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련 인력 부족 심화도
퇴사 가속·업무 확대 겹쳐
현장 부담 가중에도 無계획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와 3기 신도시 조성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전문 인력이 충분한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채용 규모는 확대됐지만 실질 가용 인력은 오히려 감소한 데다 저연차 인력의 이탈 흐름까지 이어지면서, 현장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 채용 확대에도 '마이너스 인력'…퇴사 속도 못 따라가
28일 LH는 올해 1260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체험형 인턴이 800명을 제하면 실제 업무에 투입될 수 있는 인원은 460명으로 전년(626명) 대비 26.5% 감소했다. 지난해 채용 인원을 전년(240명) 대비 160.8% 늘리며 '반짝 채용'을 진행했지만, 이 같은 흐름이 올해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전체 직원 수 역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1년 9643명에서 2025년 8805명으로 4년 새 800명 이상 줄었다. 인력 감축 흐름은 퇴사자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LH 퇴사자 수는 2022년 510명, 2023년 459명으로 잠시 주춤했다가 2024년 619명으로 급증했다. 2025년에도 8월까지 이미 200명이 회사를 떠났으며, 연말 퇴사자가 집중되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퇴사자는 600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실무를 책임지는 10년차 이하 직원들의 이탈이 두드러진다. 매년 1~8월 기준 퇴사한 1~10년차 직원 수는 2022년 111명, 2023년 90명, 2024년 107명에서 지난해 130명으로 늘었다.
한 LH 재직자는 "채용 숫자만 보면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퇴사 속도를 따라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사업은 계속 늘어나는데 숙련된 인력이 빠져나가면서 남은 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력 공백이 이어지는 가운데 LH가 올해 떠안은 과제는 한층 무거워졌다. 주택 공급 확대와 3기 신도시 조성, 직접시행 전환 등 굵직한 정책 과제가 동시에 추진되면서 인력 부족이 목표 달성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LH는 2026년을 겨냥해 3기 신도시 주요 과제로 광역교통 인프라 속도화를 제시했다. 2기 신도시 235개 사업 가운데 220개 착공(94%), 191개 개통(81%)을 목표로 잡았고, 3기 신도시에서는 84개 사업 중 22개 착공을 추진한다.
주택 공급 목표도 공격적이다. 올해 수도권에서 8만6000가구 착공에 나선다. 공공택지 4만5000가구, 신축매입임대 4만가구의 첫 삽을 뜨는 한편 접수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도 8개월 단축할 방침이다. 직접시행 부문에서는 LH가 민간 주도에서 공공 주도로 전환해 택지 매각 없이 직접 공공주택을 공급하기로 했다.
◆ 공급·재무·개혁 과제 '삼중고'…인력난 속 목표 달성 가능할까
문제는 이를 뒷받침할 여력이 부족하단 점이다. 우선 재무 부담이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LH는 영업손실 4277억원을 기록했고, 부채는 165조2006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5조원 이상 늘었다. 부채비율은 222%로 전년 말(217.7%) 대비 4.3%p(포인트) 상승했다. 한 해 전체로 보면 전체 부채가 170조1817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2025~2029년 중장기 재무계획에 따르면 부채비율은 ▲2025년 226.1% ▲ 2026년 239.0% ▲2027년 250.5% ▲2028년 262.1%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분양·판매대금 회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부채는 늘고 자본은 줄어드는 구조가 이어진 탓이다.
그렇다고 인력을 마음대로 늘릴 수도 없다.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인력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정원 증원에는 별도의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LH는 2021년 땅 투기 사태 이후 감축이 결정된 뒤, 3년이 지난 2024년에야 일부 증원을 허락받았다.
최근에는 변수도 생겼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수도권 공공택지 개발 지연 문제를 언급하며 "기간제 등 유연한 방식으로라도 필요한 인력을 확보해 공급 지연을 막아야 한다"고 지시한 것이다. 이달 초 업무보고에선 조경숙 LH 사장 직무대행이 대통령 지시사항인 신축매입임대 전수조사로 임직원들이 많은 업무량에 시달리고 있다고 언급하자, 김윤덕 국토부 장관이 "조직과 인력 확대가 필요하다면 제안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내부에서는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엇갈린다. LH 관계자는 "조직 기능 분리 등 개혁위원회의 개편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인력 충원이나 재배치를 단정하기 어렵다"며 "AI 등으로 일부 업무를 대체하고 있지만, 현장 업무는 대부분 대면과 조정이 필요한 영역이라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