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NewsPim] 다음은 윌리엄 풀(William Poole) 세인트 루이스 연방은행 총재가 2005년 10월 4일 시애틀 소재 워싱턴대학에서 행한 "美 연준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주제로 한 강연 내용을 자세히 정리한 것입니다. 글의 분량을 감안하여 ①, ②로 나누어 게재했습니다.윌리엄 풀 총재는 금리선물 시장 및 일반 금융시장의 행태와 연준의 정책 공개방식의 변화 사이의 관계를 통해 연준과 금융시장의 새로운 경제 정부에 대한 해석 상에 '동조화'가 이루어짐으로써 경제적 효율성이 증대하고, 이를 통해 경제적 안정성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평가※ 출처: How Predictable Is Fed Policy? ,William Poole, President, Federal Reserve Bank of St. Louis, University of Washington, Seattle, Oct. 4, 2005 인터넷 주소: http://www.stlouisfed.org/news/speeches/2005/10_04_05.htm* * *미국 재무부(Treasury)와 연준(Federal Reserve)은 고도로 신뢰있는 통화 시스템을 만들어냈으며, 우리 모두는 완벽하게 예측 가능한 화폐제도 하에 있다.역사적으로 볼 때, 미국 화폐시스템의 가장 예측 불가능한 측면은 바로 통화정책에 있었다. 통화정책의 실패는 1930년대 대공황과, 1960년대 및 70년대 인플레이션 사태를 이끌어 내는 등, 정책에 대한 예측불가능성은 대단히 높은 비용을 발생시켰다.인플레이션 사태는 저 유명한 저축대부조합(Saving and Loan Association)의 파산으로 이어졌는데, 여기서 문제는 장기 모기지 대출을 낮은 인플레이션 기대수준에 근거해서 실행한 점에 있었다. 1965년 이후 인플레율이 계속 높아지면서 고정금리인 장기 모기지 대출은 막대한 손실을 유발했던 것이다.이후에도 인플레이션 기대수준이 내재화되면서 엄청나게 높아진 대출금리 때문에 1980년 초반 인플레이션 압력의 예기치 않은 하락 이전까지는 돈을 빌려 땅을 사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태도로 간주되기도 했다.사실 인플레이션을 예측 가능하게 된 것은 바로 예측 가능한 통화정책의 가장 명백한, 그리고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경제적 의사결정은 직간접적으로 통화정책에 대한 예측 가능성에 의존하고 있다. 통화정책 결정은 어떤 가족이 어디에 살고 어떤 일을 할 것인지 결정을 내리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기업들의 채용이나 설비 투자 역시 통화정책과 그것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좋든 나쁘든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여러분은 금융 매체나 TV뉴스를 통해 금융시장이 얼마나 연준의 결정에 강력한 관심을 표명하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금융시장의 행태는 통화정책의 예측 가능성에 대해 상당히 정확하게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린스펀 시대의 FOMC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진화1989년 이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정책 결정에 대한 투명성을 개선하기위해 다양한 실천을 도입했다. 투명성의 개선은 연준의 정치적 책임성을 개선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경제적으로도 투명성은 시장이 연준의 정책을 이해하고 따라서 정책적 조정을 좀 더 성공적으로 예측하는데 있어 필수적이다.연준의 정책은 FOMC의 금리 목표수준, 즉 연방기금금리의 결정을 통해 실행된다. 연방기금 금리는 은행간 오버나잇(overnight; one-day) 대출금리를 말하며, 여타 시중금리의 토대 혹은 기준이 된다.다음은 FOMC의 투명성 개선을 위한 변화지점을 요약한 것들이다.● 1989년 8월: 연방기금금리의 단위 변화 폭을 25bp로 제한. 이전까지는 단위변화가 들쑥날쑥해 연준의 의도에 대한 시장의 불확실성 창출● 1994년 2월: FOMC가 공식적으로 정책결정에 대해 설명하는 성명서를 제출하기시작. 이전까지는 이런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시장이 연준의 정책결정 자체에 대한 판단에 있어 불확실성 확대.● 1997년 8월: 정책결정이 연방기금금리 목표수준에 따라 형성된다는 사실을 공식 인정. 시장은 연방기금금리를 정책 목표로 받아들이면서 관련된 쟁점이 이후부터 소멸. ● 1997년 8월: 연방기금금리의 수량적인 목표가 뉴욕연방준비은행 산하 공개시장조작 거래 데스크에 대한 지령(Directive)에 포함. 이전까지는 연준이 정책에 대한논의를 자금시장에서의 "지준 포지션에 대한 압력의 수위"를 가지고 진행. 따라서 명백한 수량적 목표를 설정하면서 이 논의에서의 모호성이 제거됨● 1999년 5월: FOMC 이후 제출되는 성명서에 금리전망 및 통화정책 "기조(bias)"가 포함되기 시작. 이 기조는 위원회가 앞으로 금리를 올리거나 내리는 어느 방향으로 기울어 있으나 아직은 실제로 그러한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는 상황을 지시.● 1999년 12월: FOMC 성명서 내에 정책 기조(policy bias)란 단어가 "리스크 균형(balance of risks)"이란 용어로 대체. 이는 성명서의 지평을 확장하고 경제 전망에 대한 요약된 견해를 제공하고자하는 연준의 노력에 따른 것● 2002년 1월: FOMC의 지령에 대한 투표 혹은 반대의원의 이름이 있을 경우 성명서에 포함하기로 함. 이전까지는 이런 정보에 대해서 6~8주 이후 의사록이 공개될 때까지는 시장이 알 수 없었음● 2003년 8월: FOMC는 성명서에 "향후 전망에 관련된(forward-looking)" 문구를 도입. 이런 문구는 다음 번 회의 혹은 그 이후까지 연방기금 금리가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시사.● 2005년 1월: FOMC 의사록을 예전보다 빨리, 3주 후에(그리고 다음 FOMC 회의 이전에) 공개하기로 결정이상과 같은 변화는 통화정책 결정에 대해 오랫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비밀을 드러내여 정책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책임성을 고취하며 시장 참가자들에게 정책의 향후 전망에 대해 좀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이러한 정책 투명성이 특히 1994년 이후 금융시장의 행태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 많은 연구결과가 제출된 바 있으며, 여기서는 이미 발견된 사실과 최근 2년 안에 정책 혁신에 따라 새롭게 발견된 시장의 행태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시장은 FOMC와 '동조화(In Sync)' 되었나?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시장이 FOMC와 '동조화'되는 것이 지니는 중요성에 대해 지적해왔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의 반응을 평가해 보면, 앞에서 제시한 투명성의 개선 흐름에 따라 시장 참가자들은 갈수록 FOMC의 정책결정에 대해 정확히 예측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시장과 연준이 제출되는 거시지표 결과를 동일한 방식으로 해석할수록 경제가 좀 더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일 연준과 시장이 새로운 정보에 대한 정책 함의에 대해 동일한 견해를 취한다면, 시장은 연준의 정책 변화를 정확하게 에측할 수 있게 될 것이다.이런 분석은 FOMC 성명서에서 "향후 정책 전망" 관련 문구가 도입되기 이전부터 제기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구가 시장의 FOMC 정책결정에 대한 예상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질문해 볼 필요가 있다.아래 그림들은 대규모 데이터를 다루기 때문에 다소 복잡하기는 하지만, 차근차근 살펴보면 그 의미가 분명하게 드러난다.먼저 논의를 진행하기 위한 배경을 간단히 살펴보자. 연방기금금리 선물은 매일 재료의 변화에 따라 매 분마다 상하로 변동하는데, 이에 따라 연준은 매일 거래되는 금리수준에서 가장 많이 거래가 발생한 수준인 "실효(effective)" 금리를 공표하게 된다. 또한 시카고선물거래소에서 연방기금금리 선물이 계속 거래되고 있다. 만기가 도래한 선물계약은 매월 말 해당 월의 평균 실효 연방금리에 기초하여 청산되며, 따라서 이러한 연방금리 선물시장은 FOMC의 정책금리 결정에 대해 직접 내기를 걸고 있는 셈이다.지금 내가 연설하고 있는 이 시점에도 2005년 10월물 선물계약이 거래되는 중이며, 이 거래는 이전에 나온 알려진 정보에다 앞으로 남은 기간 연방기금 금리가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에 대한 기대를 더하여 이루어진다. 물론 11월 선물도 거래되고 있고 심지어 1년 혹은 그 이상의 선물계약도 거래되지만, 실제로 5개월 이상 선물의 경우 불확실성 때문에 거래가 뜸한 편이다. 거래가 드문 장기물의 경우 따라서 향후 연방기금 금리의 변화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여기서는 1개월 선물과 4개월 선물 계약을 가지고 논의를 진행하고자 한다.먼저 그림 1을 보자. 여기서 선물거래가 개시된 시점은 1988년 10월이다. 이 그림을 보면 연방기금금리 선뭉의 1개월물의 일일 금리가 FOMC 직적 및 직후에 보인 변화 나타난다. 상하 5bp 회색 점선으로 그려진 부분은 별다른 중요성이 없는 '노이즈(noise)' 구간이다.
그림 1에서 사각형으로 찍혀 있는 점들은 FOMC가 연방기금 금리를 25bp 변경한 날이다. 예를 들어 왼쪽 끝 빨간 사각형은 FOMC 당일 1개월 선물 금리가 0.12%, 12bp 변화했음을 보여준다. 결국 이는 시장이 FOMC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절반 정도만 예측한 셈이다. 그림의 오른 쪽 끝으로 이동해 나갈수록 이 사각형들이 회색구간 내로 하락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결국 FOMC 회의 때마다 대부분 시장이 정책 변화를 제대로 예측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주의할 것은 이 자료들이 바로 FOMC가 있던 날의 거래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일주일 혹은 한달 전 시장은 이렇게 예측을 잘 할 수가 없다. 한편 그림 1에서 빨간 삼각형 점들은 FOMC가 금리를 50bp 변경했을 때의 변화를 보여준다. 다이아몬드 형태로 찍혀있는 1994년 11월 15일은 유일하게 금리를 75bp 인상한 경우다. 빨간 삼각형을 자세히 보면 시장이 이러한 정책변화를 상당히 잘 예측했음을 알 수 있다. 가장 큰 오류는 2002년의 경우로 시장은 금리가 50bp 인하될 것을 모르고 25bp인하될 것으로 기대했다.전반적으로 볼 때 1994년 이후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의 정책변화를 잘 예측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그림 1에서 녹색점들은 연준이 정규 회의 사이에 정책결정을 내린 경우를 나타낸다. 여기서도 사각형은 25bp 변화를, 삼각형은 50bp 변화 시기를 나타내는데, 이런 결정이 미리 알려지지 않기 때문에 시장이 정책변화를 잘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그리 놀라울 것이 없다. 실제로 그러한 급작스러운 정책결정은 시장에 '충격(surprise)'을 주기 위해 이루어진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계속)[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정동영 업무보고 논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청와대 영빈관에서 5일 열린 외교·안보 분야 정부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과 업무보고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의 발언 중에는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있는가 하면 사실 관계에 맞지 않은 설명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상주의적 희망에 근거한 비현실적 구상'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그동안 정 장관의 대북 정책 관련 발언이 물의를 빚은 적은 여러 번 있지만 대통령과 유관 부처 장관이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장관의 무리한 대북 접근법과 월권을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2026.07.23
◆통일부 장관 권한 넘어선 주장
정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정부 2년차 핵심 과제로 상호 존중·평화적 갈등 해결·핵 없는 한반도 등 3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면서 주적 용어 대체를 주장했다. 지난 25년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구도는 이미 무너졌다고도 했다. 또 "현 시점에서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는 데 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또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논의에 착수하겠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견인과 함께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구상에 대부분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존 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는 "표현에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몰아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에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결론적으로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언급한 '4자 회담'에 대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라 하더라도 그건 아직 조율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여러분들께서 디스카운트해 주시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조 장관은 "그것은 외교부의 몫"이라며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잘랐다.
정 장관이 이날 소개한 대북 구상과 설명은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특히 주적 표현 대체와 국호 사용, 9·19 군사합의 복원, 4자회담 추진 등은 통일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여기 업무보고에 발표했다고 승인난 건 아니다"라고 재차 확인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정 장관의 발언 내용은 대부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 아닌 정 장관의 개인적 생각에 가깝다"며 "안보 관련 부처 장관이 정부의 공식 정책이 아닌 사안을 추진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하고 대통령의 면전에서 '국군통수권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 외교 국방 등 외교 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8.05
◆시대착오적 접근, 대북 인식 오류
더욱 문제인 것은 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이 현 시점에서 이미 참고가 될 수 없는 과거의 경험 또는 사실과 다른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이 주장하는 구상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전략과 한반도 및 국제 정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장관이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법을 호도하고 있다. 북핵 위기 발발 이후 지금까지 모든 핵 협상에서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에 선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한·미가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는 핵시설 동결과 중유 제공의 교환이었다. 2005년 9.19 공동성명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모든 단계에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적용됐다.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한 전직 관료는 "모든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한·미가 제공하는 상응조치를 어떻게 정교하게 배열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정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한·미가 북한에 먼저 핵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정책을 고수해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지난 25년간의 CVID 구도가 무너졌다"고 말한 것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어떤 명칭을 붙이든 핵을 제거한 뒤 이를 검증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는 것은 비핵화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기본적 절차"라며 "CVID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검증도 하지 않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도록 합의하자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 사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05 gdlee@newspim.com
◆안보 리스크 키우는 통일부 장관
정 장관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와 외교부를 제치고 통일부가 북한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단독 질주를 거듭해왔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변형한 '평화적 두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무시했다. 외교부가 미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는 주권의 영역이며 동맹국과 협의의 주체는 통일부"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파탄 원인이었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국제정세를 감안하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에만 초점을 맞춘 비현실적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정부 내 조율도 거치지 않고 독자 대북제재인 5·24 조치를 해제하고 9·19 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평안북도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은 이 발언을 계기로 한국과 대북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이 조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이처럼 정부의 공식 결정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부 정책인 것처럼 주장하며 좌충우돌하는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 문제에서 조기에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조급증과 자신의 존재감 과시 욕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였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것을 들어 "정 장관이 아직도 이 대통령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한·미 관계와 북한 문제를 오래 다뤘던 전직 관료 출신의 한 전문가는 "정 장관 취임 후 지금까지의 언행은 잘못된 현실 인식에 따른 독단과 앞서 가기, 월권 등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통일부 장관이라는 중요한 직책에 있으면서 스스로 안보 리스크를 키우는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opento@newspim.com
2026-08-06 06:10
사진
6월 경상수지 최대 흑자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호조로 월간 상품수출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한 것은 상품수지다. 6월 상품수지는 478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를 다시 썼다. 국제수지 기준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5% 증가하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38.6%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6.9% 급증했고 컴퓨터·주변기기(SSD)는 282.7% 증가했다. IT 품목 수출은 160.4% 늘었으며 비IT 품목도 ▲석유제품(47.5%)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승용차(6.1%) 등을 중심으로 18.6%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원자재(30.5%) ▲자본재(35.3%) ▲소비재(16.4%)가 모두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10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외국인 입국자 증가와 유류할증료 인상 등에 따른 출국자 감소로 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월 흑자에서 4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21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배당수입이 늘어난 데다 전월 분기배당에 따른 기저효과로 배당지급이 줄면서 25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6월 중 467억1000만달러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올해 3월(369억9000만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실현 매도 등의 영향으로 316억1000만달러 감소하며 전월(-310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도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줄어든 5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eoyn2@newspim.com
2026-08-06 08: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