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경제 전반의 수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이는 고유가로 인해 세계경제가 부담을 나타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조짐이라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19일 보도했다.신문은 몇 달전까지만 해도 아시아 제조업체 및 농업부문에 대한 해외수요가 급증하면서 지역경제가 급격한 성장세를 나타냈으나, 최근 아시아 수출동력은 이미 '저속'으로 변속했다고 지적했다.아직도 자동차 부품에서 휴대폰까지 출하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그 증가속도가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는 중이라는 것.경제전문가들은 이러한 수출 증가세 둔화는 지역경제가 조만간 성장의 고점을 지날 것임을 나타내는 증거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미 모건스탠리 등 일부 기관은 내년도 아시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큰 폭으로 하향조정한 상태다.사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아시아로 제조업체들이 이전함에 따라 이 지역은 세계경제의 제품생산 기지화되고 있고, 따라서 지역 수출경제가 세계경제의 건강도를 측정하는 직접적인 지표가 되고 있다.신문은 골드만삭스가 제출한 자료에 근거할 때, 중국 일본 대만 그리고 동남아 등 지역의 수출이 지난 2003년 말에 정점을 지났다는 점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한국의 경우 올해 2월까지 전년대비 수출신장률이 무려 60.4%에 달했으나, 9월에는 불과 3.1% 증가율을 나타내는데 그쳤고, 대만도 2월 수출증가율이 46%에서 9월에는 11.6%로 둔화됐다.수출둔화에 따른 영향은 기업들의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는 중이다. 10월 초 대만 기술업체 TSMC는 소비자 수요가 두 달간 감소했다며 이런 추세가 유지될 경우 4분기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IT분야의 수요둔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이러한 수출성장세의 둔화의 원인으로는 중국의 경기과열 억제정책 등 여러가지가 지적되고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고유가로 인한 수요위축으로 꼽히고 있다.한편 신문은 일부 국가의 경우 최근 수출통계가 기대 이상으로 나오는 등 유가가 하락한다거나 중국이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를 나타낸다면 지역 수출경제가 다시 부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최근 추세는 글로벌 수요의 지형변화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의 우려는 가시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아시아 각국은 수출의존도에서 탈피하여 내수를 성장시키기 위해 시도하고 있고 또 일부는 긍정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아시아는 수출의존도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AWSJ는 지적한다.중국의 경우 GDP 내 수출비중이 1996년에는 21%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41%로 늘었났고, 태국은 비중이 39%에서 66%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베트남, 대만,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홍콩, 한국 등도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된 상황이다.특히 신문은 한국의 경우 내수를 부양하기 위해 신용카드 사용을 권장하는 정책을 펼쳤다가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면서, 일부 전문가들은 수출만 아니라면 한국경제가 침체에 빠져들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웰스파고의 손성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의 수출에 대한 과도한 의존성이 "지금 현재 아시아경제의 치명적인 약점이 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뉴스핌 Newspim]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