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LFP·서산 생산 카드로 산업기여도 점수 확보
EIS 안전 기술 앞세워 화재 변수 선제 대응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SK온이 국내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시장 2차 입찰에서 시장의 예상을 뒤흔들었다. 1차 입찰에서 단 한 건도 따내지 못한 반면 2차 입찰에서 전체 물량의 과반을 확보하면서다. 가격 대신 산업·경제 기여도와 안전성에 무게를 둔 전략이 통했다. 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채택과 서산공장 생산 계획, 전기화학 임피던스 분광법(EIS) 기반 안전 기술을 앞세워 비가격 평가 항목에서 점수를 끌어올렸다.
19일 SK온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이번 입찰에서 전체 565MW 가운데 284MW를 확보하며 50.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불과 7개월 전 '0건'에 그쳤던 기업이 단숨에 최대 사업자로 올라섰다.

2차 입찰의 분기점은 평가 체계 변화였다. 2차 입찰은 가격 점수를 60점에서 50점으로 낮췄다. 반대로 비가격 점수는 40점에서 50점으로 높아졌다. 비가격 항목에는 계통연계, 산업·경제 기여도, 화재·설비 안전성이 각각 12.5점씩 배점됐다. 가격 경쟁력만으로 승부를 보기 어려운 구조였다.
SK온은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ESS용 LFP 배터리에 국내산 소재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양극재, 전해액, 분리막 등 핵심 4대 소재 가운데 상당 부분을 국내 업체로부터 조달하기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산업·경제 기여도 점수에서 차별화를 이뤘다는 평가다.
국내 생산 계획도 구체화했다. SK온은 충남 서산공장을 활용해 ESS용 LFP 파우치셀을 생산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이르면 올 1분기 설비 발주에 나선다. 하반기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내년 초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계획은 서산 2공장 4개 라인 가운데 2개를 전환해 3GWh 규모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방안이었다. 이번 입찰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면서 최대 6GWh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수주 추이에 따라 증설 여부를 결정한다는 구상이다.
화재 안전성도 변수였다. 이번 입찰은 지난해 9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이후 진행됐다. 당국의 안전 기준이 한층 강화된 상황이었다.
SK온은 사전 예방 중심 안전 설계를 앞세웠다. SK온의 ESS에는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전기화학 임피던스 분광법(EIS) 기반 진단 시스템을 탑재한다. EIS는 다양한 주파수 교류 신호를 보내 배터리 내부 저항과 반응 특성을 분석하는 기술이다. 이를 활용하면 화재 발생 30분 전 위험 신호를 감지할 수 있다. 이상 모듈만 분리 교체할 수 있어 유지 비용 부담도 낮춘다.
LFP 소재 채택도 안전성 보강 요소로 꼽혔다. LFP 양극활물질은 격자 구조가 육면체인 올리빈(Olivine) 구조를 지닌다. 인과 산소의 강한 공유 결합 덕분에 열적 안정성이 높다. 열폭주 개시 온도는 높고, 열전이 속도는 느리다. 구조적 특성이 화재 확산을 늦춘다는 설명이다.
SK온 관계자는 "국내 ESS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ESS 배터리의 핵심 소재 국산화 및 국내 생산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차기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전력거래소는 지난 12일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우선협상 대상 사업자를 발표했다. 이번 시장은 육지 500MW, 제주 40MW 등 총 540MW 규모로 공고됐으나, 평가 결과 육지 525MW, 제주 40MW 등 총 565MW가 낙찰됐다. 전남 6곳과 제주 1곳 등 7개 변전소에 ESS가 구축된다. SK온은 7개 사업지 가운데 3곳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1차 입찰에서 76%를 차지했던 삼성SDI는 35.7%, 점유율 확대를 노리던 LG에너지솔루션은 14.0%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syu@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