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미국 블룸버그통신(Bloomberg)은 일련의 월가 경제 전문가들이 "독자적인 통화정책 구사가 불가능한 신흥경제국의 통화정책이 물가 급등 여건 속에 너무 경기부양적인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전문가들은 신흥국들이 성장과 물가 두 가지 안정 목표를 달성하기가 지극히 어렵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래도 효과적인 대응 전략이 없으면 결국 경기 경착륙을 통한 파괴적인 결과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분히 선진국 중심의 시각이면서, 또한 신흥국들의 고통없이는 이번 위기 국면이 해소될 수 없다는 비관론이 스며있는 것으로 보인다.
◆ 독자적 통화정책 부재, 위기 대응에 한계
현재 많은 신흥 국가들이 달러 페그제를 유지하고 있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버냉키가 20년 만에 가장 공세적인 완화정책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에, 페그제를 고수하는 신흥 국가들은 인플레이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한 세대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 위기라는 점을 감안할 때 지금 이들 국가의 기준금리가 지나치게 낮은 상황이란 얘기다.
JP모간체이스의 분석에 따르면 그 동안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현재 신흥국들의 평균 실질금리는 2.3%로 지난해 평균 3.7%에 비해 크게 낮아진 상황이다. 이들은 "통화정책이 긴축적인 수준이 되려면 금리가 수 %포인트는 더 올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로버드 프리어-완데스포드(Robert Prior-Wandesforde) HSBC의 이코노미스트도 신흥국 당국들이 손 놓고 기다리지 말고 "금리를 훨씬 더 큰 폭으로 올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 유력 경제컨설팅업체 글로벌 인사이트(Global Insight)의 내리먼 베라베시(Nariman Behravesh)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수석 부사장은 "신흥국들은 볼커 전 의장이 80년대 단행해던 것처럼 강력한 긴축정책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과감한 신흥국들의 긴축 정책만이 "중국, 러시아, 인도 등의 주요 신흥경제의 경기 과열 양상을 완화시킬 것이며, 또 상품 가격 급락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 볼커 스타일='경기 침체 불사'
월가 전문가들이 처방하는 볼커 스타일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경제 성장은 일단 포기하라는 주문에 가깝다.
1979년부터 1987년까지 연준 의장을 지낸 폴 볼커는 당시 미국의 살인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을 타개한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1980년 인플레이션이 15% 이상 급등하자, 볼커는 기준금리를 20%까지 인상, 이로 인해 미국 경제는 1930년대 이후 가장 깊은 침체 시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임명한 지미 카터와 뒤이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초긴축 통화정책을 지속해 1981년에 13.5%에 이르던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83년에는 3.2%로 낮췄다.
스티븐 젠(Stephen Jen) 모간스탠리 소속 이코노미스트는 "성장과 인플레이션 양쪽 모두 안정을 달성하기가 극히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자칫하면 아시아 자산시장, 증시와 통화가치 모두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신흥국들이 금리를 인플레이션 압력 보다 높게 인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면서, 예를 들어 현재 실질 금리가 제로 수준인 중국은 그 수준을 8%까지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젠은 "효과적인 전략이 부재할 경우 경기 경착률을 통한 인플레이션 완화로 귀결될 수 있다"며, "최근까지만 해도 금융 위기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보던 신흥시장의 입지가 완전히 바뀔 위기에 놓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