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부가 지역인재채용 비율을 30% 수준까지 높였지만 채용 후 지역 정착 여부를 점검하지 못하고 있다.
- 대학 소재지 중심의 지역인재 기준으로 인해 고졸 청년 기회가 제한되고 특정 대학 출신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 공공기관 채용만으로는 지역 정착이 어려우므로 기업 유치, 일자리 확대, 정주 여건 개선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학교 중심 선발과 특정 대학 쏠림, 더 늦기 전에 점검해야
기업 유치와 세제, 정주 인프라 함께 묶는 정책 전환 필요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지역인재채용은 지역균형발전 정책의 중요한 축이다. 수도권에 집중된 공공부문 취업 기회를 지역으로 분산하고, 지역 청년에게 보다 넓은 사다리를 제공하자는 취지는 지금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지역인재를 키우고 지역 안에서 기회를 넓히려는 정책 방향 자체를 흔들 이유는 없다.
문제는 제도의 취지가 아니라, 그 제도가 현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느냐다.
혁신도시법에 따라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의무채용 비율은 30% 안팎까지 단계적으로 올라왔다. 외형적 성과도 일정 부분 쌓여왔다.

하지만 이제는 단순히 채용 비율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만으로 정책 효과를 평가하기 어려운 단계에 이르렀다. 채용된 청년이 그 지역에 5년, 10년 머무르며 경력을 쌓고 있는지, 아니면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시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있는지가 함께 들여다봐야 할 지표다. 숫자는 올라갔지만, 그것이 실제 지역 정착과 지역 활력으로 이어졌는지에 대해선 보다 냉정한 점검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먼저 짚어봐야 할 것은 지역인재의 기준이다. 현장에서는 당초 다른 지역 출신이더라도 대학만 해당 지역에서 나왔다면 지역인재로 인정되는 구조를 두고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반대로 해당 지역에서 오래 생활한 청년이 대학 선택에 따라 지역인재 범주에서 벗어나는 일도 있을 수 있다. 지역인재 제도의 취지가 지역 정착과 지역 대표성 강화에 있다면, 기준 역시 삶의 기반과 연고를 보다 충실히 반영하는 쪽으로 보완될 필요가 있다. 지금처럼 학교 소재지가 사실상 가장 강한 기준으로 작동하는 방식은 분명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특정 대학 출신 쏠림 가능성 역시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지역인재채용이 학교 중심으로 운영될 경우, 지역 내에서도 취업 준비 여건과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강한 일부 대학 출신이 유리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흐름이 장기간 누적되면 조직 내부에서 비공식적인 학연 네트워크가 강화될 수 있고, 채용 이후 배치와 승진 과정에 대한 불필요한 의구심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제도가 또 다른 편중과 불신을 낳는다면, 이는 정책의 명분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지역 고등학교 졸업생 문제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제도상으로는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를 포함한 지역 고교 졸업생도 지역인재 범주에 포함되지만, 실제 채용 현장에서 그 존재감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상당수 공공기관 채용이 학사 이상 학력, 전공 적합성, 직무 관련 자격증을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고졸 청년이 진입할 수 있는 문이 9급·기능직 등 일부 직군으로 좁아져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제도 문구상으로는 포함돼 있어도, 현실의 기회 구조에선 대학 졸업자 중심 흐름이 더 강하게 작동하는 셈이다. 지역 청년 전체를 위한 정책이라면, 이들이 실제 어떤 경로로 채용 기회를 얻고 있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다만 지역인재채용을 둘러싼 논의는 제도 허점에 대한 지적에서 멈춰서는 안 된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지역인재를 일정 비율 채용하는 것만으로는 지역이 살아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공기관 몇 곳의 채용 확대만으로는 지역 청년이 장기적으로 머물 이유를 만들기 어렵다. 지역에 양질의 민간기업이 늘어나고, 연관 산업과 일자리 선택지가 확대돼야 한다. 여기에 배우자 일자리, 주거, 교육, 교통, 문화 같은 정주 여건이 함께 뒷받침돼야 비로소 청년이 지역에 남을 수 있다. 결국 지역인재정책의 성패는 채용률이 아니라 정착 가능성에 달려 있다고 봐야 한다.
이 지점에서 정책의 무게중심도 바뀌어야 한다.
첫째, 지역인재 기준은 대학 소재지 하나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지역 고교 졸업 여부, 거주 이력, 실제 정주 가능성까지 함께 반영하는 다층적 방식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 둘째, 정책 성과 역시 채용률 중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채용 후 5년 재직률과 핵심부서 배치 비율을 공공기관 경영평가 지표에 반영하는 방식까지 검토할 시점이다. 셋째, 지역인재채용을 기업 유치 정책과 분리해서 볼 것이 아니라 지방이전 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 기간 연장과 근로자 주거 지원을 묶어 함께 추진해야 한다. 기업이 와야 일자리가 늘고, 일자리가 늘어야 사람이 남는다. 사람만 먼저 뽑아놓고 지역이 살아나길 기대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지역인재채용은 앞으로도 필요한 정책이다. 다만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확대가 아니라 정교한 재설계다. 지역을 살리는 정책이라면 지역의 학교와 사람만이 아니라 지역의 기업과 산업, 그리고 삶의 조건까지 함께 바라봐야 한다.
이제 질문은 '몇 명을 뽑을 것인가'가 아니라 '왜 남게 할 것인가'다. 지역균형발전의 성패는 숫자가 아니라, 결국 지역에서 살아갈 수 있는 미래를 얼마나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js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