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산업연구원은 7일 제조AI 경쟁력 해법을 제시했다.
- AI 도입 확대만으로는 해외 플랫폼 종속을 막기 어렵다.
- 제조 데이터와 운영기술을 키워 공급 기반을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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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만으로 부족…AI풀스텍 경쟁으로 확대
韓승부처는 '제조업 데이터', 강점 잘 활용해야
AI 도입 확대에만 매몰…현장적용 기반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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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김하영 기자 = 국내 제조업에 인공지능(AI)을 빠르게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제조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AI를 생산공정에 적용할 수 있는 국내 소프트웨어와 운영기술, 데이터 기반을 함께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제조AI 도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핵심 기술과 플랫폼을 해외 기업에 의존할 경우, 국내 산업이 외국 플랫폼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연구원은 7일 발표한 '글로벌 AI 풀-스택 경쟁과 우리나라의 대응: AX 확산을 넘어 공급 역량으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산업연은 제조 현장에서 AI를 사용하는 기업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봤다. 동시에 관련 기술을 공급하는 국내 기업도 함께 키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 AI 쓰는 국내기업 늘지만 핵심기술은 해외의존…'소부장 위기' 재현 우려
현재 우리나라는 제조업계에 AI 도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다만 AI를 현장에서 작동시키는 핵심 공급 기반이 해외기술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산업연은 이러한 구조가 과거 소재·부품·장비 공급망 위기와 닮았다고 봤다.
당시 국내 기업은 세계적인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기술을 갖고 있었지만, 핵심 소재를 해외에 의존하면서 공급망 충격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완제품 경쟁력이 높더라도 핵심 공급망을 확보하지 못하면 산업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다.

국내 기업의 AI 이용이 늘어나도 핵심 플랫폼과 기술을 해외 기업에 의존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AI 도입이 늘수록 해외 플랫폼 의존도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연은 이를 보고서에서 '인공지능 전환(AX) 무대에서의 소부장 위기 재현' 가능성으로 표현했다. 과거 소재·부품·장비를 해외에 의존했던 것처럼 AI에서도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의미다.
◆ 韓, 반도체만으론 부족…AI 경쟁 '전체 생태계'로 확대
글로벌 AI 경쟁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반도체 성능이나 AI 모델처럼 개별 기술 경쟁이 중심이었다.
최근에는 에너지부터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AI 모델, 최종 서비스까지 전체 생태계의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 산업연은 이를 '풀스택 경쟁'으로 설명했다. 반도체, AI 모델 등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AI가 실제 서비스에 적용되는 전체 과정을 한 기업이나 생태계가 장악하는 경쟁 방식이다.
풀스택은 에너지·반도체·인프라·AI 모델·서비스까지 AI의 전체 과정을 하나로 묶어 운영하는 구조다.
대표적인 풀스텍 기업은 엔비디아다. 엔비디아는 반도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AI 모델, 로봇과 공장에 적용되는 기술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구글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도 자체 반도체와 클라우드, AI 모델, 서비스를 하나로 연결하고 있다. 오픈AI와 앤스로픽은 AI 모델에서 시작해 반도체와 기기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중국 화웨이는 반도체부터 소프트웨어와 AI 모델까지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테슬라와 xAI는 자동차와 로봇,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실제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경쟁하고 있다.
이 구조에서는 한 가지 기술만으로는 AI 패권의 주도권을 잡기 어렵다. 한국이 강점을 가진 고대역폭메모리(HBM)도 마찬가지다. HBM의 경쟁력이 높더라도 전체 AI 생태계를 통합하는 기업이 아니라면 하나의 부품 공급자에 머물 수 있다는 게 산업연의 분석이다.
◆ 한국 승부처는 '제조업 데이터'…모든 분야 경쟁할 필요 없어
다만 산업연은 한국이 글로벌 빅테크와 모든 분야에서 직접 경쟁할 필요는 없다고 봤다.
막대한 자본과 데이터센터, 반도체, AI 모델을 갖춰 범용 AI 자체를 만드는 경쟁에서는 이미 글로벌 빅테크가 앞서 있기 때문이다.
대신 국내 제조업이 오랜 기간 쌓아온 공장 운영 경험, 생산 데이터가 새로운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 현장에서는 범용 AI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많다. 반도체나 방위산업처럼 외부 인터넷과 연결하기 어려운 공장이 있고, 생산설비는 순간적인 오류에도 즉각 대응해야 한다.
공정마다 작업 방식과 안전 기준도 다르다. 숙련 근로자의 경험처럼 데이터로 쉽게 바꾸기 어려운 지식도 많다. 한국은 제조업 분야에서 확실한 강점이 있다. 공장을 운영하면서 쌓은 생산 경험과 공장 데이터, 설비 운영 기술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연은 한국의 현실적인 승부처가 AI 자체를 생산하는 경쟁보다는 이미 만들어진 AI를 공장에 구현하는 분야가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 韓, AI 도입 확대에만 매몰…기반 먼저 갖춰야
산업연은 국내 제조AI 정책이 AI 도입 확대에만 치우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AI가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데이터와 통신망, 운영기술 등 기반을 먼저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유럽은 제조 데이터를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먼저 구축한 뒤 AI를 적용했다. 반면 한국은 AI를 먼저 도입하고 데이터 표준과 통신망 등 기반시설을 뒤늦게 보완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 때문에 제조 현장에서는 데이터를 정리하고 가공하는 데 전체 개발 시간의 70~80%가 들어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AI 기술을 쓰기 전에 데이터를 준비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드는 셈이다.

산업연은 AI를 사용하는 기업을 늘리는 것과 함께 국내 공급 기술도 키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AI가 공장 설비를 움직이고 이상 상황을 판단하는 '운영 표준'을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AI 기술 표준은 미국과 유럽이, 산업 데이터 표준은 유럽이 앞서 있다. 반면 제조 현장에서 AI가 설비와 공정을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표준은 아직 주도자가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 제조 경험과 실제 공장 데이터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산업연은 이를 활용하면 제조 현장의 운영 표준을 선점할 수 있다고 봤다.
이상현 산업연 선임연구위원은 "인공지능의 도입·확산이라는 수요 부문 정책과 AX 공급 부문의 육성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며 "공급 부문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전환해야 수요 확대가 국내 공급 역량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 한 줄 요약
제조AI 경쟁력을 높이려면 AI 도입 확대에 그치지 않고, 국내 제조 데이터와 운영기술을 바탕으로 관련 기술과 공급 기반을 함께 키워야 한다.
gkdud938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