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영국 테이트 뮤지엄 그룹은 24일 제시카 모건을 내년 1월 1일부터 테이트 모던 관장으로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 모건은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과 뉴욕 DIA 관장을 거치며 기획력·네트워크·기금조성 능력을 인정받아 테이트 차기 관장감으로 꾸준히 꼽혀왔다.
- 뉴욕에서 받던 고액 연봉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급여 삭감을 감수하고 테이트로 복귀하는 모건이 팬데믹 이후 재정난과 조직 갈등에 직면한 테이트를 어떻게 재정비할지 주목되고 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2014년에는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으로 활동, 한국과도 인연
뛰어난 기획력에 작가와의 긴밀한 네트워킹,기금확보에도 뛰어나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미국 뉴욕의 현대미술관인 '디아(DIA) 아트센터'의 관장인 제시카 모건(57)이 영국을 대표하는 미술관인 테이트 모던(Tate Modern)의 새 관장으로 내정됐다. 영국 테이트 뮤지엄 그룹은 최근 "제시카 모건이 내년 1월 1일부터 테이트 관장으로 일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영국 국립미술관인 테이트(Tate)는 영국 내 4개의 뮤지엄을 두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미술관이 런던 템즈강변의 옛 화력발전소를 개조한 테이트 모던이다. 또 런던의 '테이트 브리튼'과 리버풀의 '테이트 리버풀'이 있다. 또 콘월 지역에 '테이트 세인트 아이비스'까지 모두 4개 분관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제시카 모건은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미술사를 전공했고, 명문 코톨드대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뒤 글로벌 미술계를 활발히 누벼온 유명 큐레이터다. 영국 출신이지만 세계 현대미술의 발신지인 뉴욕에서 10여 년간 활동했고, 이후 런던으로 돌아와 테이트 모던의 큐레이터및 수석 큐레이터로 12년간 일했다.
특히 제시카 모건은 지난 2014년에 '세계 5대 비엔날레'의 하나로 꼽히는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에 선임돼 '2014 광주비엔날레'를 디렉팅하기도 했다. 당시 '터전을 불태우라'라는 타이틀로 그가 총지휘한 광주비엔날레에 대해 외국 미술계에서는 비교적 호평이 이어져 이듬해인 2015년, 뉴욕 DIA 아트파운데이션 관장으로 전격적으로 스카웃됐다.
큐레이터로서 제시카 모건은 과감하고 참신한 기획을 밀어붙이는 역량과 함께, 동시대 세계 각국의 미술가들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어왔다. 또한 모건은 무엇보다 미술관에 꼭 필요한 '재원 확보'에서 남다른 역량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술관의 전시기획을 똑 떨어지게 잘 하는 데다, 아티스트들과의 네트워킹도 좋고, 대형 아트프로젝트를 실현하기 위한 기금조성까지 잘 하니 기관에서 싫어할 일이 없다. 조직원들도 따를 수 밖에 없다.

그를 둘러싸고 "여러 면모를 두루두루 갖추고 강철처럼 목표를 향해 진격하는 그런 큐레이터를 본 적이 없다"는 평이 이어질 정도다. 결국 제시카 모건은 참신하고 임팩트있는 기획전시를 펼치는 능력과 함께, 친화력과 돌파력까지 갖춰 '차기 테이트 관장감'으로 여러차례 꼽혀왔다.
그런데 제시카 모건은 테이트의 관장직을 수락하면서 지금 미국서 받고 있는 '고액 연봉'을 포기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 뉴욕 DIA 아트센터의 관장 연봉은 지난해 기준으로 81만4000달러(약 61만1200파운드)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화로는 약 11억원에 해당되는 연봉이다.
반면에 영국 런던의 Tate 뮤지엄 관장 연봉은 22만파운드(약 29만3000달러)선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뉴욕 DIA 관장 연봉의 약 3분 1을 상회하는 연봉 수준이다. 물론 제시카 모건이 테이트에서 받기로 한 관장 연봉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다. 하지만 일단 친정인 테이트로 돌아오게 되면 고액 연봉은 포기하고, 절반 이하의 연봉에 만족해야 할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시카 모건이 런던 행을 택한 것은 세계 최고의 현대미술관의 하나인 테이트 모던 관장직이 주는 막강한 파워 때문일 것이다. 영향력 면에서 테이트 관장이란 타이틀은 전세계 대표 미술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타이틀이다. 무엇보다 미술관 디렉터로서의 일을 무척이나 즐기고, 자신의 비전을 아트 월드에서 신명나게 펼치는 걸 숙명으로 여기니 연봉은 부차적인 것일 수 있다.

제시카 모건은 대학시절부터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인턴및 수습직으로 커리어를 쌓기 시작했고, 1992년에는 영국을 떠나 예일 영국미술센터에서 일했다. 이후 뉴욕 가고시안갤러리를 거쳐 시카고와 보스턴의 뮤지엄에서도 일했다. 그리곤 2002년 영국 런던으로 돌아와 테이트 모던 큐레이터로 12년간 재직했다. 그리곤 그야말로 전투적으로 업무를 수행했다.
전시는 물론이고, 그는 테이트의 소장품 구축에도 발벗고 나섰다. 부유층에게 '미술관이라는 공적 기관을 위해 기부를 요청'하는데 있어 미국 특유의 대담함을 갈고 닦았던 그는 일례로 중동, 북아프리카, 남아시아 지역의 부유한 기증자들로 구성된 소장품위원회를 설립했다. 이 지역 출신의 잘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경쟁력있는 작가 100여 명을 연구조사해 선별했고, 그들의 가장 뛰어난 대표작들을 위원회를 통해 수집하는 일을 이어갔다. 이를 통해 오늘날 테이트 모던을 명실상부 세계 정상의 현대미술관으로 도약하도록 한 것이다.
이후 2014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선임은 그의 국제 미술계에서 행보에 더 큰 날개를 달아주었다. 곧바로 그는 뉴욕 DIA에서 더 큰 비전을 세우며 마음껏 활약할 수 있었다. DIA아트파운데이션 관장으로 재직하며 제시카 모건은 뉴욕에서의 기획전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특별한 프로젝트를 펼쳤다. 이를테면 미국을 대표하는 1세대 여성 대지미술가인 낸시 홀트(1938~2014)가 유타주 사막에 1970~1976년에 설치했던 장대한 조각들을 복원해 되살리는 작업을 시도한 것이 그 예다.

유타주 그레이트 베이슨 사막의 40에이커 부지에 '태양의 터널'이란 이름으로 지름 2.82m, 길이 5.51m의 거대한 철근 콘크리트 원기둥 4개로 이뤄진 낸시 홀트의 대지미술은 세워진지 40년이 넘어서며 균열및 침식이 발생하는 등 작품이 크게 손상됐다. 이 거대한 조형물을 손보는 작업은 비용도 만만치 않고, 유족및 재단과 협의해 원형 그대로 되살려야 했는데 제시카 모건은 이 까다롭고 힘든 일을 직접 맡아 수행했다.
기금조성 등을 통해 수복 비용을 마련했고, 재단과 함께 거대한 대지미술을 완벽에 가깝게 보수한 것. 다시 살아난 이 스펙타클한 작품을 보러 유타 사막을 찾는 미술순례자들이 다시 줄을 잇고 있다는 소식이다.
당시 제시카 모건은 "DIA 아트센터는 설립 이래 지구촌에서 시도된 스케일 큰 대지미술과 설치미술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왔다. 마이클 하이저, 월터 드 마리아 등의 대지미술 작업을 적극적으로 후원했고, 리차드 롱, 데니스 오펜하임 등의 작업도 지원했다. 그 맥을 이어 대지미술가이자 영화감독인 로버트 스미스슨(1938~1973)의 유타주 솔트레이크 시티의 그레이트 솔트 호수에 장장 457m 길이로 설치한 '나선형의 방파제'(1970)의 보존사업도 시행했고, 이번에 그와 작가 커플이었던 낸시 홀트의 '태양의 터널'도 복원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영국의 뮤지엄그룹 테이트(Tate)의 의장인 롤랜드 러드는 "제시카 모건은 영국에서의 새로운 역할을 맡기 위해 '매우 심대한 급여 삭감'에 직면해 있다. 그가 이를 수용하고 있다고 들었다. 여러 제약 속에서 최대치를 끌어내고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러드 의장은 이어 "앞으로 제시카 모건은 조직에서 많은 것을 질문하며 '변화의 주체'로서 많은 스탭들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 직원들의 사기를 고양하며, 미술관에 더 큰 활기를 불어넣으며 관람객수도 크게 늘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테이트로 돌아오게 된 제시카 모건은 "세계 최고의 뮤지엄에서 일하게 돼 영광이다. 테이트에서 큐레이터로 일한 시간이 DIA에서의 작업에 깊은 영향을 주었다. 나는 예술가와 관객을 언제나 일의 중심에 두었는데 테이트에서 중대한 다음 단계를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수년간 테이트의 헌신적이고 재능있는 팀의 놀라운 작업을 독려하며 발전시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능력자로 꼽히는 제시카 모건 앞에는 여러 난제가 도사리고 있다. 팬데믹으로 인해 테이트의 재정은 근래들어 크게 타격을 입었고, 그 결과 대대적인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이 단행됐다. 이로써 조직 내 상처와 갈등이 심화되며 직원들의 사기는 떨어질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더구나 테이트는 산하의 4개 뮤지엄이 저마다 다른 장소에 위치해 파급력을 도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제시카 모건이 동시대미술에만 너무 경도되어 있어 테이트가 보유하고 있는 주옥같은 근대미술과 모더니즘 미술을 제대로 활용해 대중들이 선호할 '블록버스터 전시'를 내놓을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균형감각이 필요하다는 지적인 것. 이에 제시카 모건이 조직과 스탭을 재정비하고 아우르며, 예전 테이트 미술관의 전성기를 빠르고 역동적으로 되살릴 수 있을지 귀추가 모아지고 있다.
art2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