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체결 전에 법 고쳐 통신산업 보호를”-- 심상정 의원 “한미FTA 중단하고 한국판 Exon-Florio법 제정해야” ※ 한미FTA협상에서 미국이 한국 통신시장을 더 개방할 것을 요구하는 것과 관련 통신시장 추가 개방에 반대하고 한미FTA협정 체결 이전에 외국자본의 폐해로부터 국내 통신산업을 보호할 수 있는 법 개정을 촉구하는 정부용역보고서가 공개돼 주목된다. 민주노동당 한미FTA특위 위원장이자 국회 한미FTA특위 위원인 심상정 의원은 국민경제자문회의가 한국산업연구원에 의뢰한 연구용역 보고서 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통신시장을 더 개방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대해 “오히려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였을 때 우리나라의 시장개방은 더 많이 이루어졌다” “유무선 분야 제1사업자의 국적성이 상실될 수 있는 수준의 시장개방은 세계 어느 국가도 하고 있지 않다” “미국은 외국인 직접투자를 20%로 제한하고 있고, 대부분의 WTO 주요 회원국은 우리나라의 직접투자 제한인 49% 보다 더 강력한 외국인 지분제한을 유지하고 있다”며 미국의 요구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보고서는 “미국은 직접투자 20% 제한 외에도 통신시장 규제를 담당하는 기구인 FCC의 공익성 심사와 대통령의 권한으로 외국인 투자를 검열, 중단할 수 있는 Exon-Florio법 등 외국자본의 폐해로부터 통신산업을 보호하고 있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지분제한 49%라는 총량적 제한 이외에 외국인 투자견제 장치가 없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결론적으로 현 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미국 등 다른 국가들처럼 외국자본의 폐해로부터 통신산업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결론짓고, 이와 관련한 “국내법제도의 변경은 개방 이전에 미리 구축해야 되는 것”이라며 한미FTA협정 체결 이전에 외국자본의 폐해로부터 통신산업을 보호할 수 있는 국내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심상정의원은 이와 관련해 “정부가 국내법 개정 등 예상되는 피해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지도 않고 한미FTA협상을 졸속으로 서둘러 강행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 정부용역 보고서에서도 확인되고 있다”며, “정부는 한미FTA협상을 중단해야 하며 국회도 통신산업 보호 대책을 하루빨리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심상정 의원은 지난 4월 10일 외국 투기세력에 의해 국가의 안보와 경제질서가 위협당할 경우 해당 외국인 투자에 대해서는 산자부장관이 시정․중지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외국환거래법 개정안’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미국의 Exon-Florio 법을 참조해서 ‘한국판 Exon-Florio법’을 만들자는 취지인 것이다. 한편 이 보고서는 “한미FTA협상에서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통신분야 외국인 지분제한 49%를 51%로 완화할 경우 외국인 투자 증가 효과는 극히 미미한 반면 ▷ 국가 기간통신망의 국적성 상실 ▷ 국가중요정보 해외 유출과 안보위협 ▷ 단기 수익성 추구에 따른 소비자 피해 ▷ IT상품, 소프트웨어, 각종 서비스 등 관련산업의 전반적인 경쟁력 저하 등 광범위한 피해가 올 것”이라고 밝히고 지분제한 49%를 고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심의원은 “미국의 지분제한 완화 요구가 부당함을 지적한 보고서 취지에는 적극 동의하나, 통신서비스 시장과 관련하여 한미 FTA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의제가 외국인 지분제한만이 아니라 사업자의 기술 선택에 대한 정부 관여 금지, 지배적 사업자의 의무 조정, 지배적 사업자 의무 조항 범주에서 무선사업자 제외, 국내 통신망에 대한 공평한 접근 및 이용의 보장 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보고서에서는 외국인 지분제한만 다루어고 있다”며 관련 의제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음은 관련 보고서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1) 연구제목: “한미 FTA 통신서비스 개방 영향분석”(이하 ‘보고서’) (2) 연구 요약(보고서에서 발췌 요약. 밑줄은 인용자) ○ “WTO 양허안에 기간사업자에 대해 외국인 직접투자(의결권주)제한 49%과 간접투자 제한 15%를 기재하고 있다. 부가서비스 시장은 이미 외국인에게 100% 개방을 한 상태이다.” ○ “99년부터는 외국인의 대주주 자격 취득도 허용되었다.” ○ “2002년 6월에는 외국정부나 외국인이 최대주주가 아닌 국내법인에 한하여 외국인 지분참여 비율의 한도를 50%에서 80%로 확대하여 국내법인의 외국인 의제 범위를 축소함으로써 기간통신서비스분야에 대한 외국인 지분 참여의 간접적 통로에 대한 제한도 완화하였다.” ○ 안정적 외자 확보 - “통신부문에서의 외국인 투자는 상품쪽에 치중되어 있으며, 서비스부문의 투자는 미미한 편이다.” “외국인 지분제한 완화는 자본조달 창구의 확대를 의미” ○ 선진 경영기법 및 기술 도입으로 경쟁활성화 - “국내에 설립된 자회사에 직접적으로 기술을 제공하거나 자본재 및 설비의 도입을 통해 이들 재화에 체화된 ... 기술이전효과”와 “연구활동이나 기술 연수프로그램 등을 통하여 인적자본에 체화된 형태로의 기술이전”이 가능함 -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사회 진출 및 기타 여러 가지 방법으로 경영진에 대한 견제를 강화할 수 있으며, 기존 경영진은 경영의 투명성, 효율성 및 선진화를 추구해야 하는 압력을 받게 된다.” - “기존의 국내 통신사업자 위주의 경쟁구도가 깨지면서 더 치열한 경쟁상황으로 이어질 것이다.” ○ 예상 외국인 투자 규모 (외국인 지분제한 49% -> 51% 증가 효과) - “2005년 6월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기간통신사업자중 외국인 지분이 49%에 이르는 기업은 KT, SKT, 하나로텔레콤등 3개 사업자 뿐이다. 그 이외의 주요 기간통신사업자라 할 수 있는 KTF, 데이콤, LGT의 경우는 모두 외국인 지분이 30% 미만이다.” “외국인 지분제한 한도를 33%에서 49%로 확대한 1999년 이후부터 여직 한번도 외국인 지분한도 49%가 채워진 경우가 없다.” - “외국인 지분허용율이 51%로 증가될 경우, 외국인 지분이 51%로 증가할 기업은 이들 3개 기업으로 예상된다.” “위 시나리오에 의한 통신사업자에 대한 외국인 주식 투자의 증가액은 최소 5,000억원에서 최대 6,000억원으로 추정된다 ('05년 상반기 주가기준)” - “본 절에서 언급하고 있는 5000~6000억은 국내증시로의 순투자로 보기 어려운 면이 있다는 점이다. 일단, 외국인 지분허용율의 상향조정으로 인해 다른 기업으로의 투자가 통신부문으로 전이된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외국인 투자가 조세회피지역의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 그 자금의 국적을 추적하기가 불가능하다.” ○ 외국인 투자의 순기능 미비 - “추가적 외자도입의 혜택을 받을 국내 기간통신사업자는 SKT, KT, 그리고 하나로텔레콤 3개사 뿐” - “외국인지분제한 완화여부와 상관없이 추가적 외국인 투자가 유입될 확률이 극히 미미” - “3개사의 외국인 지분율 증가도 신규투자의 유입이라기보다는 국내에 유입된 외국자본의 포트폴리오 조정에 의한 것이 될 가능성이 크므로 외국인 투자 촉진 효과는 별로 없을 것으로 예상” - “현재의 외국인 지분제한 체제에서도 외국주주는 지배적 주주로서 활동하며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나로텔레콤의 경우 이미 AIG-Newbridge-TVG 콘소시엄이 39% 지분을 보유하여 최대주주로 경영권 행사를 하고 있다.” - “유무선 분야 제1사업자의 국적성이 상실될 수 있는 수준의 시장개방은 세계 그 어느 국가도 하고 있지 않다.” ○ 단기수익성 추구의 폐해 - “외국인의 국내통신사업자에 대한 투자가 경영권 견제 등 경영효율화를 이끌어낸다는 일반적 주장과 달리 국내 언론은 단기 수익을 요구하는 외국인 주주들의 주장에 민간통신업체들의 경영이 영향을 받으면서 리스크가 큰 투자사업을 회피하고 있다고 보도” - “최근 하나로 텔레콤은 정부가 IT839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해온 Wibro 사업에의 참여를 포기” - “업계는 하나로텔레콤이 구조조정을 목표로 적게는 500, 많으면 1000명 정도의 대규모 해고를 추진 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으며, 이밖에도 외국인 주주들의 입김에 따라 하나로의 M&A나 자산의 분리매각 등을 통하여 투자회수를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 “외국자본이 기간통신사업체를 장악할 경우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추구하기에, 통신서비스산업의 특성상 필요 되는 지속적 망 투자를 회피할 확률이 매우 높다.” ○ 안보 위협 문제 등 통신의 특수성 - “외국인 지배주주일 경우 보안 및 통제력 약화문제가 생길 수 있다. 더구나 기간통신사업자가 보유한 개인정보, 기업정보들은 국가가 보호해야 할 대상인데 외국자본이 국내 기간통신사업자를 지배할 경우 중요한 국가정보의 해외유출 우려가 있다.” - “통신은 다른 산업과 달리 네트워크 산업이다. 통신네트워크는 통신서비스, IT 상품과 연계된 가치사슬을 형성하고 있으며, 또한 다른 산업과의 연관효과가 막강하다.” “따라서 네트워크의 투자 및 운영은 타 산업으로의 파급 효과 등 국민경제 전체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 기간사업자에 대한 일률적인 외국인 지분제한 문제 - “우리나라는 34개 기간통신사업자 모두에게 외국인 지분제한 49%를 걸어놓고 있다. 이런 일률적 제한은 개방의 역행이며 주요 사업자에게만 지분제한을 설정하고 나머지 사업자들은 개방해도 무방하다는 의견이 있다.” - “대부분의 국가들은 기간통신사업자에 대해 일률적으로 최대 49% 또는 그 이하로 외국인 지분을 제한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외국인 지분제한 49%를 두고 있는 나라는 멕시코, 폴란드, 중국, 싱가폴이며, 49%보다 더 엄격한 제한을 두는 국가는 캐나다(20%), 포르투갈(25%), 말레이시아(30%), 태국(20%), 터키(20%) 등이 있다. 외국인 지분제한이 없는 나라는 영국, 노르웨이, 스위스 정도 이며, 이중 정부지분이 전혀 없는 나라는 영국이다. 미국의 경우 유선시장 개방, 무선시장 20% 제한이 있고, 정부지분은 없다.” - “우리나라처럼 정부가 통신사업자에 대해 지분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국가 중에서 일부 사업자만 지분제한을 하는 나라는 없다.” ○ 통신사업자 지배구조 문제 - “대부분의 국가는 통신사업자에 대한 직접투자를 구조적으로 막고 있으며, 이는 지주회사를 통해 달성되고 있다. 부연 설명을 하자면, 실제 사업을 하는 통신사업자는 지주회사 체제에 편입되어 있는데, 이 자회사는 주식시장에 상장이 안 되어 있으므로 통신사업자에 대한 투자는 지주회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 “SBC(검토자주-미국 유선분야의 제1사업자)의 경우만 보더라도 지주회사의 자본규모가 거대하여 기관투자가들이 7% 미만으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실정” - “통신사업자가 지주회사체제로 되어있는 경우를 일본, 캐나다, 영국, 싱가포르 등 주요 선진국에서 쉽게 발견된다.” - “미국의 통신사업자들은 SBC의 경우에서 보듯이 유무선 복합사업체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구도하에서 외국인의 미국 유선사업자에 대한 경영권행사가 가능할 정도의 투자는 사실 유무선 회사를 다 거느리고 있는 지주회사를 인수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 이들 통신지주회사들의 주가총액을 고려할 경우 그 인수 자금규모는 천문학적인 숫자이다. 따라서 100% 개방이 되었다는 유선시장에서 조차도 실질적인 외국인 투자는 구조적으로 어렵게 되어 있다.” ○ 외국인 투자에 대한 규제 문제 - “미통신법 310(b)(3)조에 의하면 무선사업자에 대한 외국인의 직접투자는 20%로 한정하고 있다. 그런데 동 20% 투자도 비통제지분(무의결권주 같은 경영권 행사가 불가능한 주식)만 가능하며, 통제권을 갖는 지분 보유는 금지되고 있다. 동법 310(b)(4)조에 의하면 간접투자는 25%까지 허용하고 있는데, 간접투자란 미국서 설립된 지주회사를 통한 투자만을 의미한다. 이러한 지주회사를 통한 투자는 이론적으로 100%까자 가능하다고 미 FCC(검토자주 - 통신 시장 규제를 담당하는 기구)는 밝히고 있는데, 25% 초과되는 외국인 투자는 FCC의 공익성 심사 제도를 통과해야 허락된다.” - “Exon-florio 조항을 국가안보, 공공질서에 악영향이 있을 시 업종에 관계없이 대통령령으로 투자를 규제할 수 있다. 최근의 예로 동 조항에 의해 홍콩계 통신자본인 Hutchison Whampoa의 Global Crossing사(미국의 fiber optic network회사, 2002년 파산) 인수가 무산된 적이 있다.” ○ 그 외 고려사항 - Golden Share 제도 도입: “이미 민영화 과정에서 골든쉐어를 보유할 기회를 놓친 상황에서 도입을 하려 하면 통신사업자, 외국투자자 등의 다양한 이해집단의 반발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골든쉐어 제도를 만들 경우 동 주식을 누가 보유할 것인지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 KT의 외국인 대주주 금지조항 폐기: “우리나라의 기업지배구조의 특성상, 비록 지분율이 낮더라도 대주주인 경우 기업의 경영권을 행사하는 사례가 많다. 세계적으로 거대기업인 통신기업의 특성상 최대주주의 지분보유율이 20% 미만으로도 경영권 행사가 충분히 가능하다. KT의 국내 정보통신산업 및 국가경영에 미치는 영향력에 비추어 외국인 대주주를 허용하는 경우 유선분야 제1사업자이자 국가 필수기간망의 운영자인 KT의 경영권을 외국인이 행사한다는 부작용이 우려된다.” ○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였을 때 우리나라의 시장개방은 더 많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 “미국의 주장을 수용하여 외국인의 투자제한을 49%에서 51%로 완화하더라도 우리나라의 대표적 통신사업자에게 추가적으로 유입되는 외국자본의 규모는 5,000억원에서 6,000억 원 정도로 추정되며, 이도 순유입으로 보기 어렵다.” ○ “미국 등 다른 국가들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통신사업자에 대한 총량적 규제방법외에 통신시장의 구조 및 통신사업자들의 지배구조 그 자체로 외국자본의 폐해로부터 보호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 “WTO상 양허와의 조화 문제부터 시작하여 통신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국내법제도의 변경 및 제정 등, 고려해야 할 부분이 한두 개가 아니며 단시일 내에 구축되기 힘들 것이라고 판단된다. 다구나 국내법제도의 변경은 개방 이전에 미리 구축해야 되는 것이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이해조정 및 국민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 “당면한 한미 FTA 통신서비스협상에서는 기존의 외국인 지분제한 49%를 고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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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업무보고 논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청와대 영빈관에서 5일 열린 외교·안보 분야 정부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과 업무보고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의 발언 중에는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있는가 하면 사실 관계에 맞지 않은 설명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상주의적 희망에 근거한 비현실적 구상'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그동안 정 장관의 대북 정책 관련 발언이 물의를 빚은 적은 여러 번 있지만 대통령과 유관 부처 장관이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장관의 무리한 대북 접근법과 월권을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2026.07.23
◆통일부 장관 권한 넘어선 주장
정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정부 2년차 핵심 과제로 상호 존중·평화적 갈등 해결·핵 없는 한반도 등 3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면서 주적 용어 대체를 주장했다. 지난 25년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구도는 이미 무너졌다고도 했다. 또 "현 시점에서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는 데 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또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논의에 착수하겠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견인과 함께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구상에 대부분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존 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는 "표현에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몰아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에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결론적으로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언급한 '4자 회담'에 대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라 하더라도 그건 아직 조율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여러분들께서 디스카운트해 주시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조 장관은 "그것은 외교부의 몫"이라며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잘랐다.
정 장관이 이날 소개한 대북 구상과 설명은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특히 주적 표현 대체와 국호 사용, 9·19 군사합의 복원, 4자회담 추진 등은 통일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여기 업무보고에 발표했다고 승인난 건 아니다"라고 재차 확인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정 장관의 발언 내용은 대부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 아닌 정 장관의 개인적 생각에 가깝다"며 "안보 관련 부처 장관이 정부의 공식 정책이 아닌 사안을 추진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하고 대통령의 면전에서 '국군통수권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 외교 국방 등 외교 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8.05
◆시대착오적 접근, 대북 인식 오류
더욱 문제인 것은 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이 현 시점에서 이미 참고가 될 수 없는 과거의 경험 또는 사실과 다른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이 주장하는 구상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전략과 한반도 및 국제 정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장관이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법을 호도하고 있다. 북핵 위기 발발 이후 지금까지 모든 핵 협상에서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에 선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한·미가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는 핵시설 동결과 중유 제공의 교환이었다. 2005년 9.19 공동성명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모든 단계에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적용됐다.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한 전직 관료는 "모든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한·미가 제공하는 상응조치를 어떻게 정교하게 배열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정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한·미가 북한에 먼저 핵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정책을 고수해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지난 25년간의 CVID 구도가 무너졌다"고 말한 것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어떤 명칭을 붙이든 핵을 제거한 뒤 이를 검증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는 것은 비핵화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기본적 절차"라며 "CVID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검증도 하지 않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도록 합의하자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 사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05 gdlee@newspim.com
◆안보 리스크 키우는 통일부 장관
정 장관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와 외교부를 제치고 통일부가 북한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단독 질주를 거듭해왔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변형한 '평화적 두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무시했다. 외교부가 미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는 주권의 영역이며 동맹국과 협의의 주체는 통일부"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파탄 원인이었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국제정세를 감안하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에만 초점을 맞춘 비현실적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정부 내 조율도 거치지 않고 독자 대북제재인 5·24 조치를 해제하고 9·19 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평안북도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은 이 발언을 계기로 한국과 대북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이 조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이처럼 정부의 공식 결정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부 정책인 것처럼 주장하며 좌충우돌하는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 문제에서 조기에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조급증과 자신의 존재감 과시 욕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였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것을 들어 "정 장관이 아직도 이 대통령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한·미 관계와 북한 문제를 오래 다뤘던 전직 관료 출신의 한 전문가는 "정 장관 취임 후 지금까지의 언행은 잘못된 현실 인식에 따른 독단과 앞서 가기, 월권 등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통일부 장관이라는 중요한 직책에 있으면서 스스로 안보 리스크를 키우는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opento@newspim.com
2026-08-0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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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경상수지 최대 흑자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호조로 월간 상품수출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한 것은 상품수지다. 6월 상품수지는 478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를 다시 썼다. 국제수지 기준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5% 증가하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38.6%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6.9% 급증했고 컴퓨터·주변기기(SSD)는 282.7% 증가했다. IT 품목 수출은 160.4% 늘었으며 비IT 품목도 ▲석유제품(47.5%)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승용차(6.1%) 등을 중심으로 18.6%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원자재(30.5%) ▲자본재(35.3%) ▲소비재(16.4%)가 모두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10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외국인 입국자 증가와 유류할증료 인상 등에 따른 출국자 감소로 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월 흑자에서 4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21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배당수입이 늘어난 데다 전월 분기배당에 따른 기저효과로 배당지급이 줄면서 25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6월 중 467억1000만달러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올해 3월(369억9000만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실현 매도 등의 영향으로 316억1000만달러 감소하며 전월(-310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도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줄어든 5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eoyn2@newspim.com
2026-08-06 08: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