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단계 선제 점검·기관 협업, 개통지연·안전사고 예방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감사원이 과거 사후적·단편적 점검에 머물렀던 사회간접자본(SOC) 감사를 사전 예방과 기관 간 갈등 조정 중심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11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SOC사업 감사백서'를 발간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SOC는 2024년 기준 1305개 사업, 총사업비 639조원이 투입되는 국가경제의 핵심 기반이다. 하지만 예산은 기획재정부, 사업관리는 발주청 등으로 관리 주체가 분산돼 있고, 감사도 시공단계 위주의 사후 점검에 그쳐 개통 지연이나 안전 위협 같은 국민 체감형 문제를 제때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감사원은 2022년 3월 영국의 SOC 감사 모델을 참고해 'SOC 감사전략 기본계획'을 마련했고, 이후 2차례 개선 과정을 거쳐 지난해 3월 'SOC사업 감사 운영규정'을 제정하며 새로운 감사체계를 정착시켰다고 설명했다.

◆ "착공 전 반드시 점검"…설계단계 선제 감사로 전환
새 감사체계의 핵심은 시설 유형별·사업 단계별 순환 점검이다. 감사원은 1조원 이상 대형 SOC와 위험도가 높은 중소형 SOC를 관리대상으로 지정한 뒤, 일반국도·고속국도·항만·철도·공항 등 5개 시설 유형을 계획-설계-시공 단계에 맞춰 순환 점검하고 있다.
특히 설계단계 사업은 착공 이후에는 매몰비용이 발생하는 점을 감안해 착공 전 반드시 1차례 이상 점검하도록 운영 중이다. 감사원은 이를 통해 사후 적발보다 사전 예방에 감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기술지원단을 운영하고, 자체감사기구와 협력감사를 실시하는 방식도 도입했다. 감사원은 감사권한과 노하우를, 자체감사기구는 기술역량과 정보 접근성을 각각 활용해 역할을 분담하는 구조다.
감사원은 이 같은 협업으로 2018~2021년 대비 감사기간이 25% 단축됐고, 투입 인력당 재정적 성과도 11배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월 국토교통부 등 5개 기관 자체감사기구 직원 9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96%가 협력감사 취지에 공감했고, 89%는 기존 감사방식보다 우수하다고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 대전북연결선·울릉공항·동광주-광산…새 감사방식 적용 사례
감사원은 백서에서 지난 4년간의 대표 감사 사례도 제시했다.
2022년 고속국도 감사에서는 안전성과 법적 기준이 미비한데도 초고속도로 사업(세종-구리)을 무리하게 추진해 279억원의 비효율적 재정지출만 초래한 사례를 적발해 주무부처에 주의를 요구했다. 항만 감사에서는 부산 북항 재개발 사업의 민간사업자 특혜성 계획 변경을 바로잡아 난개발을 막고 관련자를 문책했다.
2023년 철도 감사에서는 국가철도공단과 코레일 간 이견으로 3년 넘게 장기 표류하던 대전북연결선 사업에 대해 대안을 제시해 기관 간 갈등을 중재했다. 이를 통해 사업을 정상화하고 600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절감했다.
2024년 공항 감사에서는 울릉·흑산 공항 계획 과정에서 수요를 과다 산정하거나 활주로 안전성이 미흡했던 문제를 점검해 사업 재구조화와 활주로 연장을 유도해 과잉지출 및 안전사고를 예방했다.
감사원은 "앞으로도 인공지능(AI) 시대와 기후위기 등 환경변화와 국민안전, 지역균형발전 등 국민적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SOC 감사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hyun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