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달러/원 환율 급락으로 서학개미 환전 수요 증가"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달러/원 환율이 9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1470원선을 넘어선 가운데, 개인투자자의 미국 주식 매수세가 연초부터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급등 국면에서도 해외 투자 쏠림이 이어지며 달러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올해 1월 1일부터 12일까지 미국 주식을 총 23억6741만달러(약 3조496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같은 기간 기준 통계가 집계된 2011년 이후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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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로 보면 개인투자자의 1월 1~12일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2022년 9억867만달러 ▲2023년 4억9065만달러 ▲2024년 4억4229만달러 ▲2025년 15억919만달러 ▲2026년 23억6741만달러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과 정부의 국내 주식 투자 유인책 등으로 매수세가 다소 둔화됐던 지난해 12월(18억7385만달러 순매수) 이후 다시 해외 주식으로 자금이 몰리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해외 주식 투자 확대가 달러 수급 불균형을 심화시키며 환율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짚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1~9일 개인투자자의 미국 투자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연말 달러/원 환율 급락이 서학개미로 대변되는 개인투자자의 환전 수요를 증가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권아민·엄서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5년 4분기 환율 급등은 달러 유출 일변도였던 수급에 기인한다"며 "10월 중순 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내국인의 해외투자 속 외국인 순매도가 지속되며 환율은 단숨에 1480원대 후반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초 이후 미국주식 순매수가 재차 확대되며 달러 수요가 늘어난 상황에서 코스피 훈풍에도 외국인 순매도가 나타난 영향"이라고 덧붙였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도 최근 보고서에서 "달러/원 환율의 이례적인 움직임은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달러 강세에 더해 해외투자 증가 및 환율 상승 기대심리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2020년 이후 대내외 투자흐름의 기여도가 확대됐으며, 특히 거주자의 해외증권 투자가 환율 변동을 설명하는 주요 요인"이라며 "경제의 펀더멘털 제고를 통해 투자 환경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자본흐름의 원활한 작동을 뒷받침할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환율 변동성과 해외 투자 쏠림이 맞물리자 금융당국은 투자자 손실 확대 가능성에 대한 경계 메시지를 내놨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시장 상황 점검 회의에서 "최근 외화 예금과 외화 보험 상품 판매 등이 증가하면서 환율 변동에 따른 금융소비자 손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금융회사의 과도한 마케팅 자제를 당부했다. 그는 "최근 코스피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해외 자산 가치 상승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해외 주식 투자와 외화 금융상품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rkgml925@newspim.com













