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인플레 추이 지켜보며 당분간 금리 동결 여지 커져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지난달 미국의 고용 증가세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면서, 미국 노동시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다소 완화됐다. 고용과 실업 지표가 동시에 개선되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한 채 인플레이션 추이를 지켜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이 11일(현지시간) 발표한 계절조정 기준 자료에 따르면, 1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13만 명 증가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 5만5000명, 로이터가 조사한 전망치 7만 명을 모두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고용 증가폭은 4만8000명으로 하향 조정됐지만, 1월에는 증가세가 다시 확대됐다.
실업률은 12월 4.4%에서 4.3%로 소폭 하락했다. 이는 실업률이 변동 없이 유지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을 밑도는 수치다.

이번 고용보고서는 2월 3일 종료된 연방정부의 3일간 부분 셧다운 여파로 발표가 약 일주일 지연됐지만, 전반적으로는 저성장 국면에 놓인 노동시장이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해고가 늘고 있다는 신호는 일부에 그쳤다.
예상보다 양호한 고용 증가의 배경으로는 계절적 요인이 지목됐다. 소매업체와 배송업체 등 계절 민감 산업에서 지난해 연말 연휴 인력 채용이 평소보다 적었던 탓에, 통상 연휴 이후 대규모 해고가 발생하는 1월에도 해고 규모가 줄어들었고, 이로 인해 고용 증가폭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정책 불확실성은 여전히 노동시장에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도널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그린란드 매입 요구가 거부되자 유럽 동맹국에 추가 관세를 경고했던 점을 언급하며, 무역 정책 리스크가 고용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해당 발언을 철회했다.
통계 방식 변화도 향후 고용 수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노동통계국은 1월 보고서부터 기업의 신규 설립과 폐업에 따른 고용 변화를 추정하는 '출생·사망(birth-and-death) 모델'을 매월 최신 표본 정보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업데이트했다. 이 모델은 그동안 고용을 과대 계상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번 조정으로 최근 몇 달에 비해 월간 고용 증가폭이 최대 5만 명가량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노동통계국은 2025년 3월 이전 1년치 고용 통계에 대한 최종 기준 개정치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초기 고용 추정치는 계절조정 기준으로 총 89만8000명 하향 조정됐다. 이는 지난해 9월 제시됐던 91만1000명보다는 소폭 낮지만, 월가의 예상 범위에는 대체로 부합하는 수준이다.
고용이 늘었음에도 노동시장의 체감 회복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견조한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불안과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운영에 대한 미국인들의 지지도는 약화된 상태다. 이코노미스트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이민 정책이 노동시장을 냉각시켰다고 평가하면서도, 올해 세금 감면 정책이 고용을 일부 끌어올릴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고용 발표에 앞서 케빈 해싯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은 노동인구 증가세 둔화로 향후 고용 증가폭이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2025년 6월로 끝난 1년간 미국 인구는 180만 명(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실업률은 가계조사를 기반으로 산출된다. 노동력 감소를 감안할 때, 이코노미스트들은 생산가능인구 증가세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미국 경제가 매달 약 5만 개, 혹은 그보다 적은 수준의 일자리만 창출해도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한편 기대 이상의 강력한 고용 지표에 미국 경제가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는 낙관론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확산되며 다우선물이 200포인트 넘게 뛰는 등 미 주가 지수 선물은 오름폭을 확대했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