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개정에 맞춰 주총 안건 마련...자사주 소각·배당 확대 계획 담겨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맞이한 유통·식품업계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정부와 여당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연이어 통과시킨 상법 개정안이 올 하반기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이번 주총에서 상법 개정에 발맞춰 자사주 소각·처분하고 배당금을 늘리는 한편, 이사회 정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20일 롯데쇼핑을 시작으로 신세계와 롯데지주는 오는 24일, 이마트와 현대백화점 26일, 삼양식품 이달 28일 등 연이어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나머지 유통· 식품 기업들의 주총은 이달 넷째 주에 집중될 예정이다.
올해 주총의 최대 화두는 개정된 상법에 맞춘 자사주 소각이다.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지난달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3차 상법 개정안이 있다. 개정안은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소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새로 취득한 자사주는 1년 이내, 기존 보유 자사주는 법 시행 후 1년 6개월 이내 소각해야 한다.

이마트는 이번 주총에서 '자기주식 보유 및 처분 계획 승인' 안건을 다룬다. 이마트는 앞서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라 2025~2026년 동안 발행주식의 2% 이상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약 28만주의 자사주를 소각하는 한편, 자사주 약 40만~60만주를 처분할 예정이다.
주주환원 정책 확대에도 나선다. 이마트는 이달 중순 2025년 결산 배당금을 1주당 2500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2024년 결산 배당금(주당 2000원)보다 500원 늘어난 수준이다. 이마트가 2027년까지 직전 사업연도 대비 배당금을 25% 이상 확대하겠다고 밝힌 주주환원 정책에 따른 조치다.
신세계 역시 향후 3년 간 매년 20만주 이상의 자사주를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이달 31일 20만주를 소각할 예정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위해 약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연내 소각할 계획이다. 아울러 자회사인 현대홈쇼핑이 보유한 약 530억원 규모의 자사주도 주식교환 의결 시점에 즉시 소각하기로 했다.

롯데쇼핑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배당 확대에 나선다. 롯데쇼핑은 상장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중간배당(주당 1200원)을 실시한 데 이어, 이번 주총에서 지난해 결산 배당금을 주당 2800원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연간 합산 주당 배당금은 4000원으로 전년 대비 200원 증가한 수준이다. 회사 측은 배당성향이 40% 이상으로 과세 기준상 배당소득 분리과세 요건을 충족하는 고배당 기업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올해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배당소득 분리과세 제도를 도입했다. 전년 대비 현금 배당이 감소하지 않는 국내 상장사 중 배당성향이 40% 이상이거나 배당성향이 25% 이상이면서 전년 대비 10% 이상 배당이 증가한 기업이 고배당 기업으로 분류된다.

이와 함께 기업들은 이번 주총 안건으로 사외이사 신규 선임안을 잇따라 상정하고 처리한다. 지난해 통과된 1차 상법 개정안의 핵심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한 점이다. 이어 지난해 8월 통과된 2차 개정안은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와 집중투표제 의무화라는 강력한 규제를 담고 있다.
개정된 상법 공포 후 1년의 유예기간이 끝나는 올 9월부터는 집중투표제가 의무화되고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도 2인으로 확대된다. 여기에 더해 개정 상법에 따라 독립이사(사외이사)의 의무 선임 비율이 기존 이사 총수의 4분의 1 이상에서 3분의 1 이상으로 상향된다. 이에 기업들은 이번 주총에서 정관 변경과 인적 구성을 선제적으로 정비하는 모습이다
삼양식품은 이번 주총에서 목승호 김행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오리온은 이현규 세무법인 아림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으며, 롯데쇼핑은 우미영 아마존웹서비스 사내비즈니스 트레이너와 박세훈 모건스탠리 고문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각각 주총에 상정했다.
업계에서는 법률·세무·금융 전문가를 중심으로 사외이사 구성을 강화하며 이사회 전문성과 독립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nr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