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영성중학교 역사동아리 학생들이 1일 민주화운동기념관에서 남영동 대공분실 등 현장 체험을 했다.
- 학생들은 고문실·전시를 둘러보고 6월 민주항쟁과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비극과 민주화 열망을 몸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 이종관 교사는 예산·안전 등 제약 해소와 정부 지원 확대를 통해 역사 현장 체험이 정규 교육과정 속에서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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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예산 등 제약에 체험학습 한계...교사 "제도적 지원 절실"
교육부, 역사체험 300회 확대 추진, 민주시민교육 강화 본격화
[서울=뉴스핌] 황혜영 기자 = "책이나 영화를 통해 비극이라는 걸 머리로만 알고 있었는데 직접 와 보니까 '민주화를 향한 사람들의 열망이 얼마나 강했는지' 몸으로 느껴졌어요."
영성중학교 역사동아리 '피스메이커스' 부원인 강현준(16) 학생이 민주화운동기념관 현장 체험을 마친 뒤 소감이다.

지난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민주화운동기념관에는 14명의 영성중학교 역사동아리 '피스메이커스' 학생들이 모였다.
이날 학생들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운영하는 청소년 프로그램 '추적 90분, 그곳이 알고 싶다'에 참여해 수습기자가 된다는 설정으로 옛 남영동 대공분실과 전시관, 기록관을 취재했다.
학생들은 활동지와 지도를 들고 실제 조사실과 고문실로 쓰였던 공간을 비롯해 '그날의 기억', '일어서는 사람들' 등 전시를 차례로 둘러본 뒤 기사 제목과 질문을 스스로 만들어 보는 과제를 진행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된 고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현장을 중심으로 군사독재와 국가폭력, 시민의 저항, 민주주의의 성취를 공간과 서사로 엮어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학생들은 당시 연행자들이 눈을 가린 채 통과했던 자동문 소리를 듣고, 층수를 알 수 없게 설계된 나선형 계단과 좁은 창문, 조사실 구조를 직접 살펴봤다.
김수현 학생(15)은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말은 이미 알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역사 선생님이 여러 번 강조해 주셔서 알고는 있었는데 실제 사건과 공간을 보고 나니 얼마나 비극적인 사건인지 더 와닿았다"고 말했다.
3학년 강현준 학생도 "책이나 영화 같은 매체로는 고문과 죽음의 심각성을 '심각한 일' 정도로만 생각했던 것 같다"며 "직접 와서 보고 들으니 훨씬 더 비극적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두 학생 모두 "이런 현장 답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피스메이커스(Peace Makers)'를 지도하는 이종관 교사는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 다루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진학과 입시 일정 때문에 6월 민주항쟁 단원을 끝까지 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6월 10일 즈음 계기교육 형태로 간략히 다루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역사 교사로 근현대사 현장 답사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해 왔다는 이 교사는 "교과서와 교실을 넘어서야 진짜 역사를 공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교과서에 적힌 글자로만 전쟁과 민주화운동을 공부하다 보면 사건의 심각성과 의미를 실제로 느끼기엔 한계가 있다"며 "현장에 와 봐야 아이들이 몸으로 기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 교사는 동아리 부원은 물론 영성중 학생과 교사들과 함께 제주4·3 사건을 추념하는 마음으로 4.3km를 뛰는 '역사런'을 진행해 왔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알리는 체험 부스 운영 등 참여형 활동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이런 체험학습을 정규 교육과정 안에 녹여내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크다. 이 교사는 "평일에 학생들을 데리고 나오려면 수업 조정과 안전 문제가 가장 큰 부담이 된다"며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는 "버스 임차 등 지원이 되면 마음 편하게 올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가고 싶어도 못 가는 학교가 많다"며 "재정 걱정 없이 역사 체험을 기획할 수 있도록 지원이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올해 2월 '학교 역사교육 활성화 방안'을 내놓고 근현대사를 포함한 역사교육을 통해 민주시민 역량을 기르겠다고 밝혔다.
특히 학생 체험·탐구 활성화를 위해 박물관·기념관 등과 협력을 강화하고 역사 체험활동 경비를 지원해 2026년 200회 이상, 2027년 이후 300회 이상으로 점차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고등학교 역사 심화 탐구동아리에도 활동비를 지원하고 학생 성과물을 역사교육 자료 아카이브에 탑재해 공유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민주화운동기념관은 이러한 정책을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대표적인 현장이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운영하는 이 건물은 1976년 치안본부 대공분실로 지어졌고,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의 현장이기도 하다.
정부는 이 건물을 2005년 인권보호센터로 일부 개방한 데 이어 2018년부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 운영을 맡겼다. 2025년 6월에는 '민주화운동기념관'으로 공식 개관했다.
민주화운동기념관의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은 '1987 서울, 코드 잠금해제', 민주주의 현장을 걷는 '민주야, 탐방 가자' 등 다양한 체험·탐구 코스로 구성돼 있다.
교육부는 올해 2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학생·교원 체험활동과 민주시민교육 자료·프로그램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역사 선도교사단(100명)을 구성해 현장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고 탐구 중심 수업 사례집과 '역사 수업 길잡이' 등 자료 개발에도 참여시키겠다는 계획이다.
hyeng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