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법왜곡죄 도입, 재판소원 허용, 대법관 증원을 핵심으로 하는 '사법개혁 3법'이 국회 본회의의 문턱을 넘었다. 대한민국 사법사(司法史)에 유례없는 대변혁이 시작된 것이다. 이제 찬반 논쟁을 넘어, 개편된 시스템이 '사법 정의'라는 본질에 어떻게 안착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때다.

가장 큰 혼란이 예상되는 대목은 '법왜곡죄'다. 판사와 검사가 법을 자의적으로 적용할 경우 처벌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사법 권력에 대한 민주적 통제의 기틀은 마련됐다. 하지만 법 집행의 '정당한 재량'과 '의도적 왜곡' 사이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은 여전히 잠재적 위헌 요소로 남는다. 자칫 이 제도가 수사기관과 재판부를 압박하는 정치적 도구로 변질된다면, 그 피해는 결국 '실체적 진실'의 실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재판소원' 도입은 78년간 유지된 대한민국 3심제의 근간을 흔드는 결정이다. 대법원의 확정판결조차 헌법재판소의 심판대에 오를 수 있게 된 것은 억울한 국민을 위한 '최후의 보루'가 하나 더 생겼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사법부 최종심의 권위가 약화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재판의 장기화와 법적 불확실성은 반드시 넘어야 할 숙제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끝나지 않는 소송이 아니라 '지연되지 않는 정의'다. 새로운 체계가 절차적 소모전을 넘어 진정한 권익 구제의 수단이 될지는 제도의 정교한 운용에 달렸다.
'대법관 증원'은 폭증하는 상고심 업무를 해결하고 판결의 정교함을 높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통과됐다. 사건의 홍수 속에서 '졸속 재판'을 방지하고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판결에 담아내겠다는 의지다. 다만 증원된 자리가 전문성이 아닌 정치적 이해관계로 채워진다면 사법부의 중립성은 뿌리째 흔들릴 것이다.
사법개혁 3법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 됐다. 제도의 변화가 단순한 권력 재편에 그치지 않으려면 수사기관과 사법부는 스스로의 자정 능력을 입증해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법은 화려한 문구가 아니라 공정한 집행을 통해 생명력을 얻는다. 새로운 사법 시스템이 정치적 외풍을 견디고 오직 법과 양심에 따라 작동할 수 있을지, 국민은 그 '실행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사법의 존재 이유가 조직의 안위가 아닌 국민을 위한 실체적 진실 규명에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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