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세제개편안 일주일 뒤 서울 아파트 매물이 늘었다
- 강남3구 고가주택 보유자들의 매도 움직임이 커졌다
- 전세 매물은 줄어 공급 부족과 호가 상승 우려가 커졌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급매·호가 조정 잇따라
서울 전세 매물은 0.5% 감소
실입주·증여까지 선택의 기로에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세제개편안 발표 일주일 만에 서울 아파트 시장의 매물 지형이 달라지고 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고가주택 보유자들의 매도 움직임이 나타나는 가운데 대출 규제로 매수세는 쉽게 살아나지 않는 모습이다.
전세시장에서는 집주인들의 실거주 전환 가능성이 커지면서 공급 부족과 호가 상승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장기 보유자들이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실입주나 증여를 선택할 경우 임대차시장에 가해지는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 강남권 매물 '쑥'…호가 낮춰도 거래는 신중
11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6만2789건으로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지난 3일 6만409건보다 2380건(3.9%) 증가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중랑구와 도봉구를 제외한 23개 구에서 매물이 늘었다.
증가세는 고가주택이 밀집한 강남3구에서 두드러졌다. 서초구는 7630건에서 8107건으로 6.2%, 강남구는 9453건에서 1만33건으로 6.1% 증가했다. 송파구도 5099건에서 5179건으로 1.5% 늘었다. 세 지역을 합친 매물은 2만2182건에서 2만3319건으로 1137건(5.1%) 불어났다.
용산·영등포구는 각각 5.6%, 성동·마포구는 각각 4.5% 증가했다. 강서구도 5.7% 늘어 강남권뿐 아니라 한강변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매도 물량이 확대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매물이 늘면서 일부 고가 단지에서는 최근 최고 거래가격을 밑도는 매매 사례와 하향 조정된 호가가 함께 나타나고 있다.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지난 6일 53억9000만원에 거래돼 지난 5월 기록한 최고가(63억원)보다 9억원 이상 낮은 가격에 손바뀜됐다. 강남구 현대1·2차 전용 131㎡에는 같은 면적 최고 거래가격인 71억원보다 10억원 낮은 61억원짜리 매물이 나와 있다.
강남권의 한 공인중개사는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집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 전화가 확실히 늘었고 특히 60대 이상 장기 보유자들의 문의가 적지 않다"며 "바로 매도하기보다 지금 처분할지 계속 갖고 갈지를 따져보는 단계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시장의 '매물 증가' 효과를 예상해 볼 수 있다"며 "다주택자 중과 완화가 시행되며 다주택자와 고령층 이주 수요가 맞물려 현재보다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며 "고가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 강남권 주택을 장기간 보유한 고령층 등이 매도 후보군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매수자들의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더디다. 급매에 대한 가격·조건 문의는 들어오지만 고가 아파트에 적용되는 대출 규제로 실제 매입에 동원해야 하는 자기자금 규모가 큰 데다, 세제개편 이후 추가로 호가가 조정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남아 있어서다. 매도 물량이 증가한 속도만큼 거래가 빠르게 늘기는 어렵다는 게 현장 분위기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대출이 2억원만 나오는 25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 시장은 어차피 그들만의 리그로 일반 실수요자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며 "토지거래허가로 어차피 실거주를 해야 하는 만큼 오히려 마포·성동·광진·동작·강동 등 '한강벨트' 내 30억원 이하 아파트가 매력적인 선택지가 됐다"고 말했다.
◆ 매매 늘 때 전세는 줄어…1000가구 대단지도 1건뿐
매매시장과 달리 전세시장에서는 물건이 감소한 지역이 나타나고 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세 매물은 2만 800건에서 2만 700건으로 0.5% 줄었다. 매매 매물이 대부분의 자치구에서 늘어난 것과 달리 전세시장은 공급이 오히려 뒷걸음질 친 셈이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3구에서도 감소세가 확인됐다. 송파구는 1442건에서 1355건으로 6.1% 줄어 서울 평균보다 감소폭이 훨씬 컸고, 서초구와 강남구도 각각 1.9%, 1.3% 감소했다. 강남권 외의 지역에선 감소 폭이 더 크다. 서대문구는 일주일 동안 전세 물건의 5.7%가 사라졌고 강북·광진구도 4.7%씩 줄었다.
단지별로 보면 전세 공급 부족이 더욱 뚜렷한 모습이다. 동대문구 래미안엘리니티는 총 1048가구 가운데 현재 나온 전세 매물이 1건에 그쳤다. 강동구 고덕자이 역시 1824가구 규모지만 전세 물건은 1건만 확인된다.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도 많아야 10개 정도이고 1개뿐이거나 아예 없는 곳도 있을 정도로 요즘 정말 전세 매물이 없다"며 "집을 구하려는 문의는 계속 들어오는데 소개할 물건 자체가 없어 연결하지 못하는 일이 허다하다"고 말했다.
매물 부족 속에서 전세 호가를 올리는 사례도 관찰된다. 이번주 강남구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전용 144.05㎡는 18억원이던 전세 호가가 20억원으로 조정됐다.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29.92㎡도 35억원에서 37억원으로 높아졌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전세가격 상승률이 가파르고 매매가격 상승은 더뎠던 외곽 지역의 경우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중랑구와 관악구 등 상대적으로 대출 한도 축소 영향이 적은 6억원 전후 아파트 또는 평형을 중심으로 무주택 1인가구와 신혼부부 등 실수요 유입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 팔까 들어갈까 물려줄까…장기 보유자 셈법 복잡
앞으로는 매도와 직접 입주뿐 아니라 증여를 검토하는 움직임도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세제개편안이 고가·비거주 주택의 보유 부담을 높이는 동시에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거주 중심으로 재편하면서 장기간 주택을 보유한 집주인 입장에서는 처분 시기와 방식에 따라 세 부담 차이가 커질 수 있어서다.
장기보유특별공제 한도가 2028년 20억원, 2029년 10억원으로 단계적으로 축소될 경우 양도차익이 큰 강남권 주택 보유자는 우선 재건축 완료까지 기다릴 수 있다. 이처럼 세 부담을 감수하고 직접 거주하는 집주인이 늘면 전세 공급에는 추가적인 감소 요인이 될 수 있다. 이외에 개편안 시행 전에 매도하거나 자녀에게 자산을 넘길지를 함께 비교하기도 한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강남 핵심지역 주택은 일반 투자자산과 달리 대체재가 거의 없는 희소 자산"이라며 "세 부담이 늘어난다고 쉽게 처분하기보다 보유를 유지하거나 실거주로 전환하고 증여 등 다른 절세 방안을 검토하는 사례가 더 많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은퇴해 현금 확보가 필요하거나 상속·증여 계획이 있는 경우, 강남 주택의 보유 목적이 상대적으로 약한 경우에는 이전보다 매도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장기거주공제 축소가 2028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만큼 상당수 보유자는 정책 변화와 시장 상황, 향후 세제 변경 가능성 등을 지켜보며 매도 시점을 결정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