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북한의 핵실험 이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불과 석달여 뒤에는 한은이 물가 대상지표를 종전 근원인플레이션에서 소비자물가로 바꾸기 때문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은은 23일 국회 재경위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은 국내외 여건의 변화와 그에따른 물가.경기 등 거시경제의 움직임, 금융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겠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전제조건으로 "그때그때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을 보아가면서”라는 문구를 넣었다.
한은이 지난 6월29일 국회 재경위에 제출했던 '업무현황' 보고자료에서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점진적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힌 것과 사뭇 다르다.
표현 그대로 본다면 한은이 작년 10월 이후 유지해왔던 콜금리 인상기조에서 한발짝 물러선 것은 물론 인하 가능성마저 열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10월 콜금리 목표를 동결했던 지난 12일 금통위 직후 밝힌 이성태 한은 총재의 코멘트 역시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날 이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 방향은 최근의 상황과 가까운 장래의 여건이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북핵 사태가 없었을 때와 비교하면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본다"며 "상황 진전에 따라 영향이 달라지므로 유의해서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북핵사태 영향에 따라 경제전망은 물론 통화정책 기조까지 바꿀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대해 이 총재는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판단하겠다"고 답변했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도 한은의 향후 통화정책 운영의 기본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의미있는 문구를 발견할 수 있다.
첫번째 문구에서는 "한은은 앞으로도 물가안정을 유지하면서 경기동향에 유의하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운영해나갈 방침"이라며 종래의 입장을 다시한번 확인하는데 머물렀다.
하지만 다음 문장에서는 "이러한 기조 하에서 국내외 여건의 변화 추이, 물가.경기 등 거시경제의 움직임, 금융시장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정책운영의 유연성을 ‘보다’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한은의 발언은 과연 어떤 의미를 내포하는 것일까?
이에대해 금통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콜금리를 4.50%로 인상했던 8월 금통위 이후 이성태 총재는 과거 다소 느슨했던 콜금리 수준을 상당히 정상화시켰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통화정책은 기본적으로 물가안정에 초점을 맞춰 운영하되 단기적으로는 경기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당초 예상대로 경제가 성장경로를 밟을지, 북핵 등으로 인한 심리적 위축 등으로 경기가 나빠질지에 따라 향후 통화정책 운용도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당장 통화정책을 긴축기조로 변경하는 등 정책운영 방향을 바꾸겠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성태 총재는 지난 8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은 상당기간 동안은 방향성을 가져야 한다. 여러 경제움직임들이 그런 방향성에 대해서 재검토를 할 수 있는 여건으로 전개됐다"며 "앞으로 금통위가 통화정책을 결정함에 있어 지난해 10월 이후 네차례에 걸친 콜금리 인상시와는 환경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그동안 통화정책 방향은 중기적인 관점에서의 우리나라 성장이나 물가상승률과 콜금리 목표간에 괴리를 좁히는 노력이 상당히 진정됐다고 판단한다"며 ""앞으로 통화정책 방향은 '조금더' 유연하게 경기나 물가나 여기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관찰하면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은은 미국 등 주요국의 정책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일각에서 미국 등 주요국의 정책금리 인상으로 세계경제 신장세가 둔화되고 내외금리차 축소로 인한 자본유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은은 “주요국의 정책금리가 경기를 둔화시키는 긴축수준으로까지 인상되지는 않을 전망”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내외금리차에 직접 영향을 받는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자규모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