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25일 북한군이 김포 애기봉 맞은편에 구형 자주포 2대를 노출했다
- 북한은 경고사격 자제를 압박하려고 구형포를 쇼윈도에 세웠다
- 우리 군은 대포병 태세를 유지하며 대응 원칙을 지켜야 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신형 155㎜는 숨기고 '퇴역 직전'만 진열
노림수는 경고사격 봉쇄와 요새화 엄호
'미끼'를 물지 않는 게 대응의 핵심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25일 오전 경기 김포 애기봉 전망대. 한강 하구 건너 황해북도 개풍군 해안에 북한군 자주포가 포구를 남쪽으로 돌린 채 서 있었다. 포착된 자주포는 2대로, 현장에선 북한군 6명이 남측을 주시하며 깃발을 올렸다 내리는 모습도 잡혔다.
차체에는 "미제 침략자들을 소멸하라!"는 구호가 적혔다. 애기봉은 북한 땅과 약 1.5㎞ 떨어진 고지대여서 북한군 활동을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곳이다. 26일에도 포는 같은 자리에 있었다. 국내외 취재진이 애기봉으로 몰린 이유다.

장비 자체는 위협이라 부르기 민망하다. 122㎜급으로 추정되는 이 포는 1970~90년대 전력화된 구형이다. 323 장갑차 차체에 D-30 곡사포를 얹은 M-1977은 측면만 장갑으로 둘러싸고 상부는 개방된 구조로, 최대 사거리는 15.3km(로켓보조탄 21.9km)다.
덕천 차체에 D-74를 올린 M-1991도 최대 사거리가 24km 수준이다. 포탑이 없으니 포수는 파편에 그대로 노출된다. 대포병 레이더에 발사 원점이 잡히는 순간 K9 사격을 견딜 방법이 없다.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의 말과 견주면 간극은 더 커진다. 김 부장은 19일 담화에서 "전술적 타격수단들을 전 남부국경선 부근에 증강배치하는 문제를 검토한다"고 했다. 22일엔 "전 국경선에서 새로운 대응수단들이 임무 대기 태세에 들어갈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에 '새 수단'이 없는 것도 아니다. 김정은은 5월 군수공장을 찾아 사거리 60㎞ 이상의 신형 155㎜ 자주평곡사포를 남부 국경의 장거리포병 3개 대대에 배치하겠다고 공언했다. 전방엔 240㎜ 방사포도 이미 깔려 있다. 그런데 정작 남측 망원렌즈 앞에 세운 건 반세기 된 구형포다.
북한은 원래 포를 숨기는 군대다. 황해도 4군단 예하 170㎜ 자주포 부대는 갱도 남쪽 출입구를 막고 북쪽 출입구를 새로 뚫어 생존성을 높였다는 분석도 있다. 아껴야 할 신형은 갱도에 두고, 잃어도 아깝지 않은 구형을 '쇼윈도'에 내건 셈이다. 담화 이행의 증빙은 남기되 전력 노출 비용은 최소화했다.

진짜 표적은 우리 군의 경고사격이다. 김 부장은 19일 담화에서 8월 1일부터 10월 17일까지 한국군이 경고방송 2870차례, 경고사격 201차례를 했다고 북측 집계를 내세웠다. MDL 일대 '국경선 요새화' 작업조가 월선할 때마다 총탄이 날아오는 상황을 더는 두고 보지 않겠다는 뜻이다. 북한은 2028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국경 요새화' 공사를 이어가고 있다.
1.5㎞ 거리의 자주포는 곡사 화력이 아니라 직사로도 쓸 수 있는 거리다. "경고사격하면 포로 받겠다"는 메시지를 공사 현장 맞은편에 세운 것이다. 2015년 8월에도 북한은 확성기 방송을 멈추게 하려고 76.2㎜ 포를 DMZ 안으로 끌어들였다. 확성기, 경고사격, 포 전진 배치로 이어지는 패턴이 11년 만에 되풀이되고 있다.
국내 여론도 계산에 들어 있다. 정부는 대화 기조를 유지 중이지만 국방부가 지난해 11월 17일 제안한 군사당국회담에 북한은 응답하지 않았다. 외신 카메라가 몰리는 애기봉에 포를 세우면 "긴장 고조"라는 제목이 국내외에 동시에 깔린다. 비용은 구형포 2대, 효과는 경고사격 자제 압박이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26일 국회에서 자주포 노출을 "면밀히 보고 있다"면서도 특이 동향은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일반 활동일 수도 있지만 의도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는 단서도 달았다.

군사적으로는 합참이 웃을 장비다. 그러나 취약하다는 점이 오히려 위험 요소다. 엄폐 없는 구형포는 쏘기 쉬운 표적이고, 그만큼 '남측 선제 포격'이라는 명분을 만들기 좋은 미끼다. 9월 21일 서부 MDL 남쪽 10m 지점 지뢰 폭발로 장병 3명이 다친 상황에서 현장의 분노가 오판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북한이 원하는 건 포탄이 아니라 반응이다. 우리 군이 경고사격 원칙을 바꾸면 북한은 구형포 2대로 MDL 관리 규칙을 고쳐 쓰게 된다. 대포병 대응 태세는 유지하되 원칙은 흔들지 않는 것, 그것이 개풍 해안 '쇼윈도 포'에 대한 답이다.
goms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