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헌법재판소가 옥외집회를 사전 신고하지 않았을 때 처벌하도록 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다. 옥외집회의 사전신고 의무 조항에 대해서는 합헌으로 결정했다.
헌재는 26일 옥외집회에 대한 사전신고 의무를 위반한 경우 예외없이 형사처벌하도록 한 집시법에 대해 재판관 4(헌법불합치):4(위헌):1(합헌)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고 밝혔다.
헌법불합치는 법률이 위헌이지만 법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장 효력을 상실케 하지 않고 입법이 이뤄질 때까지 존속토록 한다는 결정이다. 헌재는 개정 시한을 오는 2027년 8월 31일로 정했다.

심판 대상이 된 집시법 조항은 옥외집회의 경우, 시작 전 720시간 전부터 48시간 전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청구인들은 사전신고 없는 옥외집회를 예외 없이 처벌하는 것이 과잉금지 원칙에 반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며, 과태료가 아닌 형벌로 제재하는 것은 책임과 형벌 간 비례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김상환·김형두·정정미·오영준 재판관은 헌법불합치 의견에서 "개별적·구체적 사정을 고려할 때 객관적으로 타인의 기본권이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침해할 위험성이 매우 적고 실제로 그러한 위험성이 없음이 확인된 옥외집회의 개최 행위도 규제 대상으로 삼은 과잉적 요소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미신고 옥외집회의 개최 행위에 대해서는 침해의 최소성에 위배되지 않도록 형벌권의 행사를 유보하는 예외조항을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형식·정계선 재판관은 단순위헌의견을 통해 "옥외집회의 사전신고의무는 궁극적으로 집회의 자유의 보장 및 관련 법익의 조화를 위한 수단으로 고안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과태료 등 행정상 제재로도 충분히 확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복형·마은혁 재판관도 단순위헌의견에서 "신고의무 불이행에 대해 예외 없이 형벌로 제재하는 것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심판대상조항에 대해 모두 단순위헌결정을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옥외집회의 사전신고 의무 조항에 대해서는 재판관 7:2의 의견으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김복형·마은혁 재판관은 반대의견에서 "제3자의 법익과 충돌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가 침해될 개연성 또는 예견가능성이 없는 경우에는 사전신고의무를 부과할 실질적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동국대학교 총학생회장이었던 안모 씨는 2016년 12월16일 서울 영등포구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이정현 대표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가 미신고 옥외집회 개최 혐의가 적용돼 기소됐다. 이에 안씨는 2021년 6월 해당 조항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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