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지역이전·미분양 주택까지 세제 지원 확대
법 개정 후속조치…기업·자본시장 예측 가능성 제고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정부가 2025년 세제개편의 후속 조치로 세법 시행령을 손질해 연구개발(R&D)과 자본시장, 기업 고용, 지역투자, 주거·부동산 전반에 걸친 세제 지원 내용을 구체화했다. 법 개정으로 방향만 제시됐던 각종 특례의 적용 요건과 범위를 시행령에 담아, 기업과 투자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재정경제부는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개정세법에서 위임한 사항 등을 규정하기 위해 소득세법 시행령 등 21개 후속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16일 밝혔다. 시행령 개정안은 입법예고와 차관회의·국무회의 등의 절차를 거쳐 다음달 중 시행될 예정이다.
◆ '미래전략산업' 지원 방점…기술 범위·세액공제율 확대
먼저 미래첨단산업을 겨냥한 R&D 세제 지원이 한층 넓어진다. 국가전략기술 범위는 초혁신경제 선도 프로젝트 등을 반영해 기존 78개에서 81개 기술로 확대된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차세대 MCM 관련 신소재·부품 개발 기술이 새로 포함되고, 미래형 운송·이동 분야에서는 첨단 운송수단의 운송·추진 기술이 추가됐다. 수소 분야도 기존 생산 중심에서 청정수소 기술까지 범위를 넓혔다.
신성장·원천기술 역시 탄소중립과 첨단소부장, 바이오·헬스, 에너지·환경, 융복합 소재 등 5개 분야에서 세부기술이 늘어나 기존 273개에서 284개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R&D 세액공제율은 일반 기술 2~25%, 신성장·원천기술 20~40%, 국가전략기술 30~50%를 각각 적용받을 수 있다.

R&D 비용으로 인정되는 항목도 현실에 맞게 보완된다. 인공지능(AI) 연구개발 과정에서 필수적인 'AI 학습용 데이터 구매비'가 R&D 비용으로 명시돼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된다. AI 개발 과정에서 데이터 확보 비용이 커진 현실을 반영한 조치다. 아울러 국가전략기술·신성장 기술 관련 연구개발시설은 사업화 단계에서 한시적으로 활용되더라도 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했다.
기업 고용과 관련한 세제도 정비된다. 통합고용세액공제는 최소 고용 증가분을 초과한 인원에 대해서만 적용되도록 기준이 명확해진다. 중견기업은 5명, 대기업은 10명을 넘겨 늘린 고용에 대해서만 공제가 적용돼 형식적 고용 유지보다는 순증 고용 유인을 강화한다. 청년 고용 판단 기준도 완화돼, 근로계약 체결 당시 34세 이하라면 이후 연령 증가와 관계없이 최대 4년간 청년으로 인정된다.
이와 함께 내국법인의 해외 현물출자 과세 기준도 명확해진다. 내국법인이 외국자회사 주식 등을 다른 외국법인에 현물출자할 경우, 현물출자로 발생한 양도차익은 4년 거치 후 3년에 걸쳐 나눠 익금에 산입한다. 출자받은 외국법인이 해당 주식을 50% 이상 처분하거나, 내국법인이 출자법인의 지분을 50% 미만으로 보유하게 되면 과세이연은 종료된다.
해외 투자 과정에서 발생하는 채무보증 손실에 대한 세제 인정 범위도 넓어진다. 해외자원개발이나 핵심자원 관련 해외 현지법인에 제공한 채무보증으로 구상채권 대손이 발생한 경우, 이를 손금으로 인정한다. 해외 진출과 공급망 투자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재무 부담을 세제로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 자본시장 활성화 총력…기업 '지방이전' 시 각종 혜택 지원
정부는 이처럼 기업의 연구개발과 해외 투자 부담을 덜어주는 한편, 기업 이익의 환류와 투자 자금 흐름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배당·자본시장과 지역투자 관련 세제도 함께 손질했다.
자본시장 분야에서는 고배당기업에 대한 배당소득 분리과세 특례가 신설된다. 배당성향이 25% 이상이거나, 배당금이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한 기업의 배당소득은 종합소득 과세에서 제외돼 별도로 과세된다. 배당성향은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산정하며 현금배당만 대상이 된다. 단 펀드·리츠 등 유동화 전문회사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기업의 이익 환류를 유도하기 위한 투자·상생협력 촉진세제도 손질됐다. 미환류소득에 대한 추가 과세 구조는 유지하되, 환류 대상에 배당을 포함하고 환류 비율을 확대했다. 기업소득의 80%를 투자하거나, 30%를 투자 외 항목으로 환류하면 추가 과세를 피할 수 있다. 중간·분기·특별·결산배당이 모두 환류 대상으로 인정된다.
벤처·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세제 지원도 확대된다. 코스닥벤처펀드에 투자한 금액에 대한 소득공제 적용 한도는 1인당 연 2000만원으로 늘어난다. 기존에는 누적 3000만원 한도였다. 대학이 수익용 기본재산을 대체 취득할 때 적용되는 과세이연 제도에는 유가증권이 추가돼, 자산 운용의 선택 폭이 넓어진다.
지역 성장 지원도 이번 시행령의 주요 축이다. 위기지역 창업기업은 투자·고용 요건을 충족할 경우 소득·법인세를 최대 7년간 감면받는다.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본사를 이전한 기업에 대해서는 법인세 감면 요건을 완화해 실효성을 높였다. 해외로 진출했던 기업이 국내로 완전 또는 부분 복귀할 경우에도 소득·법인세와 관세 감면 혜택이 확대된다.
주거·부동산 분야에서는 인구감소지역과 비수도권 미분양 주택에 대한 세제 지원이 강화된다. 인구감소지역 주택 취득 시 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 특례 대상에 비수도권 인구감소관심지역이 추가된다. 비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주택자 양도세·종부세 특례 적용 가액 기준이 기존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되고, CR리츠가 매입한 미분양 주택에 대한 세제 지원 기간도 연장된다.
이와 함께 프로젝트 리츠에 토지·건물을 현물출자할 경우 양도소득세 납부이연과 법인세 과세이연 제도가 신설된다. 현물출자로 발생한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과세를 유예해 부동산을 리츠로 이전하는 과정에서의 세 부담을 낮췄다. 다만 현물출자로 취득한 주식을 50% 이상 처분하거나 리츠가 해산할 경우에는 과세이연이 종료돼 세금을 납부하도록 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부동산을 직접 보유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리츠를 활용한 간접투자와 자산 재편을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r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