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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핌 포커스] 이름값 대신 '역할'…모레노 감독이 새 얼굴 적극 선발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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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레노 감독이 14일 A대표팀 30명을 발표했다
  • 정승원·김민수·박태준·김건희가 첫 발탁됐다
  • 소속팀서 맡은 역할과 전술 적합성을 중시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의 첫 선택에는 공통점이 있다. 단순히 최근 잘하는 선수를 모은 것이 아니라, 소속팀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확실하게 수행하고 있는 선수들을 골랐다.

모레노 감독은 14일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취임 기자회견과 함께 9·10월 A매치 4연전에 나설 30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손흥민(LAFC)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AT 마드리드), 황인범(FC포르투) 등 기존 주축은 그대로였지만 김민수(레인저스)와 박태준(김천 상무), 김건희(인천 유나이티드)가 생애 처음 A대표팀에 이름을 올렸고 정승원(FC서울)도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서울=뉴스핌] 모레노호에 새롭게 뽑힌 FC서울의 정승원, 레인저스의 김민수, 김천 상무의 박태준, 인천 유나이티드의 김건희(왼쪽부터).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레인저스 SNS] 2026.09.16 wcn05002@newspim.com

모레노 감독은 선발 과정에서 무려 1700명의 한국 선수 데이터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기준도 분명했다. 과거의 이름값보다 현재 경기력, 공격과 수비를 모두 수행할 수 있는 균형, 그리고 자신이 만들 경기 모델에서 요구되는 포지션별 역할이었다.

특히 주목해야 할 대목은 '포지션별 역할'이다. 모레노 감독은 짧은 대표팀 소집 기간에 새로운 축구를 처음부터 가르치는 것은 어렵다고 인정했다. 그래서 먼저 자신의 4-4-2에서 각 포지션이 해야 할 일을 정한 뒤, 이미 소속팀에서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는 선수를 찾았다. K리거들을 많이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도 "소속팀에서 자신의 포지션이 매우 명확한 선수"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깜짝 발탁을 이해하려면 기록보다 이들이 소속팀에서 '어떻게 뛰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선수가 정승원이다. 정승원은 올 시즌 FC서울에서 29경기 8골 6도움으로 팀 내 최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7월에는 5경기 5골을 몰아치며 이달의 선수까지 차지했다. 지난 12일 전북전에서도 도움을 추가했다. 이제 활동량이 많은 선수라는 설명만으로는 올 시즌 정승원을 설명하기 어렵다.

[서울=뉴스핌] K리그 최고의 윙어 FC서울의 정승원.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2026.09.08 wcn05002@newspim.com

김기동 감독 아래에서 정승원의 진가는 공이 없는 순간에 더욱 선명하다. 오른쪽에 배치돼도 터치라인을 따라 움직이는 전형적인 윙어가 아니다. 최전방 공격수가 내려오면 그 뒤 공간으로 뛰고, 반대 측면에서 공격이 진행될 때는 박스 안까지 들어가 사실상 추가 공격수처럼 움직인다. 서울이 공을 잃으면 곧바로 방향을 바꿔 상대 풀백이나 미드필더를 쫓는다.

이 움직임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압도적인 활동량이다. 김기동 감독에 따르면 무더위로 다른 선수들의 활동거리가 떨어지는 여름에도 정승원은 경기당 11.6~11.8㎞ 수준을 유지했다. 즉 정승원의 8골 6도움은 단순히 슈팅 감각이 좋아져 만들어진 숫자가 아니라, 90분 동안 공격 지역으로 반복해서 진입할 수 있는 체력과 움직임이 공격포인트로 전환된 결과에 가깝다.

모레노가 4-4-2를 택한 이유도 여기서 연결된다. 4-4-2의 측면 미드필더는 공격할 때는 높이 올라가 윙어가 되지만 공을 잃으면 다시 내려와 두 줄 수비를 만들어야 한다. 모레노가 원하는 즉각적인 압박까지 생각하면 한 선수가 경기 내내 전진과 후퇴를 반복해야 한다.

정승원은 이미 서울에서 그 일을 하고 있다. 오른쪽에 이강인이 배치될 경우 활용법은 더욱 다양하다. 이강인이 볼을 받기 위해 안쪽 하프스페이스로 이동하면 정승원이 바깥으로 돌아 뛰거나 박스로 침투할 수 있다. 반대로 정승원이 오른쪽 미드필더로 선발된다면 강한 압박과 반복적인 침투로 보다 직선적인 공격을 만들 수 있다. 모레노가 정승원을 선택한 이유는 움직임 자체가 자신의 축구에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서울=뉴스핌] 레인저스가 지난 27일(한국시간) 김민수와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된 4년 계약을 맺었다. [사진=레인저스 SNS 캡쳐] 2026.08.28 football1229@newspim.com

김민수는 조금 다르다. 대표팀 명단에는 공격 자원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최근 레인저스에서 맡고 있는 역할을 보면 전형적인 측면 공격수와 거리가 있다. 지난달 레인저스로 이적한 뒤 애버딘과의 데뷔전에서 등번호 10번을 달고 4-2-3-1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그 경기에서 김민수는 4개의 슈팅과 3개의 유효슈팅, 두 차례 기회 창출을 기록하면서도 패스 성공률 95.8%를 찍었다. 단순히 마지막 슈팅만 노린 것이 아니라 2선 중앙에서 공을 받아 공격 방향을 바꾸고, 다시 박스 앞으로 이동해 직접 마무리까지 시도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폴커크전에서도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슈팅 3개와 기회 창출 1회를 기록했고, 박스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대를 때렸다. 현지 매체도 공을 잡은 뒤 고개를 들어 동료의 움직임을 찾는 플레이를 높게 평가했다.

이게 모레노에게 상당히 매력적이다. 모레노의 4-4-2는 종이에 그려진 두 줄을 그대로 유지하는 축구가 아니다. 공격 상황에서는 한쪽 측면 미드필더가 안으로 들어오고 풀백이 높이 올라가면서 4-3-3 또는 3-2-5에 가까운 공격 구조로 변할 수 있다. 측면 선수가 중앙에서 공을 받아야 하고, 주변 선수와 위치를 바꾸면서 하프스페이스를 점유할 수 있어야 한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30일(한국시간) 애버딘과의 2026-2027시즌 스코티시 프리미어십 3라운드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한 김민수. [사진=레인저스 SNS] 2026.08.31 psoq1337@newspim.com

김민수는 이미 레인저스에서 측면도 가능한 10번으로 뛰고 있다. 대표팀에서 왼쪽 미드필더로 출발한 뒤 안쪽으로 들어오면 손흥민이 최전방에서 왼쪽으로 빠지는 공간과 연결할 수 있고, 반대쪽 이강인과 함께 좌우 하프스페이스에 창조적인 선수를 한 명씩 두는 그림도 가능하다.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돌파뿐 아니라 공이 없을 때 공간을 찾아 움직이는 능력도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윙어와 스트라이커까지 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위치 교환을 선호하는 모레노에게 유리하다.

그래서 김민수의 발탁은 단순한 유망주 테스트와는 조금 다르다. 모레노가 측면에서 시작해 중앙으로 들어올 수 있는 선수를 찾았고, 마침 레인저스에서 그 역할을 실제로 수행하고 있는 김민수가 눈에 들어온 것에 가깝다.

[서울=뉴스핌] 김천 상무 중원의 핵심 박태준.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2026.09.16 wcn05002@newspim.com

박태준의 발탁은 더 전술적이다. 김천은 4-4-2를 가동하면서 박태준과 이강현을 중앙 미드필더 두 명으로 세웠다. 지난달 29일에 펼쳐졌던 울산전에서도 두 선수가 중앙을 책임졌다. 모레노가 대표팀의 기본 시스템으로 선택한 것과 같은 구조다.

4-4-2 중앙 미드필더는 생각보다 까다롭다. 4-3-3처럼 뒤에 홀딩 미드필더 한 명을 남겨놓고 전진할 수 없다. 두 명이 볼 전개와 전진, 압박, 수비 커버를 나눠 가져야 한다. 한 명이 앞으로 나가면 다른 한 명은 뒤를 지켜야 하고, 상대가 중앙에 세 명을 배치하면 둘이 더 넓은 범위를 움직여야 한다.

박태준이 김천에서 맡고 있는 일이 바로 이것이다. 후방에서 센터백의 패스를 받아 전방으로 연결하고, 공이 측면으로 이동하면 지원 위치를 잡는다. 공격이 끝난 뒤에는 다시 중앙으로 복귀해 상대의 전진 경로를 차단한다. 공격포인트가 화려한 유형은 아니지만 볼 배급과 수비 커버를 동시에 수행하는 중앙 미드필더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실제 김천의 4-4-2에서는 박태준과 이강현 또는 이강현과 김이석 두 명이 넓은 중원 지역을 책임지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천 상무 중원의 핵심 박태준.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2026.09.16 wcn05002@newspim.com

이 때문에 박태준은 황인범의 단순한 백업이라기보다 모레노가 원하는 '2미들'을 구현하기 위한 실험 카드로 보는 편이 맞다.

황인범이 전진해 공격을 조립할 때 뒤를 메울 수도 있고, 반대로 박태준이 압박을 위해 튀어나가면 황인범이 후방에 남을 수도 있다. 특히 공을 잃은 직후 전방부터 압박하겠다는 모레노의 구상에서는 두 중앙 미드필더가 넓은 공간을 커버하며 1차 압박 뒤를 받쳐주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대표팀 감독이 4-4-2를 선언했는데, 소속팀에서 이미 4-4-2의 중앙 미드필더로 뛰고 있는 선수가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박태준 발탁을 우연으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다.

[서울=뉴스핌] 인천 유나이티드 수비의 핵심 김건희.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2026.09.16 wcn05002@newspim.com

김건희 역시 단순히 새로운 장신 센터백 한 명을 추가한 것으로 보면 핵심을 놓친다.

인천에서 김건희는 중앙 수비수로 뛰면서 수비라인을 지키고 제공권 싸움에 적극적으로 관여한다. 지난달 2일 제주전에서는 코너킥에서 두 차례 헤더로 골을 터뜨려 센터백임에도 한 경기 멀티골을 기록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높이와 타점은 대표팀에서도 즉시 활용할 수 있는 무기다.

하지만 모레노의 축구에서 더 중요한 시험은 공을 가지고 있을 때다. 모레노는 한국 선수들을 분석한 뒤 공을 소유하고 점유율을 유지하는 능력을 장점으로 꼽았다. 대표팀에서도 후방에서부터 공을 연결하면서 상대의 압박을 끌어내고 전진하는 축구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센터백은 단순히 걷어내는 것이 아니라 압박을 받으면서도 다음 패스 길을 찾아야 한다.

특히 포백에서는 풀백이 공격에 가담한 뒤 센터백 두 명이 넓은 공간을 책임져야 한다. 공을 잃으면 뒤로 물러서기 전에 전진한 미드필더와 풀백 뒤 공간을 관리해야 한다. 김건희에게 이번 소집은 제공권뿐 아니라 높은 라인에서의 대인 방어, 넓은 뒷공간 관리, 후방 빌드업을 대표팀 수준에서도 수행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시험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민재의 파트너를 찾는 경쟁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김민재가 전진 패스와 과감한 수비로 한쪽을 책임진다면 반대편 센터백은 위치를 잡아주면서 후방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모레노가 김건희를 조위제(전북)·이한범(브루게) 등 기존 후보들과 함께 불러들인 이유도 결국 자신의 포백에 가장 적합한 조합을 직접 확인하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인천 유나이티드 수비의 핵심 김건희.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2026.09.16 wcn05002@newspim.com

이름이 아니라 '역할'을 뽑았다 그래서 모레노의 첫 명단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세 명의 최초 발탁자가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서울에서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90분 내내 압박과 박스 침투를 반복하는 정승원, 레인저스에서 윙어가 아닌 10번으로 뛰며 중앙과 측면을 넘나드는 김민수, 김천의 4-4-2에서 이미 중앙 두 자리를 책임지고 있는 박태준, 인천의 수비라인에서 제공권과 수비를 책임지는 김건희.

네 선수는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모레노가 대표팀에서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역할을 이미 소속팀에서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레노 감독은 한국 선수들의 장점으로 볼 소유 능력과 공격 자원의 재능을 꼽은 반면, 수비에서는 전방 압박보다 뒤로 물러난 뒤 역습하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래서 그는 공격과 수비를 모두 수행하는 균형 잡힌 선수를 첫 번째 조건으로 내세웠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모레노 임시감독이 13일 자신을 보좌할 외국인 코칭스태프 5명과 함께 입국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KFA] 2026.09.14 psoq1337@newspim.com

정승원의 활동량, 김민수의 위치 변화, 박태준의 왕복 능력, 김건희의 후방 역할은 그 퍼즐을 채우기 위한 서로 다른 조각이다. 1700명을 분석해 30명을 골랐다는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그 30명을 어떤 기준으로 걸러냈느냐다. 첫 명단만 놓고 보면 모레노의 답은 꽤 명확하다. 과거 대표팀에서 무엇을 했는지가 아니라, 지금 소속팀에서 자신이 원하는 축구와 얼마나 가까운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가다.

첫 훈련이 시작되면 이제 그 가설을 확인할 차례다. 정승원이 측면에서 얼마나 안쪽으로 움직이는지, 김민수가 터치라인보다 하프스페이스에 얼마나 자주 위치하는지, 박태준이 황인범과 어떤 높이 차를 만드는지, 김건희가 후방 빌드업에서 어느 정도 역할을 부여받는지. 이 네 가지를 보면 모레노가 1700명의 데이터에서 무엇을 찾았는지도 자연스럽게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wcn050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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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스로픽·오픈AI 'AI 감속론'의 속내는?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가 지난주 12일 내놓은 인공지능(AI) 개발 감속론에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와 xAI 모회사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CEO가 잇달아 동조했다. 경쟁 관계인 3사 수장이 최상위 모델의 성능 개선 속도를 늦추자는 데 공개적으로 뜻을 같이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업계의 시선은 감속 선언에 붙은 조건에 쏠린다. 아모데이 CEO의 제안이 자발적 제동에 머물지 않고 정부 규제 요구와 한 묶음으로 제시됐다는 점에서다. 업계에서는 규제를 동반한 감속은 개방형 모델과 후발 주자의 진입로를 좁히기 위함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달 오픈AI·앤스로픽의 개방형 제한 로비가 '사다리 걷어차기' 논란을 부른 데 이어 같은 구도가 감속론을 매개로 되풀이된 양상이다. 3사만 속도를 늦추면 개방형이 격차를 좁히는 결과만 남는 만큼 개방형까지 같은 규제에 묶어야 감속이 성립한다는 셈법이 규제 요구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3단계안과 부속 조치 아모데이 CEO의 에세이 '우리는 프론티어(최상위 성능 모델)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3단계 구조로 짜여있다. 1단계는 앤스로픽이 단독 이행을 약속한 조치로 제3자 평가 기관에 내부 위험평가팀에 준하는 상시 접근권과 평가 결과 공개권을 준다. 같은 의무를 다른 개발사에도 지우도록 정부에 요구하는 내용이 함께 붙어 있다. 2단계는 미국 최상위 모델 개발사 전체에 대한 정부 규제를 기본으로 삼되 입법 지연에 대비해 개발사 간 자발적 기준 마련을 병행하는 내용이고 3단계는 국제 공조다. 앤스로픽이 스스로 지는 부담은 평가자 수용에 그친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의 개인 웹사이트에 게시된 에세이 'We Must Pace the Frontier' 갈무리 [사진=아모데이 CEO 개인 웹사이트] 2단계에 함께 담긴 부속 조치들이 개방형 진영을 자극했다. 아모데이 CEO는 중국과의 격차 이상으로 감속하면 안보 위험이 생긴다며 반도체 수출통제 강화와 무단 증류(한 모델의 출력으로 다른 모델을 훈련하는 기법) 단속, 가중치(모델이 학습한 결과를 담은 핵심 수치) 도난 방지를 요구했다. 표적은 중국이지만 다른 모델의 출력을 훈련에 활용하는 증류가 널리 쓰이는 개방형 생태계에서는 무단 증류의 규제 범위를 넓게 잡을 경우 통상적인 모델 개발 기법까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 개방형 진영의 우려다. ◆개방형 추격과 감속 딜레마 감속 주장의 '저의'를 따지기에 앞서 살펴야 할 것은 규제를 동반한 감속 주장이 나온 배경이다. 개방형의 추격 속도가 아모데이 CEO에게 규제 없는 감속을 허용하지 않는다. AI 모델 이용 중개 플랫폼 오픈라우터에 따르면 미국 이용자가 요청한 토큰 처리량 가운데 개방형 비중은 작년 9월 26%에서 지난달 60%로 높아졌다. 유럽연합 이용자의 개방형 비중도 같은 기간 16%에서 65%로 상승했다. 가성비로 시장을 파고드는 개방형 모델 앞에서 3사만의 감속은 점유율 양보와 다르지 않다. 앤스로픽의 공동창립자인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통신] 폐쇄형 3사만 속도를 줄이면 개방형과의 성능 격차가 좁혀지는 시간만 짧아진다. 기술 우위로 높은 기업가치를 떠받치는 회사가 스스로 감속을 선언하는 것은 자기 약화에 가깝다. 에세이에는 자기 약화를 피하는 장치가 들어 있다. 아모데이 CEO는 훈련 중단이 아니라 안전 검증 시간 확보가 목적이라고 했다. 감속 대상은 외부 공개 모델의 역량 향상 속도이고 내부 연구는 제약에서 비켜난다. 폐쇄형은 공개 시점만 조절하면 되지만 공개 자체가 사업 방식인 개방형은 공개를 늦추면 남는 것이 없다. 규제를 동반한 감속이 개방형에 지우는 부담은 준수 조건에서 한층 커진다. 아모데이 CEO가 제시한 제3자 평가자 상주 방식은 모델을 자사 서버에 두고 API로 제공하는 구조에서만 작동한다. 누가 쓰는지 확인하고 위험한 사용을 감시하며 접근을 차단하고 문제 모델을 서비스에서 내리는 일은 서버를 통제하는 개발사만 할 수 있다. 가중치를 공개한 개발사는 수정·재배포된 복사본을 회수할 방법이 없다. 해당 조건이 강제되면 개방형은 결국 존재 방식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진입장벽 논란과 '규제 포획' 공방 앤스로픽이 6월 내놓은 규제 프레임워크의 적용 기준도 논란이다. 훈련 연산량이 10의 25제곱 플롭을 초과하고 연간 AI 매출 5억달러 또는 연구개발비 10억달러가 넘는 기업을 대상으로 삼는다. 소규모 개발사는 면제되는 구조지만 문제는 기준선을 넘는 순간부터다. 문턱을 넘자마자 비용과 기간을 가늠하기 어려운 승인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면 투자자와 창업자로서는 문턱 아래 머무는 편이 합리적 선택이 된다. 소규모로 남는 것은 허용하되 대형사로 성장하는 길은 막는 면제 조치가 된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통신] 백악관에서 감속론을 공개 비판한 인사는 데이비드 색스 대통령 과학기술 자문 공동의장이다. 색스 공동의장은 감속 선언 다음 날인 13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다리오가 프론티어 속도를 조절하자고 썼고 샘이 동의했다. 그렇게 해라. 당신들이 프론티어다"고 했다. 두 회사가 점유율·매출·성능 어느 기준으로 봐도 최상위 모델 시장을 사실상 둘이 나눠 갖고 있으니 남을 규제할 것 없이 스스로 늦추면 된다는 논리다. 감속의 대가로 원하는 규제 틀을 얻으려는 시도는 규제 포획(규제가 기존 강자의 이익 보호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에 해당한다고 했다. 색스 공동의장의 규제 포획 비판은 지난달 아모데이 CEO와의 엑스 공방에서 이미 구체화된 바 있다. 당시 그는 앤스로픽이 요구하는 사전 심사 체제를 'AI를 위한 차량국(DMV)'에 빗댔다. 모델을 내놓을 때마다 정부 시험과 승인을 기다려야 한다면 대응 인력과 자금을 갖춘 대형사만 대기열을 견디고 후발 주자는 출시 자체가 늦어진다는 논리다. 안전을 명분으로 한 심사 요건이 기존 강자에게 유리한 경쟁 규칙으로 굳어진다는 지적이 감속론에서도 되풀이된 셈이다. ◆반독점 면제 요청 문턱 규제 포획 논란과 별개로 규제를 동반한 감속은 현행법의 문턱부터 넘어야 한다. 와이어드에 따르면 오픈AI는 최근 수주간 의회 의원들에게 업계 차원의 감속 조율이 합법인지 지침을 요청했다. 경쟁사 간 개발 속도 합의는 일종의 생산량 제한에 해당해 반독점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 법조계 일각의 해석이다. 7월 초당파 의원들이 안전·보안 협력에 반독점 예외를 두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하원 법사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아모데이 CEO의 반독점 면제 요청은 현행법 아래 조율이 자동으로 합법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기도 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사진=블룸버그통신] 법적 문턱을 넘더라도 실행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포브스는 에세이가 제3자 평가자 도입 시한을 명시하지 않은 점을 짚었다. 아모데이 CEO가 요청한 반독점 면제도 정부가 받아들일 의무가 없어 거부되면 2단계는 시작조차 어렵다. 반독점법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두 회사의 협력 회피를 가리기 위한 구실이라는 시각도 있다. 면제가 나올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알고 요청한 것이라면 감속은 처음부터 이행 의사 없이 내건 조건부 약속에 가깝다. 공동 제안서조차 만들지 않은 채 규제 요청부터 앞세운 순서가 의심의 근거로 언급된다. ◆백악관 입장과 개방형 반응 앤스로픽의 규제 요청은 지난달 백악관이 한 번 거절한 내용과 같다. 백악관이 지난달 확정한 자발적 AI 심사 틀은 대상을 폐쇄형 최상위 모델로 한정했다. 개방·폐쇄를 가리지 않는 시험을 요구했던 앤스로픽으로서는 폐쇄형 최상위 모델만 심사받고 개방형은 빠지는 결과가 됐다. 에세이에서 거론된 2단계가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모든 최상위 모델 개발사에 같은 기준을 강제하라는 내용이다. 폐쇄형에 그친 심사 대상을 개방형까지 넓혀 달라는 요구를 감속론의 이름으로 다시 낸 셈이다.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대통령 과학기술 자문 공동의장 [사진=블룸버그통신] 개방형 진영의 대응은 규제 확대 요구를 맞받아치는 형태로 나왔다. 오픈소스 개발자 제이크 골드는 공개서한에서 "진심이라면 가중치를 공개하라"고 했다. 개방형을 심사 대상에 넣자는 요구에 폐쇄형도 가중치를 공개해 외부 검증을 받으라고 맞선 것이다. 개방형 모델 공유 플랫폼 허깅페이스의 클렘 들랑그 CEO도 감속 자체에는 동의했지만 규제 대상 확대에 대한 찬반은 명시하지 않았다. 감속의 필요성은 인정하더라도 감속의 조건을 폐쇄형 진영이 정하는 구도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 개방형 진영의 입장으로 읽힌다. ◆IPO 시기와 겹친 감속론 감속론의 저의를 둘러싼 근본적 물음은 왜 지금이냐에 있다. 최상위 모델 개발사들은 이전 세대 훈련 비용을 회수하기 전에 다음 세대에 더 큰 자본을 투입하기를 거듭해 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픈AI의 GPT-6 아스트라는 내부 다량 사용 직원 기준 하루 7000달러어치 토큰이 소모된다고 한다. 기술 투자자 마틴 바르사브스키는 엑스에서 "[3사가 다른 건 몰라도] 서로 벌이는 경주가 모두를 파산시킬 수 있다는 데는 동의할 것"이라고 썼다. 감속 합의의 실제 동기가 안전이 아니라 비용에 있다는 지적이다. 감속 선언과 상장 절차 연기가 비슷한 시점에 나온 점은 의심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앤스로픽은 지난주 예정됐던 증권신고서(S-1) 공개를 이달 늦은 시점으로 미뤘고 올트먼 CEO는 12일 연내 상장 배제 의사를 밝혔다. AI 연구자 엘리 데이비드는 엑스에서 "S-1이 손실 규모를 드러낼 것이므로 훈련 비용을 줄여 수익성 경로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상장을 앞둔 회사로서는 손실을 줄일 방법을 투자자에게 보여야 하는데 훈련 비용 절감이 가장 확실한 수단이고 안전을 이유로 감속하면 비용 절감이라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6-09-1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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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투자 시작되면 한·미 관계 좋아질까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한·미 간 최대 갈등 요소인 한국의 대미 투자 첫 사업이 조만간 발표될 전망이다. 정부 출범 이후 최악의 상태에 빠진 한·미 관계가 대미 투자 발표로 진전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미는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1호 사업은 텍사스주 엔시날 LNG 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이 유력하다. 미국이 당초 198억 달러였던 사업비를 250억 달러로 증액할 것을 요구해 이 부분에 대한 막판 협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종도=뉴스핌] 김예원 기자 = 미국을 방문했던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달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8.20 yeawon2@newspim.com ◆대미 투자, 한·미 갈등의 시발점 대미 투자 지연은 한·미 관계의 발목을 잡은 가장 직접적인 요인이다. 미국은 올해 초부터 대미 투자를 독촉했지만 한국은 '상업적 합리성'을 내세워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국의 대미 투자 지연은 일본의 발빠른 투자 이행과 비교되면서 미국의 강한 불만을 초래했다. 미국과 5500억 달러 투자 합의를 한 일본은 올해 2월에 360억 달러 규모의 1차 프로젝트와 3월 730억 달러 규모의 2차 프로젝트를 확정한 데 이어 현재 3차 프로젝트를 논의 중이다. 더욱이 11월 중간선거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유권자들에게 경제적 성과로 내세울 수 있는 투자 유치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어서 투자를 지연시키고 있는 한국에 대한 분노와 불만이 매우 크다. 미국은 한국이 투자를 회피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한·미 정상합의의 일부분인 한국의 핵잠수함 보유 및 우라늄 농축,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를 위한 협상이 중단됐고 쿠팡 문제, 정보통신망법 개정에 따른 미국 기업 차별 주장이 이어졌다. 최근 미국이 한국에 추가 투자와 함께 호르무즈 파병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대미 투자 지연에 따른 압박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를 지시하고 북한과 조건없는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고 발표한 것도 한국에 대한 보복의 성격이 강하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한·미 정상이 합의한 관세 협상은 한국의 3500억 달러 대미 투자와 관세 인하만을 교환한 것이 아니라, 한·미 동맹의 안정성과 안전 보장 등이 포함된 패키지 형식의 합의여서 대미 투자가 안되면 외교 안보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구조"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통신] ◆시간에 쫓기는 한국 한·미 관계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대미 투자 문제가 해결되기 시작하면 한·미는 산적한 현안에 대한 논의를 재개할 수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8일로 예상되는 대미 투자 발표 전후로 곧장 미국을 방문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만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조 장관은 대미 투자가 시작된 것을 계기로 그동안 중단됐던 핵잠수함, 농축·재처리 협상 재개를 비롯해 전시작전권 전환, 호르무즈 파병에 대한 정부의 입장 등을 미국 측에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장관이 대미 투자 발표와 동시에 미국을 방문하려는 이유는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외교안보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한 소식통은 "한·미 관계를 조속히 정상으로 되돌려 놓지 않으면 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의 불편한 한·미 관계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이후 북한과의 대화를 본격 추진한다면 한국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의 가장 큰 우려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대화에서 한국의 동의 없이 북한 핵문제에 대한 합의를 하는 이른바 '한국 패싱'이다. 북·미 대화에서 한국의 입장을 반영시키기 위해서는 한·미 간 치밀한 사전 조율이 필수적이다. 만약 지금과 같은 한·미 관계가 이어진다면 한국이 북·미 대화에 개입할 수 있는 통로가 차단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말대로 '연내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한다면 한국으로서는 시간이 별로 없는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9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 계기로 한미 정상회담을 하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5.10.29 ◆한·미 관계 완전 회복엔 역부족 대미 투자가 시작되면 한·미 관계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나아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대미 투자를 환영하고 중요한 성과로 포장하는 정치적 레토릭을 쏟아낼 가능성이 높다. 중단됐던 핵잠수함, 농축·재처리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일정 논의도 시작될 수 있다. 그러나 한·미 갈등이 '없었던 일'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이 기대했던 것에 비해 너무 늦은데다 규모도 미국을 만족시키기 어려운 탓이다. 미국은 대외적으로 한국의 투자를 환영면서도 내심으로는 불만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로 한국에 대한 압박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대미 투자가 신속히 진행됐더라면 한·미 관계 냉각이나 미국의 각종 압박을 피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겠지만 지금은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미 투자 시작으로 한국을 향한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의 강도가 다소 누그러질 수는 있겠지만 호르무즈 파병이나 추가 투자 요구를 거둬들일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트럼프 시대'가 이어지는 동안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경제와 안보를 한데 묶어 상대국을 압박하는 협상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반해 한국은 여전히 경제·산업 부처와 안보 관련 부처가 따로따로 영역을 나눠 미국을 상대하고 있기 때문에 유기적인 전략 조율이 불가능하다.  정부가 대미 관계에서 관세와 투자, 첨단 기술, 공급망, 안보를 총체적으로 다룰 수 있는 통합적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opento@newspim.com 2026-09-1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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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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