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2년 vs 2035년, 납기·NATO 동맹 앞세운 한·독 '패키지 승부'
'규모의 경제' vs '투자 패키지'…분할 시 한국 車투자 축소 카드도 부상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캐나다가 최대 60조 원 규모의 차기 초계 잠수함 도입 사업(CPSP)에서 한국과 독일에 각각 6척씩 나눠 발주하는 방안을 본격 검토하고 있으며, 이 경우 우리가 약속했던 캐나다 내 자동차 공장 투자 구상을 뺀 '축소 패키지'로 전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60조 원 CPSP, 한·독 6척씩 분할 카드 부상 = 캐나다 연방정부는 노후한 빅토리아급(영국제)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3000t급 디젤 잠수함 최대 12척을 도입하는 CPSP를 추진 중이며, 획득·유지·정비(MRO)를 포함한 총 사업 규모는 최대 약 60조 원(약 600억 캐나다달러) 수준으로 추산된다.
최종 후보는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와 한국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 2파전으로 압축됐고, 양측은 3월 2일(현지시간) 최종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
캐나다 유력지 글로브앤메일은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TKMS와 한국 업체를 동시에 선정해 12척을 절반씩 나누는 방안을 저울질 중"이라며, 대서양에는 TKMS의 212CD급 6척, 태평양에는 한화오션의 KSS-Ⅲ 배치Ⅱ급 6척을 배치하는 시나리오를 구체적으로 전했다.

◆사업자 결정, 4월로 당겨질 수도 = 당초 캐나다 정부는 결과 발표 시점을 올해 6월쯤으로 시사했으나, 글로브앤메일과 CBC 등은 "마크 카니 총리실이 결정을 앞당겨 이르면 4월 4일에 발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카니 총리는 지난해 9월 뉴욕 기자회견에서 "단일 함대가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효율적"이라며 단일 기종 선호를 내비친 바 있어, 군수 효율을 중시하는 총리실과, 한·독 양측의 투자 패키지를 동시에 끌어안으려는 관료·산업계의 이해가 충돌하는 구도다.
그럼에도 캐나다 내부에서는 "독일 잠수함 강국과 신흥 공급국 한국을 동시에 활용하면 군사·산업 측면에서 레버리지가 커진다"는 실리론이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212CD는 대서양, KSS-Ⅲ 배치Ⅱ는 태평양 배치 구상 = TKMS는 독일·노르웨이가 공동 개발 중인 212CD급을 제안했다. 이 함급은 스텔스 성능을 강화한 차세대 AIP(공기불요추진) 디젤잠수함으로, 북대서양 등 저수온·고난류 환경에 최적화된 설계가 강점이라는 게 독일 측의 설명이다.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은 우리 해군 장보고-Ⅲ KSS-Ⅲ 배치Ⅱ급을 내세웠고, 일부 선박은 이미 진수·전력화돼 있으며 추가 건조도 진행 중이라는 '레퍼런스'를 강하게 부각하고 있다.
글로브앤메일과 캐나다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대서양 연안에는 TKMS 212CD 6척을, 태평양 연안에는 KSS-Ⅲ 배치Ⅱ 6척을 배치하고, 태평양 전력은 인도·태평양(특히 동북아·동남아) 작전까지 염두에 두고 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32년 vs 2035년…납기 경쟁도 '한·독 대결' = 한화오션 측은 "2032년 첫 함 인도, 2035년까지 5척 인도 가능"이라는 비교적 빠른 일정과, 한국 해군에 이미 배치·운용 중인 플랫폼이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TKMS는 글로브앤메일 등에 "2035년 이전에야 첫 인도가 가능하다"고 밝히며 일정 측면에서는 다소 불리하지만, 독일과 캐나다 모두 나토(NATO) 회원국이라는 점을 들어 잠수함 기술·교리 호환성, 북대서양 운용 경험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군사 성능 외에 '산업 인센티브'를 핵심 평가 기준으로 삼았고, 이에 따라 한·독 양측은 수백억 달러(수십조 원) 규모의 투자·일자리 패키지를 제시하며 "국방+제조업 패키지 딜" 양상으로 경쟁이 격화됐다.
◆한국 측, '자동차 투자' 조정 가능성 = 캐나다 정부·의회 일각에서는 "한·독 분할 발주 시 부품 조달·정비 체계가 복잡해지고, 승조원 교육·탄약·훈련 체계도 이원화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카니 총리가 '단일 함대의 경제성'을 강조한 것도 이 같은 비용·운용 부담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반대로, 분할 발주 때는 두 나라로부터 동시에 산업 투자·기술 협력을 끌어낼 수 있는 만큼, 캐나다 정부가 정치·경제적 이득을 극대화하는 타협안으로 채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브앤메일은 "잠수함 강국 독일과 경쟁하는 한국이 계약 일부라도 따낸다면, 글로벌 무기 시장에서 주요 업체로 도약하는 전략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측 제안에는 자동차·배터리·철강·수소에 이르는 방대한 투자 패키지가 검토됐다. 하지만 최근 캐나다·한국·독일 언론 보도들을 종합하면 "완성차 공장 같은 대형 자동차 설비 건설은 최종 제안서에서 빠졌다"는 점이 공통적으로 확인된다.
특히 한국 측 제안의 경우, 캐나다가 독일과 물량을 절반씩 나눌 경우, 애초 구상했던 자동차 분야 대형 투자는 제외하고,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배터리·수소·철강·부품 협력 중심으로 패키지를 재조정하는 방안이 물밑에서 검토되고 있다는 관측도 현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goms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