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는 지난 19일 국내 석유제품시장 경쟁을 촉진하고 가격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주유소 폴사인제'를 폐지키로 했다. 이에 따라 한 주유소에서 다른 정유사 기름을 팔 수 있으며 특정 상표를 건물 앞이나 주유소에 표시한 주유소라도 다수 정유사 제품을 혼합해 판매할 경우 이를 알리기만 하면 혼합유 판매도 가능하게 된다.
'폴사인제'는 주유소가 특정 정유사의 상표를 내걸고 해당 석유제품만을 판매토록 한 제도로 지난 1992년 도입됐다.
공정위는 정유사 -대리점 -주유소로 수직계열화돼 있는 석유상품 유통구조를 개선시키기 위해 오는 9월 1일부터 시행키로 결정했다.
이같은 결정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기름값을 잡아보자는 정부의 묘안(?)이다. 다만 석유제품판매상표 표시제 폐지(폴사인제)가 기름값을 낮출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업계 일각에서는 국제 시장 정제마진이 국내 마진을 초과하는 현 상황에서 정부가 유도하는 대로 국내 석유제품 가격경쟁 심화 가능성은 미미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재중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일 "다수의 정유사 제품을 판매하고자 원했으나 별도의 탱크 설치 비용이 부담스러워 시행하지 못했던 주유소들이 이번 폐지로 인해 빠른 시일 내에 혼합유 판매에 나설 것으로 보이나 그 수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정유사의 주유소 운영지원 현실(대여금 제공, 설비투자 지원, 마케팅 지원 등)을 감안할 때 특정 정유사와 거래중인 주유소 중 혼합유 판매를 즉시 시작할 주유소의 수는 제한적 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응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공정거래위의 이같은 결정으로 기름값이 내려갈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며 "각 정유사 폴사인제를 가지고 있으면 주유소 나름대로 혜택이 많은데 이것을 포기하고 얼마나 많은 주유소가 상표표시제를 없애는 쪽으로 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지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폴사인제 폐지로 기름값이 얼마나 떨어질지 모르겠지만 아마 각 주유소마다 거의 비슷한 가격에 나올 것 같다"고 분석했다.
주유소와 정유사측의 관측은 엇갈리고 있다.
정유사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반면 주유소업계는 '내린다'에 무게를 두고있다.
정유사의 한 관계자는 "과연 정유가격이 내려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표표시제 폐지시 기존 정유사들이 담당했던 저장탱크 관리 및 판매시설 비용이 고스란히 주유소가 떠맡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주유소 업계측은 기름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주유소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나 언론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상표를 떼거나 품질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지적은 단지 우려일 뿐"이라며 "정유사들의 기름 혼합은 지금도 있어왔고 정유사들의 관리 또한 적절히 이뤄지지 못해왔다"고 말했다.
주유소협회 한 관계자는 "상표표시제 고시폐지로 지난 16년간 유지돼 온 정유업계의 과점체제가 깨지고 각 주유소가 정유사 상표를 자유롭게 옮길 수 있게 되면서 정유사간 가격경쟁을 촉진시킬 것"이라며 "석유제품의 주유소 공급가격이 떨어지면 결국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