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벤 버냉키(Ben S. Bernanke) 미국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이하 연준) 의장은 반기 통화정책 증언을 위해 상원에 출석, "미국 경제가 여전히 다수의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비록 2008년 경기 전망은 이전보다 개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경기 하방 위험이 우선적인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 것이다.
그는 또 인플레이션 전망이 이례적으로 불확실한 시대에 살고 있다며,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급등이 임금과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을 지 예의 주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보증하는 모기지 양대기업의 구제 노력 와중에 실시한 이번 반기 통화정책 증언에서 연준 의장은 기대 인플레이션의 큰 상승이나 금융시장의 혼란이 신속하게 종결되지 않을 것 이라며 올해 안으로는 금리인상이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무엇보다 그는 "금융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지원하는 것을 정책 최우선 순위(top priority)에 놓고 있다"는 점을 힘주어 강조했다.
그는 "우리 금융시스템은 자본건정성이 양호하다. 다만 다수 은행이 레버리지를 축소하고 새로운 사업기회에 뛰어들기를 주저하는 등 금융기관들의 유동성이 위축되고 경제 성장에 필요한 신용 확장 능력이 줄어든다는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 "통화정책 냉동(冷凍)", "타개책 없나".. 시장 실망
이날 다수 전문가들은 버냉키 의장의 증언 기조는 최근 정책 성명서에 포함되었던 "경기 위험이 다소 줄어들고 있다"고 했던 판단에서 한 걸음 물러난, "온건한" 기조로 평가했다.
조시 샤피로(Josh Shapiro) MFR 수석 美담당 이콘은 "전체적으로 볼 때 이번 증언은 현행 통화정책 기조가 어디로든 갈 수 없이 얼어붙었음을 시사한다"고 논평했다.
그는 "높은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긴축 정책을 단행하고 싶어도 막대한 경기 하방위험이 이를 상쇄하고 있다. 이런 여건은 내년 중반까지 연방기금금리를 2% 선에서 동결할 것으로 본 우리 전망과 부합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버냉키 의장의 전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태도를 보이지 않은 것은 문제로 지적됐다. 스티븐 스탠리(Stephen Stanley) RBS그리니치캐피털의 수석 이콘은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열렸다는 눈꼽만큼의 힌트도 주지 않았다"며, "그래서 결국 단기적인 초점은 금융시장 여건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날 버냉키 의장의 증언 이후 주가와 금리 그리고 달러화 가치가 각각 하락했다. 뿌리 깊은 경기 우려가 시장참가자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됐다.
한 전문가는 이날 시장이 좋지 않게 반응한 것은 버냉키의 경기 우려가 아니라, 그가 이 난국을 어떻게 타개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나 의지를 밝히지 않은 것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로버트 브루스카(Robert Brusca) FAO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콘은 "연준은 이 상황에서 벗어나게 해 줄 계획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지 않고 있다. 이건 금융시장이 원하던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 2008년 경기·물가 전망 강화.. 내후년 중장기 전망은 고수
연준은 이번에 제출한 중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성장률 및 물가 상승율 전망치를 크게 상향 조정했다.
지난 4월에 0.3%~1.2% 수준으로 제출했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0%~1.6%로 높여잡았고,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2.8%로 여전히 낙관적인 수준을 고수했다. 2010년 성장률 전망치도 2.5%~3.0% 수준으로 변함이 없었다.
헤드라인 PCE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올해 3.8%~4.2%로 기존 3.1%~3.4%에 비해 크게 높여 잡았지만, 근원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2.2%~2.4%로 4월 전망치와 동일했다. 근원 인플레율은 2009년에는 2%~2.2%로, 2010년에는 1.8%~2.0% 수준으로 점차 완만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확실히 버냉키 의장은 물가 전망이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하다고 우려했지만, 상대적인 낙관은 유지했다. "고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압력이 다른 부문으로 전기되는 영향은 아직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달러화 가치 약세가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안기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한편 이번 전망에서 올해 실업률 예상치는 5.5%~5.7%로 4월 전망과 비교할 때 변화가 없었다. 현해 실업률은 5.5%로 급등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