양적 완화(quantitative easing)'의 방향과 내용으로 금리정책 너머로 이동하고 있다.
한편 이번주 정책회의가 예정된 일본은행(BOJ)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 일각에선 벌써 추가 금리인하 관측이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움직이기는 쉽지 않은 조건이다.
◆ 연방기금금리, 1% 아래로 인하.. '제로' 접근할 듯
15일부터 16일 양일간으로 회의 기간을 확대해 열리는 이번 FOMC에서는 연방기금금리(FFR)를 현행 1.0%에서 0.5%로 0.5%포인트 인하할 것이란 시장의 컨센서스가 형성되어 있다.
시장에서는 작게는 0.25%포인트 금리인하 전망부터 0.75%포인트 금리인하 가능성까지 보고 있으며, 특히 0.75%포인트 금리인하 기대가 절반을 넘어설 정도로 부풀어있다.
재무증권 시장 전문가들은 FOMC 결과와 상관없이 금리가 연말까지는 계속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3개월물 초단기 재무증권 수익률은 일시 마이너스로 떨어지기도 했고, 2년물 금리고 주말 한때 0.66%까지 하락하며 장중 사상 최저치를 경신한 바 있다.
주말 10년물 재무증권 수익률은 한때 2.47%까지 하락하면서 45년래 최저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 양적 완화 정책, 보다 선별적이고 과감할 필요
FOMC의 정책 결정은 미국 동부시간 16일 오후 2시 15분 발표된다. 우리 시각으로는 17일 새벽 4시 15분.
연준 정책 결정자들은 이미 금리 추가 인하의 여지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자금시장에 통화공급을 조절하는 '양적 완화' 정책의 필요성을 제기한 상태다.
이미 9월부터 양적 완화 정책이 개시된 상태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며, 이번 달부터는 정부보증 모기지기관채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모기지금리를 끌어내리는 작업을 단행했다.
또 벤 버냉키(Ben S. Bernanke) 연준 의장은 장기 국채나 정부기관채를 상당히 큰 폭으로 매수하는 방식의 '양적 완화' 정책을 제시한 상태이며, 이는 연말 국채 매수세와 함께 시중 금리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UBS증권의 금리전략가는 국채 매수는 소비자들이 대출 비용을 끌어내리지는 못할 것이며, 이는 이달 초 발표되고 연말부터 시작될 5000억 달러 규모의 주택저당증권(MBS) 매수를 통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양적 완화' 정책도 좀 더 선별적으로, 개별 증권과 금리의 여건을 가려서 시행될수록 좀 더 높은 효과를 발휘할 것이란 지적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최근들어 문제가 악화되고 있는 상업용부동산담보증권(CMBS) 쪽으로 연준의 개입이 진행될 것인지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있는 중이다.
양적 완화 정책과 관련해서는 '유동성 함정'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또 하나의 쟁점이다.
이에 대해서는 "제로금리에 가까운 정책 금리를 당분간 계속 이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신뢰성 있는 방식으로 약속하는 방식"도 요점들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일본은행(BOJ)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하락하는 한 제로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약속함으로써 일본국채(JGB) 10년물 금리를 1% 아래로 끌어내리는 것이 가능했다.
과거 1% 선으로 금리를 내렸던 연방준비제도 역시 2003년부터 '상당한 기간동안(considerable period)'란 용어를 정책 성명서에 포함하면서 당분간 낮은 금리를 고수할 것이라고 약속, 경제의 유동성 함정을 억제하고자 한 바 있다.
◆ BOJ도 추가 금리인하 할까?
한편 BOJ는 이번주 18일과 19일 양일간 금융정책결정회의를 개최한다. 전문가들은 과연 0.3%인 현행 기준금리를 더 인하할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위기의 영향으로 일본 경기가 급격히 침체되면서 디플레이션 전망이 강화되고 있는 등 추가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강해지고 있지만, 이미 금리가 너무 낮다보니 자금시장의 기능 작용에 원치 않은 부작용도 우려되고 또 이전 금리인하의 영향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도 부상하는 중이다.
미쓰비시 증권의 분석가들은 이번주 BOJ가 기준금리인 무담보 콜금리를 0.1%로 0.2%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경기가 내년 1/4분기까지 계속 악화된다고 봤을 때 지금 금리를 인하한다고 해도 내년 초 회의 때가 되면 또다시 금리인하나 추가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제기될 것이란 점을 고려한다면 이번에는 참고 지나가는 것이 맞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단 주초 발표된 12월 단칸지수는 -24로 예상만큼 크게 악화됐다. 5분기 연속 악화 추세를 보인 것이며, 특히 -21포인트 악화된 것은 금융위기가 심화되던 지난 1998년 3월의 19포인트 악화보다 더 큰 것이고 1974년 '오일쇼크(Oil Shock)' 사태 때 26포인트 급락 이후 사상 두 번째로 큰 것이다.
단칸지수의 절대 수준으로 보면 지난 2002년 3월 기록한 -38이후 최저치인데, 대기업 제조업체들은 다음 분기 단칸지수가 -36으로 다시 추가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결과는 BOJ가 추가 금리인하나 또는 추가적인 자금공급 확대를 통한 신용시장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한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주말 기사를 통해 시라카와 마사아키 BOJ 총재가 2009 회계연도 일본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이는 당초 BOJ의 전망으로 0.6% 성장할 것이란 전망에서 후퇴한 것이다.
이처럼 '완만한 경기회복'을 예상하던 중앙은행의 향후 경기 전망이 크게 악화되었다는 것은 좀 더 극약 처방이 필요하다는 인식도 커졌음을 의미한다.
경제전문가들은 디플레이션 압력은 곧 추가 금리인하를 강제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시라카와 총재는 내년에 디플레이션 전망과 관련해서는 상대적으로 낙관적인 태도를 취했다고 FT는 전했다.
그는 2006년까지 이어진 '양적 완화' 정책이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데는 도움이 되었지만 경기를 부양하는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또한 일시적으로 소비자물가가 하락한다고 해도 중요한 것은 이보다는 경제주체들의 중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