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웬만한 회사채는 시장에서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초우량기업인 SK에너지가 회사채를 발행을 하려고 하지만 투신사들은 살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한 자산운용사의 채권운용본부장은 "주간 증권사가 SK에너지 회사채를 발행하는데 살 생각이 있느냐고 물어보기에 가격(발행금리)도 물어보지 않고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SK에너지 회사채를 발행하려면 사줄 곳은 아마도 산업은행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국내 초우량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회사채를 발행한다고 해도 투신사에서는 매수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회사채를 살 여력이 바닥났다는 것이다.
회사채 펀드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또다른 투신사의 채권운용본부장도 "우리회사가 회사채를 매수할 여력은 바닥이 났다"면서 "최근 회사채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 보유하고 있는 회사채도 팔아야 할 판에 새로 회사채 산다는 건 엄두를 못낸다"고 말했다.
그는 "IMF직후에 채권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채권시장안정기금을 만들었던 것처럼 회사채를 매수해줄 채권시장안정기금이 조성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투신사의 채권운용본부장은 "한국은행이 은행채를 매수해 은행에 자금을 공급하고 은행들이 공동출연하는 채권시장안정기금을 조성해 이 기금에서 회사채를 매입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은행채와 회사채 시장의 마비를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투신사 펀드에서 회사채를 인수할 수 있는 여력이 이미 바닥을 드러냈다. 이대로 놔두면 회사채시장 마비상태가 더욱 악화되고 자칫 기업들의 연쇄부도로 이어져 우리나라 경제가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23일 두산건설의 잔존만기 1년6개월짜리 회사채는 20%에 거래되기도 했다. 회사채 잠재매물은 많은 데 사줄 곳이 없어 매수하는 곳이 회사채를 팔기 위해서는 부르는 대로 금리를 올려줄 수 밖에 없다고 시장관계자들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