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 사법부가 고액 헌금 논란을 빚어온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이하 가정연합)에 대해 해산 명령을 유지하면서 교단에 대한 청산 절차가 본격화됐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도쿄고등재판소(고등법원)는 4일 문부과학성이 청구한 가정연합 해산 명령 사건 항고심에서 해산을 명령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신자들의 고액 헌금 권유가 불법 행위에 해당하며, 현재도 위법 행위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교단이 자발적으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해산 명령은 필요하고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번 2심 결정으로 해산 명령은 즉시 효력이 발생했다. 법원이 선임한 청산인이 교단 자산을 조사·관리하고, 헌금 피해자에 대한 변제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교단은 종교법인 지위를 상실해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없게 됐다. 다만 종교 활동 자체는 금지되지 않으며, 임의 종교단체로는 존속할 수 있다.
앞서 도쿄지방법원은 지난해 3월 가정연합 신자들의 고액 헌금 권유로 최소 1500명 이상이 피해를 입었고, 피해액이 약 204억엔(약 1900억원)에 달한다고 인정했다. 2009년 교단이 '컴플라이언스 선언'을 발표한 이후에도 피해가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법령 위반을 이유로 한 종교법인 해산은 1995년 도쿄 지하철 사린가스 테러를 일으킨 옴진리교 등 2개 단체에 이어 세 번째다. 다만 과거 사례는 모두 교단 간부의 형사 사건이 근거였던 반면, 민법상 불법 행위를 근거로 해산 명령이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정연합 문제는 2022년 7월 아베 신조 전 총리 피격 사건을 계기로 사회적 쟁점으로 떠올랐다. 범인이 "어머니가 교단에 거액을 기부해 가정이 파탄났다"고 진술하면서 고액 헌금 문제가 재조명됐다.
이후 일본 정부는 조사 끝에 법원에 해산 명령을 청구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국가 측 주장이 인정된 것으로 본다"며 관계 부처에 피해자 구제를 위한 대응을 철저히 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저녁 후속 조치를 논의할 실무 협의도 개최할 예정이다.
가정연합 측은 "결론을 정해 놓은 부당한 사법 판단"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교단은 특별항고를 포함해 최고재판소(대법원)에 불복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최고재판소가 판단을 뒤집을 경우 청산 절차는 중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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