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대형 건설사들이 CSO 권한 강화 등 안전 조직을 확대했지만, 소규모 현장과의 안전관리 격차는 여전했다.
- 안전관리비의 30% 이상이 공정률 20% 이전에 소진되고, 실제 사고의 절반 이상은 공정률 30~70% 구간에서 발생해 예산 배분이 비효율적이었다.
- 전체 사망자의 67%가 50억 미만 소규모 현장에서 발생하자, 공정률·투입 인력 기반 사고위험지수를 도입해 40~90% 구간에 예산과 점검을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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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미만 소규모 현장 안전점검률 0.03%…대형 현장에 행정력 986배 집중
사망자 67% 소규모 현장 집중…고질적 납기 압박이 재해율 높여
최근 건설 현장에서 인명 피해가 잇따르며 안전불감증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주요 건설사들이 안전 조직을 대대적으로 확대했다고 밝혔으나, 이것이 실질적인 사고 예방으로 이어지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 이에 주요 건설사의 안전 조직 운영 실태를 파악하고, 실제 사고 발생의 구조적 원인과 안전 투자의 실효성을 짚어보고자 한다.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대형 건설사들이 본사 안전 조직을 확대하고 최고안전책임자(CSO)의 위상을 강화하는 등 안전 경영에 힘을 쏟고 있지만, 현장별 안전관리 격차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건설현장 사망사고의 67%가 소규모 현장에서 발생하는 등 대형 현장과 소규모 현장 간 안전 수준 차이가 뚜렷한 모습이다.
안전 예산 집행 구조의 비효율성도 문제로 지적된다. 전체 안전관리비의 30% 이상이 공정률 20% 이전의 초기 단계에 집중 투입되는 반면, 주요 사고의 절반 이상은 공정률 30~70% 구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위험이 가장 큰 시점에 안전 예산이 충분히 투입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 셈이다.
◆ 공정률 30~70% 구간 사고 폭증…안전 예산 30% 초기 단계에 소진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건설 안전 관련 학술 논문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KOSHA) 데이터를 분석한 다수의 실증 연구에서 이 같은 건설 현장의 '안전 빈부격차'와 '예산 엇박자'가 관측된다.
국내 아파트 건설현장 10개소를 대상으로 산업안전보건관리비 집행 실태를 분석한 논문 '아파트의 효율적인 안전 비용 예산 책정을 위한 방안'에 따르면, 전체 안전관리비의 30% 이상이 공정률 20% 이전인 초기 단계에 소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건설 현장 주요 사고의 50% 이상은 공정률 30~70% 구간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특히 구조물 공사와 마감 공사가 겹쳐 현장 투입 인력이 가장 많은 공정률 50% 시점에서 최고 수준의 사고율이 관측됐으나, 해당 시점의 안전 예산 지출은 오히려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사고 위험이 정점에 달하는 시기에 정작 근로자를 보호할 자금은 이미 고갈된 기형적 구조인 셈이다.
안전관리비 지출 내역의 편중성도 지적됐다. 동일한 연구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전체 예산의 47.9%가 안전 전문 인력 인건비로 지출됐다. 반면 방호 장치 및 시설비(33.2%), 개인보호장구(12.7%) 등 실질적인 물적 안전망 구축에 쓰이는 예산 배정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 50억 미만 소규모 현장 안전점검률 0.03%…대형 현장에 행정력 986배 집중
중대재해가 소규모 현장에 집중되는 현상 역시 행정력 비대칭이 문제로 지목된다. '기획⋅발주, 설계, 건설사업관리 부분의 건설안전관리 향상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체 사고사망자 485명 중 67%에 달하는 323명이 공사금액 50억원 미만의 소규모 현장에서 발생했다.
점검 실태도 빈약하다. 한국의 소규모 건설현장 사고 감소를 위한 검사 시스템 개선 연구에 따르면 전국 102만여 건설현장 중 공사비 3억원 미만 소규모 현장이 77%를 차지하지만, 공식 안전점검 비율은 현장 수 대비 0.03%에 그쳤다. 반면 극소수인 120억원 이상 대규모 현장의 점검 비율은 29.6%로 대형 현장에 행정력이 986배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딥러닝 기반 사고 회복 기간 예측 프레임워크 연구'에서는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소규모 및 중형 현장의 사상률(6.02%)이 대규모 현장(2.2%)보다 3.82배 높다는 점이 드러났다.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납기 압박이 중대재해를 유발한다는 점도 규명됐다. '시간-비용-안전 상충 모형'을 적용한 안전 중심 건설 공기 단축 계획 수립 지침' 등에 따르면 공기 단축이 비숙련 인력 투입 증가와 공간 과밀화를 초래해 사고 위험을 높인다고 일관되게 지적하고 있다.
실제 현장의 목소리도 이를 뒷받침한다. 미국 57개 건설 현장을 대상으로 진행된 '건설 안전 관리 관행 실행의 취약점 해결 연구'에서는 납기 충족을 위해 안전 규정을 무시하는 행위가 가장 빈번한 안전 취약점으로 꼽혔다. 나아가 또다른 연구에서는 현장 근로자와 관리자가 납기 압박에 시달릴수록 위험 요인을 보고도 인지하지 못하는 '비의도적 무주의' 현상이 발생하며, 이것이 재해 위험 인지 실패의 50%를 설명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 사망자 67% 소규모 현장 집중…고질적 납기 압박이 재해율 높여
전문가들과 연구진은 획일적인 법정 예산 산정 방식을 뜯어고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공정률과 투입 인력 등을 결합한 '사고 위험지수(Accident Risk Index)'를 도입해, 총 사고 위험의 74.08%가 몰려있는 공정률 40~90% 구간에 안전 예산을 적시에 집중 배분하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사금액 3억~30억원 미만 소규모 현장에 예방 활동 및 점검 자원을 집중 투입하는 것이 전체 건설업 사망 감소에 가장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doso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