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스턴스 구제와 유동성 공급 등으로 인해 최근 '대마불사'나 '도덕적해이' 문제가 전면에 대두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상황이 어려웠던 만큼 또 악순환을 억제하고 질서정연한 금융권의 레버리지 축소를 돕는다는 면에서 연준의 대응은 정당했다고 방어하고, 대산 당국에 기대어 다시 한번 과도한 위험보유가 진행되지 않도록 '상계조치(countervailing actions)'가 취해져야 한다는 점을 인정했다.
◆ 상대적 저금리 전략은 인플레 완화 전망에 기반
22일(현지시간) 벤 버냉키(Ben S. Bernanke) 연준 의장은 잭슨홀 심포지움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혀, 당분간 기준금리 2%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버냉키는 지난해 발생한 금융 위기가 최근까지도 잦아들지 않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도 유가 및 주요 상품가격 급등 양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치솟아 정책 당국으로서는 대단히 어려운 여건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이 급격하게 금리를 내린 것을 '전략'적인 대처였다고 그는 설명했다. 상품 가격 급등세가 결국 안정화 기조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금융 위기가 실물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과감하게 나섰다는 얘기다.
다만 그는 인플레이션 전망이 여전히 "대단히 불확실"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상품 가격이 어떤 식으로 움직일지 예측하는 것이 대단히 힘들다는 점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근 유가 하락과 달러화 안정 흐름은 고무적이며, 앞으로도 계속 안정화되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버냉키는 위기에 대한 연준의 대응을 ▲ 경기 하방위험 강화에 따른 적극적인 금리인하 ▲ 다양한 담보대출 형식을 통한 금융권 유동성 공급 ▲ 금융 규제 및 감독기관으로서의 연준 역할 강화 등 세 가지 요소로 분리해 설명했다.
먼저 금리인하를 통해 금융위기의 1차 충격을 완화, 다시 경제 악화가 금융 스트레스로 전개되는 '악순환(adverse feedbakc loop, 불리한 방식의 반응고리)'을 막아야 했다는 것이다. 이른바 금융가속기 작동을 완화시키고자 했다는 것이다.
유동성 공급은 은행과 금융기관들의 디레버리지(Deleveraging)를 질서정연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었고, 마지막으로 규제 및 감독당국으로서의 연준의 역할 확대는 미래 금융불안정성의 재연을 막기 위해 새로운 교훈을 도출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설명이다.
이 마지막 요소가 이번 금융 위기의 최대 교훈, 즉 새로운 금융규제와 안정기제의 도입으로 이어질 것이며, 이를 위해 이미 상당한 부분 논의와 연구가 진척 중이라고 버냉키는 말했다.
◆ 금융인프라 강화, 연준의 감독권한 강화 제안
버냉키 의장은 이날 금융시장의 회복탄력성을 강화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은 결국 금융 인플라의 강화 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이 과정에서 연준은 의회와 여타 규제당국 그리고 민간과 협력하여 금융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다른 전략도 탐색해 나갈 것이며, 시스템 전반의 감독을 위해 자신들의 역할과 권한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금융 인프라는 단순히 '하드웨어'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면에서도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특히 안정적인 시기보다는 극단적인 위기에 이런 인프라가 굳건한 것인지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하드웨어는 정확하고 빠른 거래 실행과 청산 그리고 결제 등 물리적 요소들을 말하는 것이며, 소프트웨어는 성문법상의, 규제상의 그리고 계약체계 상의 요소들과 시장참가자들의 행위와 규칙을 지배하는 사업상의 실천을 포함하는 것을 말한다.
버냉키는 1987년 주가 대폭락 사태와 올해 베어스턴스 사태를 예로 들었다. 후자의 경우 마치 은행의 예금인출사태(Bankrun)와 같은 신용공여 기관들의 급격한 이탈이 문제가 됐는데, 베어스턴스에 대한 대출이 대부분 담보가 충분하고 보증이 된 것인데도 불구하고 유동성 고갈과 신뢰 악화로 인해 이탈할 수밖에 없었던 취약한 면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베어스턴스의 규모나 이들이 장외시장까지 걸쳐있는 거래 구조로 볼 때 연준은 이 같은 대형 금융기관이 무너질 경우 이를 질서정연하게 처리할 수 있을 정도로 시장의 인프라나 위험관리 능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베어스턴스와 거래하는 동종업체들의 금융여건도 좋지 않은 것으로 보아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인식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한편 버냉키 의장의 연설 가운데는 금융시스템 불안정성을 야기할 수 있는 한 가지 영역에 대해 소개하는 대목이 있었다.
3자간 Repo(triparty repurchase agreements)시장이 그것이다. 여기서는 단기자금을 조달하려는 금융기관이 다른 거래 상대방 기관에게 증권을 일단 매각한 뒤 나중에 환매하는 거래에 중간에 증권을 예탁하고 자금을 결제, 청산해주는 은행이 참여하는 방식이다.
최근 이 같은 3자 Repo 거래가 급격히 증가, 일일 시장규모가 무려 2.5조 달러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준은 만약 대규모 금융기관이 우려움에 직면할 경우 이것이 3자 Repo 시장을 뒤흔들어 제대로 금융시장이 작동하지 않도록 만들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버냉키 의장은 기관들이 3자 Repo 시장에 대한 의존을 줄이도록 독려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볼 때 대규모 거래기관이 파산할 경우 상황을 질서정연하게 처리할 수 있는 충분한 정도의 위기대응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