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의료보험수가, 납입금 등 공공요금이 집중 인상되고 그동안 안정세를 보였던 집세가 높은 상승세를 나타낼 경우 물가불안 심리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는게 한은의 설명이다.
이에따라 한은은 물가안정기조 유지에 역점을 두면서 경기, 금융시장동향 등 여타 경제여건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정책을 운영할 방침이다.
한은은 이날 '2004~06년중 중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성과에 대한 평가'보고서에서 "올해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 및 환율 하락 등 비용요인이 안정되고 수요압력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2% 중반의 비교적 낮은 상승을 보일 전망"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04~06년 중기 물가목표기간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 근원인플레이션율은 2.4%에 그쳐 이전 3년(2001~03년) 3.5%, 3.2%에 비해 현저히 안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근원인플레이션율의 경우 중기물가목표(2.5~3.5%) 하한에 미달했다.
이처럼 물가가 안정된 원인은 석유류 등 공업제품가격이 국제유가 상승으로 높은 오름세를 보였지만 농축수산물가격 상승세가 현저히 둔화되고 서비스요금도 집세를 중심으로 이전 3년에 비해 안정됐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요인별로는 국제유가 및 기타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수입단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민간소비 증가세 둔화로 수요압력이 완화되는 가운데 농축수산물가격 및 집세의 이례적 안정, 원화환율의 하락폭 확대, 임금 안정, 저가품 수입 확대, 유통혁신 진전에 따른 경쟁심화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한은은 작년 하반기 이후 점차 상승세가 높아지고 있는 집세의 경우 주택전세가격 상승률의 장기추이(24개월 이동평균)를 감안할 때 당분간 이같은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또 한은은 "지난해 6월 이후 물가상승률이 목표범위 하한을 하회했으나 아직도 선진국에 비해선 높은 수준"이라고 전제한 뒤 "상한과 달리 하한 이탈에 대해서는 기계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물가상승률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높고 2004~06년중 목표치는 물론 사실상 하향 조정된 2007~09년중 중기목표도 목표범위 중심치, 하한 등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2004~06년 및 2007~09년 중기물가목표의 하한은 적정 물가상승률 수준의 하한이라기보다는 물가상승률 하락 속도를 조절하는 지표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다는게 한은의 설명.
또 통화정책의 효과가 상당한 시간차를 두고 나타나고 물가목표제가 중장기에 걸친 지속적인 물가안정을 지향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중앙은행은 현재의 물가변동에 기계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중장기 전망을 통해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2004~06년중 근원인플레이션율이 중기물가목표 하한을 이탈한 것과 관련, 한은은 "명시적으로 부과된 책임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통화정책과 물가안정목표제에 대한 국민의 신뢰 제고를 위해 물가목표 달성에 최선을 다함은 물론 향후에도 물가목표 운영상황에 대해 국민들께 상세히 설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하한을 소폭 이탈했지만 사실상의 디플레이션 수준보다 훨씬 높아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2004~06년중 연평균 GDP성장률은 2001~03년과 같은 4.6%로 예상되고 특히 하한이탈이 시작된 지난해 하반기 이후에는 5.0%로 오히려 그 이전(4.2%)에 비해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한은은 현행 소비자물가가 자가주거비가 제외돼 현실 반영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선 "자가주거비를 포함한 소비자물가지수의 활용 가능성 여부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자가주거비 측정방법에 따라 물가상승률이 달라 공식적인 물가목표 대상지표로서의 객관성 확보가 어렵기때문에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