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우크라이나 스켈레톤 대표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가 올림픽에서 쓰려던 '추모 헬멧'을 불허하고 대신 '추모 완장' 착용을 예외적으로 허용했다. IOC는 "이번 결정은 절충안"이라며 "과거에도 완장 착용을 금지한 사례가 있지만, 헤라스케비치의 경우에 한해 예외를 두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올림픽위원회는 10일(한국시간) 성명을 내고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켈레톤 종목에 출전한 헤라스케비치의 추모 헬멧 사용 승인을 IOC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헤라스케비치는 9일 이탈리아 코르티나 슬라이딩 센터에서 연습 주행을 하며 희생 선수들의 얼굴이 그려진 헬멧을 착용했다. 헬멧에는 러시아와 전쟁에서 숨진 우크라이나 스포츠 선수들의 모습이 담겼다. 헤라스케비치는 주행 뒤 로이터 통신에 "헬멧에 그려진 사람들 일부는 내 친구들이었다"고 말했다.
헬멧에는 10대 역도 선수 알리나 페레후도바, 권투 선수 파블로 이셴코, 아이스하키 선수 올렉시이 로기노프, 배우이자 운동선수 이반 코노넨코, 다이빙 선수이자 코치 미키타 코주벤코, 사격 선수 올렉시이 하바로프, 무용수 다리아 쿠르델 등의 얼굴이 새겨졌다.
헤라스케비치는 "올림픽을 통해 전쟁에 대한 관심을 지속시키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이라고 했다. 올림픽 규정이 경기장 안에서 정치적 시위를 금지하는 만큼, 규정을 지키는 선에서 우크라이나의 현실을 알리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IOC는 헬멧을 올림픽 헌장 제50조 2항 위반으로 판단했다. "어떠한 종류의 시위나 정치적, 종교적, 인종적 선전도 올림픽 경기장, 시설 또는 기타 지역에서 허용되지 않는다"는 조항이다. IOC는 헤라스케비치에게 사용 불가를 통보했다.
우크라이나올림픽위원회는 반발했다. 위원회는 "헬멧은 안전 규정을 완벽하게 충족하고, IOC 규정에 어긋나는 광고나 정치적 구호, 차별적 요소를 포함하지 않았다"며 "공식 훈련에서도 규정된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헤라스케비치가 우리 투쟁의 대가를 세계에 알렸다"며 찬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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