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유통업계는 8일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로 파산 기로에 선 가운데 대형마트 시장이 이마트·롯데마트 양강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을 주목했다.
- 홈플러스 폐점 지역 인근 이마트·롯데마트 매출과 주가가 올랐지만, 고객 상당수는 쿠팡·컬리·편의점·식자재마트 등으로 분산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 전문가들은 홈플러스 몰락이 구조 불황 속 대형마트 업태 전체에 대한 경고라며, 남은 업체들이 상품·가격·매장 경험·온라인 배송 경쟁력 강화로 생존 전략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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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롯데마트 리뉴얼·배송·PB 강화로 고객 붙잡기 경쟁
홈플러스 이탈 고객 흡수보다 장기 정착 여부가 실적 좌우
한때 국내 유통시장의 중심이었던 홈플러스가 회생절차 폐지로 파산 갈림길에 섰다. 온라인 장보기 확산과 1~2인 가구 증가, 근거리 소비의 부상으로 대형마트 산업 전체가 흔들리는 가운데 차입금과 임차료 부담, 점포 매각과 투자 지연이 겹친 홈플러스에서 위기가 먼저 터졌다. 홈플러스의 몰락 원인과 경쟁사 반사이익의 한계, 남은 대형마트가 다시 짜야 할 생존 전략과 제도 개선 과제를 짚어본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홈플러스가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사실상 파산 기로에 서면서 국내 대형마트 시장이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양강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홈플러스 점포가 사라진 지역을 중심으로 경쟁사 매출이 늘면서 증권가도 반사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다만 홈플러스 고객 상당수가 이마트나 롯데마트가 아닌 쿠팡·컬리 등 온라인몰과 편의점·다이소·식자재마트 등으로 분산될 수 있어 이를 대형마트 산업의 회복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를 폐지하기로 했다. 홈플러스가 오는 20일까지 운영 자금을 확보해 즉시항고하지 못하면 청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기존 104개 점포 가운데 37곳을 폐점해 현재 67개 점포만 운영하고 있다.

◆ 폐점 지역 경쟁마트 매출 증가…양강 구도 재편
홈플러스 폐점 지역에서는 이미 인근 경쟁사로 고객이 이동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이마트 서울 창동·묵동점의 지난 5월 10~31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했다. 서울 지역 홈플러스 폐점 점포 인근 롯데마트 매장 매출도 평균 9% 늘었고, 일부 점포는 증가율이 20%를 웃돌았다.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 직후 이마트와 롯데쇼핑 주가가 함께 오르며 시장의 기대감도 반영됐다.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실적도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마트의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매출은 4조7152억원, 영업이익은 14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9.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분기 기준 8년 만에 최대 수준이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 영업이익도 20.2% 증가한 338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증권과 한화투자증권 등은 홈플러스 점포 폐쇄가 경쟁사의 기존점 성장률과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새로 유입된 고객을 붙잡기 위한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마트는 양재·은평·검단점 등 최소 6개 점포를 리뉴얼하고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확대와 자체브랜드(PB) 강화에 나섰다. 일부 점포는 인근 가정에 종이 할인쿠폰을 발송하며 지역 상권 고객 선점에도 나서고 있다.
온라인 장보기 경쟁력도 강화한다. SSG닷컴은 오는 9일부터 이마트 양재점과 하남점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해 주문 상품을 2시간 안에 배송하는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 오후 8시까지 주문하면 주문 시점으로부터 2시간 이내 배송하며, 냉장·냉동식품은 전용 보냉 파우치에 담아 매장에서 즉시 출고한다. 8월에는 월계점과 가든5점으로 권역을 넓히고, 9월부터 전국으로 확대해 연말까지 이마트 50여개 점포에 적용할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신선식품과 PB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온라인 플랫폼과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자동화 물류 시스템을 적용한 온라인 그로서리 전용 물류센터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을 가동한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이어 카카오 쇼핑 장보기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 반사이익은 제한적…고객 수요 온라인·근거리 채널로 분산
다만 홈플러스의 퇴장이 이마트와 롯데마트에 장기적인 호재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홈플러스 폐점 지역과 가까운 대형마트는 기존 고객 일부를 흡수할 수 있지만, 식품과 생필품 소비가 온라인과 근거리 유통 채널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어 수혜 범위가 제한될 수 있어서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역시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고 기존 점포를 리뉴얼하는 구조조정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이용 고객 가운데 오프라인 쇼핑에 익숙한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인근 대형마트로 이동하는 수요가 상당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홈플러스 이용 고객 중 상당 부분이 이마트나 롯데마트로 이동할 것으로 본다"며 "대형마트 이용객에는 온라인 쇼핑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홈플러스의 고객과 매출이 경쟁 대형마트로 고스란히 이전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홈플러스 이용 고객이 쿠팡·컬리·네이버 등 온라인몰뿐 아니라 편의점, 기업형슈퍼마켓(SSM), 다이소, 식자재마트 등 다양한 채널로 분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홈플러스 이용 고객이 그대로 다른 오프라인 유통업체에 유입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온라인 쇼핑 이용이 확대되는 등 소비 행태가 이전과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홈플러스가 폐점하면 인근 대형마트로 근거리 고객이 유입돼 신선식품과 생필품 등 일부 품목의 매출이 늘어날 수 있다"면서도 "수요가 온라인 쇼핑이나 식자재마트 등으로 분산될 수 있어 전체적인 수혜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경쟁력 있는 신선식품과 상품, 프로모션을 통해 새로 유입된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도 인접 점포를 중심으로 일부 수혜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서 교수는 "오프라인에서만 쇼핑하는 아날로그 고객들이 여전히 있어 폐점하는 홈플러스 바로 인접지에 위치한 대형마트는 일부 수혜를 볼 것"이라면서도 "소비 자체가 사라지는 경우도 있고 쿠팡이나 네이버 등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고객도 다수일 것이기 때문에 수혜 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홈플러스 이탈이 경쟁사에 단기적인 반사이익을 가져올 수 있지만, 시장점유율 재배분에 따른 효과에 그칠 뿐 대형마트 업황의 구조적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결국 홈플러스의 몰락은 이마트와 롯데마트에 고객을 확보할 기회인 동시에 대형마트 업태 전체에 보내는 경고에 가깝다. 경쟁사가 사라진 빈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보다 새로 유입된 고객을 상품과 가격, 오프라인 매장 경험, 온라인 배송 서비스를 통해 얼마나 오래 붙잡아 둘 수 있느냐가 향후 승부를 가를 전망이다.
mky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