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수재들도 선망의 대상인 00의대에 농촌지역 학생이 합격했으니 정말 놀라운 일이다. 당사자 가족은 물론 온 동네 사람들이 경사로 여기는 것은 당연하다. 이 학생이 얼마나 열심히 공부를 했을까 하고 옆자리에 있는 친구에게 말을 건네자 ‘수시모집의 입시제도 덕도 보았을거야’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듣고 보니 공감이 간다.
바꾸고 또 바꿔도 혼란스러운게 입시제도이다. 어떻게든지 우선 합격하고 보자는 잘못된 행태는 ‘눈치지원, 묻지마 지원’으로 고착화 한 상태이다. 이 학생처럼 자신이 희망하는 대학, 자신의 적성에 맡는 학과에 진학하는 수험생이 몇 명이나 될까.
사실 자신의 적성과 장래 희망과는 상관없이 수능점수에 맞춰 진학하는 수험생이 아주 흔하다. 때로는 대학진학을 실력보다는 운에 맡기는 무책임한 선택도 비일비재하다. 희망하는 대학의 학과에 진학하는 것은 뒷전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신지원은 애초부터 기대할 수 없다. 여기 저기 원서를 내놓고 한 곳이라도 걸리기를 기대하는게 입시제도의 단면이다.
이런 현상은 취업시험에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포부를 펼칠 수 있는 기업을 선택한다는 것은 꿈 같은 일이다. 일자리가 워낙 부족하다 보니 우선 어느 기업이라도 합격하고 보자는 분위기가 대세이다. 자신의 희망과 적성을 따져 볼 겨를이 없다. 신입사원을 뽑는 기업이면 무조건 응시하는 ‘묻지마 지원’을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일 수 있다. 또 하나의 뒤틀어진 사회적 현상이다.
최근 공기업 최고경영자(CEO) 공모에도 ‘묻지마 지원’이 성행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자신의 전문지식과 경험에 적합한 공기업을 꼭 집어 CEO 공모에 응모하는게 아니다. 이곳 저곳에 ‘묻지마 지원’을 한다는 것이다. CEO 경쟁률이 두자리수를 기록하는 이유이다. 마치 대학입시나 신입사원 모집에 무조건 응시해 놓고 어느 한 곳이라도 건져 볼 요행을 바라는 풍토가 그대로 재연되는 양상이다.
공기업 CEO는 전문적인 지식과 풍부한 업무경험이 필수적이다. 여기에 높은 도덕성과 책임감을 요구한다. 이곳에서 탈락하면 저 곳을 기대하며 여기 저기를 기웃거리는 인사라면 공기업 CEO로서는 애초부터 자격은 함량미달이라고 보아야 한다.
얼마전 청와대는 공기업 CEO 선임과정에서 청탁이 있으면 무조건 탈락시킨다는 분명한 방침을 밝혔다. 청탁을 통해 공기업 CEO가 되겠다는 인사 못지 않게 ‘묻지마 지원’을 하는 경우에도 철저히 배제시켜야 한다.
자신의 전문지식과 능력, 경험과 상관없이 다수의 공기업 CEO에 응모한다면 올바른 처신으로 볼 수 없다. 무엇인가 뒷 배경을 동원하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간다. 공기업 CEO로 최종 낙점하기에 앞서 이곳 저곳을 기웃거린 인사는 아닌지 검증해 볼 일이다.
김남인 편집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