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통합 뒷받침 재원 필요…6·3 지선 앞두고 편성 가능성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이재명 정부의 상반기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대통령의 추경 언급과 함께 대규모 재정 소요가 예상되는 정책들이 이어지며, 본예산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21일 정부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문화·예술계의 기반 붕괴 우려를 언급하며 "앞으로 추경을 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경이 이뤄질 경우 관련 예산을 면밀히 검토하라는 지시다.
올해 본예산이 이미 확정된 상황에서 대통령이 추경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상반기 재정 운용 기조가 신속집행을 넘어 추경 편성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놨다.

올해 예산안은 전년 대비 8.1% 늘어난 총 727조9000억원 규모로 편성됐다. 경기 대응과 산업 경쟁력 강화에 방점이 찍혔지만, 민생 등 부진한 분야를 중심으로 추가 예산 투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지난 16일 광주·전남, 대전·충남 행정통합과 관련해 파격적인 인센티브 방안을 발표했다. 통합특별시(가칭)에 연간 최대 5조원, 4년간 최대 20조원을 지원하고, 행정통합 교부세와 행정통합 지원금(가칭)을 신설해 국가 재원을 재배분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체계적인 재정지원을 논의하기 위해 '통합 지방정부 재정지원 TF'를 구성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TF 단장을 맡고, 류덕현 청와대 재정기획보좌관과 임기근 기획예산처 차관이 공동 간사에 이름을 올렸다.
임기근 기획처 차관은 "지방에 한 손엔 자율성, 한 손엔 책임성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일이 추진돼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재정지원이) 확실한 인센티브로 작동하고, 국세와 지방세 비율도 고려돼야 한다"고 했다.
예산 당국은 행정통합 지원이 단발성 대책에 그치지 않도록 중장기 구조 변화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행정통합 인센티브라는 대규모 재정 카드까지 꺼내 들면서 추경 논의가 속도감 있게 흘러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도 상반기 추경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경제와 지방소멸 대응을 위한 재정 투입 요구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상반기 내 추경 편성이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추경은 통상 편성부터 국회 심의, 집행까지 2~3개월이 소요되는 만큼 2~3월께 편성해 5월 말 집행에 들어가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이 밖에도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지시한 '생리대 무상 공급' 등 신규 민생 복지사업도 고려해야 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추경이 국가재정법에 따라 편성되는 만큼 법리적 해석을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국가재정법 제89조에는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가 발생한 경우 ▲경기침체, 대량실업, 남북관계 변화, 경제협력과 같은 대내외 여건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법령에 따라 국가가 지급해야 하는 지출이 발생하거나 증가하는 경우 등을 추경 요건으로 명시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민간이 힘들 때 들어가야 하는 게 추경인데 상반기에 추경을 편성해야 하는 근거가 아직은 잘 보이지 않는다"며 "경제 상황을 더 지켜보고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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