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Morgan Stanley)의 수석외환전략가 스티븐 젠(Stephen L. Jen)은 지난 주말 제출한 보고서("‘JPY Carry Trades’ the Undeserved Scapegoat")에서, 자신이 보기에는 글로벌 위험회피 양상에서 엔-캐리 트레이드가 차지한 역할은 대부분 과장된 것이라며, 캐리트레이드 포지션이 생각보다 크지도 않을 뿐더러 그 포지션 청산이 글로벌 증시조정의 원인이 아니라 글로벌 증시조정의 결과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단기적으로 볼 때 달러/엔과 유로/엔은 하락보다는 상승할 가능성이 열려있으며, 새로운 엔 매도 포지션이 재구축되면서 달러/엔의 경우 120엔 선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또 그는 중기적으로 ▲ 일본은행(BOJ)의 좀 더 강경한 정책 기조 ▲ 금융시장 변동성 강화 등이 예상되지만, 이런 두 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되기 전까지는 중기 달러/엔 전망인 올해 말 112엔, 내년 말 108엔 예상이 위험에 빠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일본 엔화가 구조적인 강세를 보일 것이란 시각을 견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젠은 최근 달러/엔 및 유로/엔 하락이 지속될 것인지는 회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12일 11시 29분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
◆ 엔-캐리 트레이드에 대한 몇 가지 오해
먼저 젠은 외환시장 참가자들이 아닌 다른 자산시장 투자자들이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집요하게 주목한 사실에 놀랐다며, 자신이 보기에는 엔-캐리 트레이드에 대한 일부 오해가 있는 듯 하다고 지적했다.
먼저 앞서도 지적했듯이 엔-캐리 트레이드가 최근 글로벌 증시 급락에서 주된 역할을 했다는 판단이 오해라고 설명된다.
2월말부터 3월 초 사이 5거래일 만에 미국증시 시가총액 중 3조달러가 증발했다. 그러나 와타나베 일본 재무성 국제국장의 언급에 따르면 엔-캐리 트레이드 포지션은 약 1500억달러 정도에 불과하다.
전세계 증시 시가총액이 43조달러에 달하기 때문에 엔-캐리 트레이드 포지션의 규모는 그에 비해 0.36% 정도에 불과하며, 이번 조정에서 증발된 시가총액만 해도 엔-캐리 트레이드 포지션의 20배는 된다.
더구나 호주달러나 뉴질랜드달러 그리고 인도 루피화 등 캐리 트레이드의 매수통화들이 약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글로벌 불안정성을 이끌 정도였다면 여타 통화대비로 크게 약세를 보이지 않은 점은 이상한 일이라고 젠은 지적했다.
그는 엔-캐리 트레이드를 불안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일은 중국 증시 급락을 비난하는 것만큼 나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은 지난 2주간의 조정이 과도한 레버리지와 일부 시장의 극단적 가격형성 그리고 투자자들의 쏠림양상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결국 엔-캐리 트레이드는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투자기법이기는 하지만, 국제금융시장에서 지배적인 포지션을 형성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젠은 결론 내렸다.
두 번째 오해는 일본 투자자들이 레버리지가 크고 금리에 민감한 외환관련 포지션을 대규모로 축적하고 있다는 생각과 관련된다고 그는 지적했다.
젠은 앞서 지적한 1500억달러 포지션 규모는 일본 개인투자자들이 채권형태로 해외뮤추얼펀드를 보유하고 있는 총 금액을 측정한 수치라며, 이들 포지션에 다소 레버리지가 있다고 해도(구체적인 증거는 없지만) 그 규모는 그렇게 클 수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한다. 결국 이런 일본투자자들이 해외투자는 '숏 엔'보다는 '롱 엔이 아닌' 정도로 캐리트레이드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것들이라는 얘기다.
게다가 해외증권투자 수익률은 이미 명목 금리격차인 4.75%를 넘어서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 개인투자자들의 해외투자는 경기순환적인만큼 구조적이고, 금리차만큼 자본이득 역시 중요하다고 지적된다. 따라서 이들 증권 투자에 대해 '캐리 트레이드'를 가져다 붙이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듯 하다고 젠은 지적했다.
다만 헤지펀드와 같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들어 엔화 숏포지션을 구축한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진짜 금리격차에 기초한 엔-캐리 트레이드로 부를 수 있는 것 같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 경우 IMM포지션이 이들 캐리 포지션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다.
최근 몇 주간 IMM의 순 엔매도 포지션은 11만5000~17만3000계약 수준으로 지난 10년간 평균인 3만계약에 비해 대폭 증가한 것이 사실이며, 이런 포지션의 청산이 최근 달러/엔 급락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 젠의 주장이다.
그는 이번 조정 사태의 경우 일본 개인투자들은 상당히 조용했으며, 3월 5일 일시적인 구간을 빼고 나면 일본 기관투자자들 역시 달러/엔 매수세력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단기적인 엔화 강세는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한 위험자산의 매도세에 의한 것이며, 인과는 글로벌 증시에서 외환시장으로 가는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니었다고 한다. 이 경우 일본계 펀드가 아니라 외국인 기관펀드가 주로 엔화 매수세력이었다.
세 번째 오해는 '엔-캐리 트레이드'의 용어 사용에 대한 것인데, 젠은 비록 일본의 저금리에 기초한 투기적 엔 매도 포지션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이런 포지션의 존재를 너무 광범위하게 적용하는 것은 오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네 번째 오해는 엔-캐리 트레이드 포지션이 대규모로 존재한다는, 논쟁의 여지가 없는 구체적인 증거가 있을 것이라는 환상과 관련된다고 한다.
젠은 계속해서 주장해 온 것처럼 엔-캐리 트레이드란 모호한 것이며, 이런 유형의 엔 자금의 대규모 유출에 관련된 일보 쪽의 데이트는 제대로 일치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일부 데이터는 일본 개인투자자들의 외국환 표시 투자신탁 펀드 및 우리다시(Uridash) 채권 가입률을 추적한 결과 2005년말부터 해외유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하지만, 포트폴리오의 국내외 이동에 대한 일본은행이나 재무성의 공식자료는 이런 판단과 전혀 일치되지 않고 있다고.
오히려 공식데이터는 생보사나 연기금 은행 그리고 여타 기금의 움직임까지 포함한 것인데, 2006년에는 채권자급 순유입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동유럽 등 비일본계 시민들이 모기지를 엔화 자금으로 조달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살펴본 결과 일본 외 지역에서의 엔화 대출 규모는 작은 편이고 또한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젠은 전했다. 오히려 스위스프랑 대출이 엔화 대출보다 인기가 있고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젠은 자신의 주장을 입증한 데이터도 없이 이 같은 종류의 엔-캐리 트레이드에 대해 언급하는 논평가나 투자자들을 보면 곤혹스럽다고 토로했다
◆ 명목변수가 구조적 결정변수되고 있어
캐리 트레이드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검토한 젠은 그 동안 실질 변수보다는 명목변수가 좀 더 강력한 외환시장의 결정요인이었다는 점도 놀라운 점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 물가안정목표제에 따른 정책금리에 대한 관심 집중 ▲ 중앙은행의 투명성 개선과 예측 가능성의 증대 ▲ 일본과 같은 고령화 사회에서의 구조적인 자본유출 ▲ 금융세계화에 따른 외환헤징의 중요성 증대 등으로 인해 명목변수가 구조적으로 안착되고 있다는 점이 더욱 우려된다고.
한편 젠은 글로벌 경기전망이 매우 밝고 글로벌 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한만큼, 최근 금융시장의 조정에 따라 자산시장 간의 차별화는 좀 더 개선될 것이지만 리스크 수용능력은 빠른 속도로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이는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업그레이드'할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나 다름없으며, 다른 변화가 없다면 달러/엔은 110엔 대 초반으로 추가 하락하기 보다는 120엔 선을 다시 회복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일본은행이 좀 더 공세적이고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더 증가할 때를 기다리고 있으며, 이런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엔화가 추세적인 강세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